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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조회 563회 작성일 2006-06-09 00:00
“와, 추기경 선배님 오셨다” -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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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추기경 선배님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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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모교인 서울 중앙고를 방문한 정진석 추기경이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들이 “와” 하고 함성을 지르며 환영했다. 정 추기경은 “지금이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기”라며 후배들을 격려하고 분발을 당부했다. 사진 제공 중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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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란 없어요. 어떤 사람은 지적 능력이 우수하고, 어떤 사람은 육체 능력이, 또 어떤 사람은 영적 능력이 우수합니다. 서로 장단점을 인정하고 존중해야지 공동체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75) 추기경이 8일 모교인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교장 정창현)를 방문해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들려줬다.

이날 정 추기경의 모교 방문은 중앙고 개교 98주년(6월 1일)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 정 추기경은 1944년 중앙중학교에 입학해 1950년 중앙고 41회로 졸업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정 추기경이 교문에 들어서자 교문 양쪽에 늘어선 학생들은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영했다. 정 추기경은 강연에 앞서 재학시절 도서관이었던 본관 3층의 교실에 들러 “학교 다닐 때 이 석조건물만 봐도 자랑스러웠다”며 “이 도서관이 내가 매일같이 하루 한 권씩 책을 빌려 읽으면서 꿈을 키우던 곳”이라며 감회에 젖었다.

정 추기경이 강당에 들어서자 800여 명의 학생은 “와, 추기경 선배님이다”라고 일제히 외치면서 반가워했으며, 뒤에 있는 학생들은 단상에 오르는 추기경을 보기 위해 깡충깡충 뛰기도 했다.

정 추기경은 강연에서 “중고교 시절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장점을 깨달아야 하는 소중한 시기”라며 시간을 소중히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사람이란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갑니다. 세뱃돈으로 받은 10만 원으로 무엇인가를 먼저 사면 나머지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잖아요. 뭘 선택할 것인지에 앞서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해요. 내게 필요 없는 것에 대한 애착에서 해방돼야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정 추기경은 또 인촌 김성수 선생이 지은 교훈인 ‘웅원(雄遠·높은 이상), 용견(勇堅·굳은 의지), 성신(誠信·성실한 인격)’을 상기시키며 “학교는 지적 교육과 체육, 인성 교육 세 가지를 골고루 배워야 하는 곳임을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학창 시절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엇인가”라는 학생의 질문에 정 추기경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10년 동안 거의 매일 한 권씩 책을 읽었으며 특히 과학책을 좋아했다”며 “책은 가능한 한 많이 읽어야 편견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추기경은 “우선 나라의 흥망성쇠가 담긴 역사책과 인생의 성공과 실패담이 담긴 위인전을 고루 읽고, 그 다음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강연 후 정 추기경은 본관 앞에 기념식수를 한 뒤 교내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후배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학생회장 안동건(19) 군은 “우리 학교가 종교재단이 아닌데도 세계적으로 몇 분 안 계시는 훌륭한 종교적, 정신적 지도자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나온 것보다도 훨씬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특히 매일 한 권씩 책을 읽었다는 정 추기경님의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의 이날 모교 방문에는 현승종 고려중앙학원 재단이사장과 백순지 중앙교우회장, 정 추기경의 졸업동기 12명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 추기경은 교장실에서 동기생들과 해후했다. 동창생인 조홍식 전 중앙고 교장은 “정 추기경은 전교 1등만 하던 우등생이었다”며 “서울대 공대를 다 마쳤으면 분명히 노벨상을 탔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현 이사장은 “노벨상을 탄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동창생 채희완 씨는 “정 추기경이 고등학교 1학년 시절에는 키가 반에서 제일 작았지만 매일 3층 도서관에 앉아 있었던 학생으로 유명했다”며 “가난해서 좋은 옷은 못 입어도 항상 깨끗하게 바느질된 옷을 입고 다녔다”고 회고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댓글목록

(中) 작성일
추기경은 대통령보다 훌륭하고 큰인물 이시죠
(中) 작성일
옷깃을 여미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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