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려보세요 … 공에 지면 스윙이 무너져요", <font color=blue>홍수환(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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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려보세요 … 공에 지면 스윙이 무너져요"
윤은기의 휴먼골프 <2> '역전의 복서' 홍수환씨
1977년, 적지인 파나마에서 벌어진 프로복싱 세계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2회에 네 번이나 다운되고도 3회에 파나마의 카라스키야를 눕혀 통쾌한 역전 KO승을 거둔 복싱 영웅이다. 전국에서 TV중계를 지켜보던 온 국민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면서 "만세"를 불렀고, 당연히 나도 그 만세를 불렀던 사람이다. 홍수환씨와 지난주 토요일(11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드했다. "네 번이나 다운됐을 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일어났어요?" "생각은 무슨, 아무 생각 없어요. 평소 훈련이 되어 있으니까 그냥 용수철처럼 일어나는 거죠." "'3회 KO펀치'는 기억이 나요?" "3회 시작하자마자 상대방을 째려보는데 갑자기 턱이 양재기 만하게 보이더라고. 그래서 주먹을 날렸는데 이게 정타로 꽂힌 거죠. 손끝 맛이 짜릿했어요." 지금도 드라이버 티샷을 할 때 스위트 스폿 한가운데 정확히 공이 맞으면 그때의 주먹 맛이 떠오른다고 했다. 홍수환씨가 골프를 시작한 지는 벌써 20년이 됐다. 최저타 기록이 블루 티에서 1오버파(73타)라는 홍씨의 샷은 아주 매서웠다. 한마디로 '권투형 골프'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골프는 힘 빼고 치라'는 말 안 믿어요. 한 타 한 타 정확하게 째려보고 강하게 때립니다." 곧바로 권투 이야기가 튀어나온다. "권투 선수는 링에 올라가면 눈싸움에서부터 이겨야 합니다.'넌 오늘 나한테 죽었다'라는 인상을 줘야지 '오늘 어떻게 싸워야 하나'라는 인상을 주면 곧바로 무너져요." 골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공에 지면 무너진다는 것이 그의 골프 지론이다. 요즘 홍수환씨는 기업체.관공서,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으로 강연 일정이 빡빡한 명강사다. 4전5기의 신화를 들려주면서 청중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는 '열정 경영' 전도사다. "어떤 경우든 인생은 포기하면 안 됩니다. 입시에서 떨어지든 명예퇴직을 당하든 역전할 수 있고 재기할 수 있잖아요. 골프도 마찬가지죠. 벙커에서도 버디가 가능한 거 아닙니까." 이날 홍수환씨는 전반 42타, 후반 39타로 81타를 기록했다. 특히 까다롭기로 이름난 블루헤런 CC 서코스 마지막 홀을 깔끔한 파로 마무리했다. 역시 역전의 명수다웠다. 오늘의 원 포인트 레슨은 '절대 포기하지 마라, 골프는 언제나 역전이 가능하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경영학 박사> |
2006.03.17 05:00 입력 / 2006.03.17 05:08 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