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사설] 새 추기경 탄생과 교회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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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추기경 탄생과 교회 쇄신 |
[경향신문]2006-02-23 45판 31면 880자 사설 |
한국 가톨릭 교회에 두번째 추기경이 탄생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에 새로 임명한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제2의 추기경이 등장한 것은 한국 가톨릭은 물론 우리나라로서도 경사이다. 교황의 새 추기경 임명을 환영한다. 이로써 두번째 추기경을 바라던 한국 가톨릭의 오랜 염원이 이루어졌다. 세계 속에서 한국 가톨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으니 반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새 추기경의 탄생은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김수환 추기경 탄생 이후 37년 만의 일이다. 우리보다 신자가 훨씬 적은 일본이 2명의 추기경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새 교황 취임 이후 한국 가톨릭이 2명의 추기경을 보유하게 됐으니 축하할 일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신자수가 4백만명 이상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한국 가톨릭의 위상과 역할을 인정받은 것이다. 추기경은 세계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 교황 다음가는 고위 성직자이다. 추기경은 한 나라의 가톨릭 교회의 지도자인 동시에 사회적 영향력과 상징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이다. 이같은 추기경을 이제 우리도 2명 보유하게 됐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적지 않다. 역사적으로 한국 가톨릭은 자발적 신앙공동체를 일구었고 조선조 말 혹독한 탄압을 극복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세계 가톨릭교회의 성공사례로 꼽혀왔다. 또한 그동안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신장, 종교간 대화와 나눔의 실천 등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새 추기경 임명은 한국 가톨릭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을 만하다. 축하와 함께 교회쇄신을 위한 내적 성찰과 새로운 자리매김의 진지한 천착이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제2 추기경 탄생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교회의 본분인 빛과 소금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층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