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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8 03:00
[다음 달 15일 UN 본부 공연 갖는 평균 65세 아마추어 '청춘합창단']
48명 매주 두 번 전국서 모여
연습
"통일은 민족 생존 걸린 절대 과제, 세계 외교관 앞에서 염원 전할 것… 젊은이들도 우리 뜻 되새겨주길"
단장인 권대욱(64) 아코르앰배서더 코리아 사장, 그리고 김원택(64) 홍익대 교수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현직을 떠난 은퇴자거나 주부이다. 다들 아마추어지만 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실력자'들이다. 대부분 6·25 전후(前後)에 태어나 곤궁한 시대에 가족을 돌보려고 평생 동분서주했고, 은퇴를 맞았다. 권 단장은 "노래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인생의 의미를 되찾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방송 녹화가 끝나고 합창단은 해체됐었다.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재창단을 결의했다. 청춘합창단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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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오후 과천시민회관에 청춘합창단 단원들이 모였다. 유엔본부 공연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긴장한 빛도 감돌지만 표정은 밝다. 이들은 이번에 미주 교민을 위한 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김지호 기자
유엔 공연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총무인 이만덕(60)씨는 "함께 모여 노래 부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뜻을 모으게 됐다"고 했다. 주제는 '통일'이었다. 노래를 통해 통일의 염원을 전하자는 것. 이들보다 앞선 세대는 고령이어서 활동이
어렵고, 젊은 세대는 통일에 무관심한 편이다. 통일을 위해 노래 부를 가장 적합한 층이 바로 청춘합창단 세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무대에서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각국 외교관이 모인 유엔 본부야말로 세계를 향해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염원을 전할 가장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죠."
단원들 스스로 유엔 본부 얘기를 꺼냈지만 막상 추진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유엔 본부 측은 올해가 UN 창설
70주년이어서 대관(貸館) 자체가 어렵고, 통일을 주제로 공연하겠다니 난처해했다고 한다. 북한도 UN 회원국이다. 권 단장은 "하지만 올해는
우리에겐 분단 70주년인 해"라고 했다. 오준 주 유엔대표부 대사가 발 벗고 나서 교섭을 도왔다. 유엔 측은 60대가 주축인 이들의 열정과
실력을 높이 샀다.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인 6월 15일에 맞춰 공연이 잡혔다.
단원들은 매주 두 차례 과천시민회관에 모여
연습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와서 연습을 거르지 않았다. 지난해엔 그룹 '부활'과 함께 KBS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해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문제는 단원 48명에 팀닥터 2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의 공연 비용이었다. 경제계 인맥이 넓은 권
단장이 기업체 후원을 받았고, 소셜펀딩을 통해 개인 후원자도 모았다. 포털사이트에 취지를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1만원씩 후원금을 받았는데, 이렇게
모은 돈만 7000만원이 넘었다.
"공연에 앞서 우리의 뜻을 담은 연설을 할 계획입니다. 감성적 관점에서 통일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에게 통일은 생존이 걸린 절실한 문제예요.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하고요. 젊은 세대에게 왜 어른들이 저 고생해가며
태평양을 건너갔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하고 싶어요."(권대욱)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