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정 부사장(50)은 삼성그룹에 입사하기 전까지 만 20년을 검찰에만 몸담았던 검사 출신이다.
1985년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해 2004년 변호사로 개업할 때까지 외길만을 고집했다.
오랜 검사생활이 몸에 밴 까닭에 생활신조도 '정정당당하게 살자'로 정했을 정도다.
그는 검찰 내에서도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지검과 제주지검에서 평검사로 출발해 1996년 법무부 검찰국을 거쳐 2001년 법무부 공보관을 지냈다.
특히 2002년과 2003년에는 '검찰내 요직'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과 특수1부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검사시절 서 부사장에 대한 평가는 늘 '업무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고 업무 외적으로는 다정다감하다'는 것이었다.
검사시절 서 부사장의 철두철미한 업무처리를 보여주는 사건이 있다.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 꼽는 '1990년 동부지원 법정증인 살인사건'이 그것.당시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였던 서 부사장은 피고인과 연결된 조직폭력배가 법정에서 증인을 살해하고 도주하자,며칠 밤을 꼬박 새우면서 피고인 접견부를 뒤져 추적한 끝에 범인을 구속했다.
이 사건을 해결한 공로로 그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이 사건은 이후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조직폭력 소탕에 나서게 된 기폭제가 됐다.
그런 그에게 삼성그룹 입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자 "검사가 아닌 기업변호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그는 "기업이 이윤추구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법률자문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앞으로도 더 많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올해부터 법률봉사단을 이끌게 된 데 대해 "체질에 맞는다"며 "검사시절 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을 했다면 이제는 법을 통해 억울한 이들에게 해법을 제시하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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