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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서 싸우는가?
돼지 몸속에 살고 잇는 기생충 세 마리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지나가던 기생충 한 마리가 이를 보고 물었다.
“무엇 때문에 서로 싸우고 있나요?”
세 마리의 기생충이 대답하였다.
“살찐 곳을 먼저 차지하려고 싸우지요.”
지나가던 기생충이 말했다.
“얼마 후 섣달그믐이 되면 이 돼지는 제사용으로 불에 그슬려 죽어버려요.
그런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어요?”
이 말을 듣고 기생충들은 깜짝 놀랐다.
그때부터 돼지들은 힘을 합쳐 돼지의 피를 빨았다.
그러자 돼지는 점점 살이 빠졌다.
섣달그믐 날이 되었으나
사람들은 다른 살찐 돼지를 잡아먹고 이 돼지는 살려두었다.
이 기생충은 참 현명하다.
한비자(韓非子)
* 우리 주위에는 이 기생충만도 못한 것들이 많다.
우리는 살면서 서로 다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마냥 다투기만 하다가 무엇 때문에 다투는지를 잊고
마냥 다투기를 계속한다.
이성을 잃고 감정싸움을 한다. 무조건 이기기 위한 싸움을 한다.
그러다가 둘 다 피해를 보고, 큰 상처를 받는다. 그러다가 죽는다.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가르침이 있다.
“즉 오(吳) 나라 사람과 월(越) 나라 사람은 원수같이 지냈으나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풍랑을 만났는데 서로 도우는 모습이
마치 왼손이 바른 손을, 바른 손이 왼 손을 도와주는 것 같이 하였다.”
아무리 원수 같아도 위기가 닥치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판단의 기준은 항상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결심을 하는 사람에게는 수평이 잡힌 감각이 훈련되어야 한다.
잠시의 이익을 위하여 다투다가
그러다가는 다 죽는다는 알고는 힘을 합친 기생충들은
아주 현명하다.
우리 주위에는 조화와 협력을 모르고 싸움을 하는 것들이 많다.
싸움을 하는 것들은 기생충만도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