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와 민족문제연구소해체투쟁위원회
지난 3월31일 오후 동대문구 청량리의 떡전교 사거리에서는 이색시위가 벌어졌다. 바로 "친북세력의 온상, 민족문제연구소 즉각 해체하라!"라는 주제의 시위.
| 김성래 기자 | 청량리 시립대로타리(떡전교 사거리)에 위치한 '민족문제연구소' 간판. |
시위자는 김상철(변호사, 미래신문), 홍정식(56, 활빈단시민단체 대표), 봉태홍(자유넷), 홍관희(박사, 안보전략연구원), 김동주(새로운 물결), 서정갑(국민행동본부 회장), 이경식(자유언론수호포럼), 오천도(애국운동대연합), 김혜선(국회의원 김희선공직추방운동본부장) 등으로, 7~8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1시간남짓 시위 후 청량리로타리까지 가두행진을 벌어졌다.
| 김성래 기자 | "민족문제연구소 해체시키지 못하면 대한민국 해체된다"고 외치고 있다. |
그들의 주장은 민족문제연구소장 임준영(필명: 임헌영)과 연구소 산하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 윤경로, 연구소 고문 김승교 등이 최근 '자유, 애국인사8인'에 대해 총 2억여 원에 달하는 '명예훼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날 시위참석자들은 "그들은 소장(訴狀)에서 자유, 애국인사들이 자신들을 친북, 좌익으로 표현하여, 그들의 사상성(思想性)을 매도하였다" 고 주장했다. 또한 위 임준열 소장은 1979년 적발된 공산혁명조직 '남조선민족해방전선(南民戰)' 사건에 연루된 인물로서, 그가 77년 10월경 작성한 김일성에게 바치는 서신 초안의 내용이 다음과 같다고 주장하였다.
"남조선 인민들이 자신의 손으로 혁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지식인, 학생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세력이 모여 민족해방전선을 결성했으며, 앞으로 굳게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아낌없는 성원을 바랍니다.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지향하는 이 투쟁을 당의 이름으로 굳게 유대 맺어 줄 것을 당부합니다(유인물에서 발췌)"
| 김성래 |
이들은 "그는 현재 '통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바, '통일연대'는 불법, 이적단체 '한총련(한국대학생총연합)'이 소속되어 있는 대표적인 친북,좌익단체로서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철수 등을 주장하며 김정일 정권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해온 단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김성래 기자 |
"임헌영 등은 자유, 애국인사에 대한 무고와 음해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적반하장격소송을 취하하며, 공개 사과하라!"고 외치는 참석자들. |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민족문제연구소는 '親日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박정희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을음해하고, 한반도 유일합법 정부로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근본적으로 훼손, 부정하는 반역행위를 자행하였다"고 한다.
참여한 시위자 중 홍정식(56, 시민단체'활빈단'대표)는 "우리는 이 시점에서 친북,좌익 인사들이 대한민국 정통성과 국가이념을 훼손함은 물론 한미동맹에 반대하여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함으로써, 북한 김정일 공산독재 정권에 유리한 행동을 다시 한 번 확인 한다"며 "이들의 언행이 그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북한 공산집단을 이롭게 하는 일이었으며, 국가이익을 심대히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또 "만리포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미합동훈련의 저지시위가 바로 이것을 반영하고 있다"며 "우리들이 현장으로 가서 저지시위를 막을 것"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성래 기자 |
김상철변호사는 "그동안 근거없는 '친일청산' 망동으로 북한 공산집단의 요구에 부합하는 주장과 행동을 자행하여,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훼손해 온 '민족문제연구소'는 즉각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
다른 익명의 시위자는 "상기와 같음에도 개전(改悛)의 정이 없이 자신들의 위법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적반하장격으로 오히려 자유,애국 인사들을 무고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4월4일 12시에 시청앞에서 다시 같은 시위를 벌일 것이며, 4월5일 10시에는 이화장 앞에서 '새로운 나라 만들기 위한 식수행사'가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어 이들은 청량리 로타리까지 약1km 를 도보행진 하며,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유포하며 동조를 유도하였다.
| 김성래 기자 | 이 시위 후 연구소 내부로 납입하는 과정에 서로 몸싸움이 있었다.(가운데, 홍정식씨) |
한편,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이 단체시위자들은 "박정희 전대통령의 친일행각의 폭로에 대한 집단 항의성 단체시위"라고 밝혔다. 이들의 집회장면을 촬영하던 민족문제연구소 측 최진아 팀장의 카메라를 뺏는 과정과 건물 내부로 10여명이 난입하는 과정에서 연구소측 직원이 타박상(전치 2주)을 입기도 하였는데, 이날 동대문경찰서 소속 형사 두 세명이 현장에 있었으나 이들을 말리기에는 중과부적이었고 대응 또한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측은 4월 6일 고소인 진술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관계자를 보내, 검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날의 충돌은 좌, 우익 이념의 격돌이 이제부터 본격화되는 것이 아닌지, 그 전초전이 시작되었다는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김성래 기자 ngo007@empal.com
기자소개 김성래 기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입니다. 닉네임으로 '시민의소리'를 쓰고 있으며, 인터넷커뮤니티 참여마당신문고 시민클럽 사법피해자모임 (전)시삽, 사법권시민감시단 부시삽을 맡고 있으며, 현재 단역배우로 보조출연자 현장진행책임자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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