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예술… 우리는 꿈을 팔지요” <font color=blue>한순현(59회)</font> -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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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는 예술… 우리는 꿈을 팔지요”
“생리대, 건전지, 가구의 공통점이 있나요.”
한순현(56·사진) BIF 보루네오 사장은 2004년 2월 이 회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한 투자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서통 출신으로 위생용품 회사인 P&G코리아와 건전지 회사인 벡셀을 거친 그는 가구에는 ‘초짜’나 다름없었다.
“모두 소비재라는 점에서 같죠. 유통을 잘 아는 만큼 가구 회사도 자신 있습니다.”
막연히 큰소리만은 아니었다. 한 사장은 취임 이후 소비자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디자인실을 강화하고 대리점에 의지하던 유통망도 홈쇼핑 등으로 다변화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실적은 주가에서도 나타난다. 취임 당시 주당 2800원대였던 주가는 이달 23일 4600원으로 올랐다.
회사 창립 40주년이 되는 올해 한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가구 업계 부동의 1위였던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회사는 1980년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가구의 도요타’로, 월스트리트저널이 ‘1990년대를 이끌어갈 66대 세계 유망기업’으로 꼽을 만큼 잘나갔다. 그러나 무리한 해외 영업 정책이 부실로 이어지면서 199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금은 자산관리공사와 에스지인베스트먼트 합작사인 ‘캠코에스지인베스터스’가 최대 주주. 2002년 ‘BIF’로 기업이미지(CI) 작업을 했지만 ‘보루네오’ 이미지가 워낙 강해 다시 ‘BIF 보루네오’로 돌아왔다.
한 사장은 최근 출시한 ‘지갈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가구 선진국’ 이탈리아 현지에서 위탁 생산한 고급 브랜드. 이탈리아 가구를 수입해 파는 경우는 많아도 국내 회사가 ‘발주’해 만든 가구는 흔치 않다.
아마추어 화가인 그의 눈에 가구는 ‘오브제’였다. 이런 안목이 아트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가구를 소재로 한 설치예술 전시회를 매년 열고, VIP 고객들을 초청해 와인, 건축, 미술품 경매 등을 주제로 월례 문화강좌도 한다. 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람에게 가구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한 사장은 BIF 보루네오가 연 ‘가구 재해석전’ 출품 작품으로 답을 대신했다.
“암실에 화장대를 덜렁 놓고 그 뒤로 야광 나비를 달아놓았어요. 사람이 화장대에 앉아 치장을 하면서 수많은 상상의 나래를 편다는 것을 형상화한 겁니다. 가구란 사람의 꿈을 담아내는 것이지요.”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생리대, 건전지, 가구의 공통점이 있나요.”
한순현(56·사진) BIF 보루네오 사장은 2004년 2월 이 회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한 투자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서통 출신으로 위생용품 회사인 P&G코리아와 건전지 회사인 벡셀을 거친 그는 가구에는 ‘초짜’나 다름없었다.
“모두 소비재라는 점에서 같죠. 유통을 잘 아는 만큼 가구 회사도 자신 있습니다.”
막연히 큰소리만은 아니었다. 한 사장은 취임 이후 소비자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디자인실을 강화하고 대리점에 의지하던 유통망도 홈쇼핑 등으로 다변화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실적은 주가에서도 나타난다. 취임 당시 주당 2800원대였던 주가는 이달 23일 4600원으로 올랐다.
회사 창립 40주년이 되는 올해 한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가구 업계 부동의 1위였던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회사는 1980년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가구의 도요타’로, 월스트리트저널이 ‘1990년대를 이끌어갈 66대 세계 유망기업’으로 꼽을 만큼 잘나갔다. 그러나 무리한 해외 영업 정책이 부실로 이어지면서 199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금은 자산관리공사와 에스지인베스트먼트 합작사인 ‘캠코에스지인베스터스’가 최대 주주. 2002년 ‘BIF’로 기업이미지(CI) 작업을 했지만 ‘보루네오’ 이미지가 워낙 강해 다시 ‘BIF 보루네오’로 돌아왔다.
한 사장은 최근 출시한 ‘지갈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가구 선진국’ 이탈리아 현지에서 위탁 생산한 고급 브랜드. 이탈리아 가구를 수입해 파는 경우는 많아도 국내 회사가 ‘발주’해 만든 가구는 흔치 않다.
아마추어 화가인 그의 눈에 가구는 ‘오브제’였다. 이런 안목이 아트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가구를 소재로 한 설치예술 전시회를 매년 열고, VIP 고객들을 초청해 와인, 건축, 미술품 경매 등을 주제로 월례 문화강좌도 한다. 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람에게 가구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한 사장은 BIF 보루네오가 연 ‘가구 재해석전’ 출품 작품으로 답을 대신했다.
“암실에 화장대를 덜렁 놓고 그 뒤로 야광 나비를 달아놓았어요. 사람이 화장대에 앉아 치장을 하면서 수많은 상상의 나래를 편다는 것을 형상화한 겁니다. 가구란 사람의 꿈을 담아내는 것이지요.”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