데뷔 30주년 맞는 산울림의 <font color=blue>김창완(62회)</font> - 조선일보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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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02회 작성일 2006-06-28 00:00
데뷔 30주년 맞는 산울림의 <font color=blue>김창완(62회)</font>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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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씨 좋은 아저씨? 나도 깐깐하다고”
데뷔 30주년 맞는 산울림의 김창완
“好·不好 확실하고 결정 빨라”
음악은 본업, 연기는 활력소 취미는 오토바이·산악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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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 록밴드‘산울림’의 리더 김창완. 그는“산울림의 등장과 함께 가요의 중심 축이 성인에서 청소년층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오종찬 객원기자



구겨진 주황색 면바지와 라운드 티셔츠. 헝클어진 머리칼과 샌들로 감싼 맨발. 26일 오전 서울 목동 SBS 사옥 앞에서 막 자신의 FM 라디오 프로그램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진행을 마치고 터덜터덜 걸어나온 그는 자유로워 보였다.
“라디오 방송할 때는 편하게 입으시네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차려입은 거야. 보통 때는 거의 누드야 누드. 반바지 차림이거든.”
척박한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최소한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충격’적인 록(Rock) 음악으로 청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형제 밴드 ‘산울림’의 맏형, 김창완(52·기타와 보컬). 흐르는 세월을 벗삼고 있는 듯 편안한 모습이었다. 올해는 데뷔 30주년을 맞는 해. 김창완은 외국생활을 하는 창훈(50·베이스와 보컬), 창익(48·드럼), 두 동생을 불러모아 7월 5~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가슴 벅찬 일이죠. 우리가 음악 시작할 때부터 어렴풋하게나마 간직했던 꿈이 이뤄진 셈이니까요. 부모, 자식 세대가 함께 열광할 수 있는 밴드가 있다는 건 아름답고 멋있는 세상 풍경 중 하나 아니겠어요?”
느릿한 말투로 자부심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음악성이나 몇몇 히트곡에 대한 평가보다 중요한 건 팬”이라며 “우리를 아끼고 보호하고 간직하려 했던 팬들 때문에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산울림의 팬은 1800여명. 팬 카페에 이름만 올려놓은 ‘건성’ 팬은 하나도 없고 모두 열렬하게 활동하는 ‘진성’ 팬들이다. “팬들이 아니었다면 산울림의 음악 중에는 사라진 것도 많았을 겁니다. 10년 전 팬들끼리 힘을 합쳐 우리 음원을 다 디지털화시켰어요.”
김창완은 85년 어린이날 특집극 ‘바다의 노래’로 연기 생활을 시작해 꾸준히 각종 드라마·영화의 주·조연으로 활약했다. 라디오DJ로서도, 그는 사람들의 아침을 책임지는 중요한 목소리 중 하나.
“연기는, 글쎄요… 외로운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잊게 해주는 돌파구라고 할까요? 드라마에서 다른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생기는 묘한 유대감은 제 삶의 고독함을 잊게 해 주거든요.”
음악과 연기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잠시 고민한 뒤, 이어진 대답은 산울림 팬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어떤 쪽이 더 크게 삶을 끌어안을 것인가가 문제인데 아무래도 음악이 되겠죠.”
그의 취미는 ‘타기(riding)’. 오토바이와 마운틴 바이크(산악 자전거)가 그의 친구다. 할리 데이비슨과 BMW 2대의 오토바이를 갖고 있는 그는 “한 달 전 BMW에 깔려 갈비뼈에 금이 갔었다”면서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아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특히 ‘할리’는 끌고 나가면 어디를 가도 외롭지가 않아요. 그 웅장한 엔진소리가 항상 저한테 말을 거는 것 같아서죠.”
마운틴 바이크 경력은 10년. 그는 “때로 그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때만 느껴지는 달콤함 또한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TV 화면 너머 그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 어리숙하고 순진한 중년 둘 중의 하나다.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그를 만난다면 ‘배신감’을 느끼기 일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 성질? 더럽다고 봐야지. 호(好), 불호(不好)가 확실하고 매사 결정을 빨리 하거든요. 우유부단하거나 포용력이 넓고 자유로워 보이는 TV 속 이미지와 상당히 거리가 멀죠.”
그래도 김창완 인생의 요체는 자유가 아닐까? 씩 웃으며 “내 일상은 A4 용지 속의 자유”라는 알쏭달쏭한 대답을 던진다. “아침에 방송사에 출근하고 여름·겨울 휴가 없이 음악 만들고 연기하고…, 어찌 보면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지독하게 규격화된 일상이 오히려 내 자유를 지켜준다는 의미죠. 사람들은 자유의 본질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지도 몰라요.”문의 (02)522-9933



최승현기자 vaidale@chosun.com but_blog.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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