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경찰서는 13일 북한인권운동가 도희윤(피랍탈북연대 사무총장)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강정구는 대통령비서실장,여당대표,법무부 장관이 나서서 감싸주고, 북한인권운동가에게는 출석요구서를 발부하는 데서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도희윤 사무총장의 편지이다.
==========================================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입니다.
연일 계속된 행사에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해 주신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요즘같은 어려운 시기에, 북한인권단체들에겐 고난의 행군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해주시는 것이 저희들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저희들이 항상 올바른 길로 걸어가고, 유혹이 있을 수 있는 여러 부당한 방법들에 야합하지 않도록 변함없는 비판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저는 종로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습니다.
출석요구서를 앞에두고 참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조용히 만나서 대화하면 우리 경찰들이 결코 편향되지 않는 민주경찰이라 믿기에 그렇게 할까 했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아침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강정구 교수에 이어 어느 얼빠진 교수가 김일성을 찬양하기에 이르는 너무나 가슴아픈 오늘의 현실을 보고 그냥 있어서는 안되겠다 생각했습니다.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온갖 정치적 논리로 사법권의 정당한 행사를 주저하면서, 힘없고 빽없고, 더구나 탈북동포를 죽음의 사지로 몰아넣은 중국정부를 규탄한 중국대사관 앞 기자회견 내용을 시비걸어 이토록 빨리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경찰이, 아니 우리정부가 참으로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집시법 위반등으로 수차 체포, 투옥도 되어보았지만, 가슴이 아픕니다.
아마 중국대사관에서 강력히 항의를 한 모양입니다. 오성홍기가 불태워진 것에 대해 시비를 거는 모양인데, 이와같은 방식의 의사표현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탈북자 강제북송에 분노한 시민들이 함께 동참하여 자신의 표현을 그렇게라도 할 수 있는 민주사회에서, 유독 이번 사안만 가지고 공권력 운운하는 것은, 결국 탈북자 구명운동, 북한인권운동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노무현정부의 북한인권 NGO탄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공권력과 맞써고 있는 강정구 교수를 비롯한 그 세력들을 보십시요. 김일성을 위대한 지도자라 당당히 밝히는 그들을 보십시요.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운동하고 있는 것도 아니요, 오히려 세월이 바뀌어 친북세력들보다 더 경찰의 감시가 심한 우리들이지 않습니까?
19일 종로경찰서로 출석할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당당히 조사받겠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권력의 행사가 고무줄 놀이에 다름아니며, 우리의 동포인 탈북자들을 죽음의 사지로 몰아넣는 중국정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압력에 못이겨 힘없고, 돈없고, 빽없는 북한인권단체를 부당하게 탄압하기 때문입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믿습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즐거운 한주 되시구요.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도희윤씨가 받은 출석요구서 사진은 <웃기는 방-디카갤러리>에 올려 놓았다. <웃기는 방>이라니, 딱 맞는다. 대한민국에서 김일성 찬양하는 자는 대통령비서실장, 여당 대표 등이 나서서 비호하고, 북한인권운동한 사람은 경찰서에 불려다니는 것보다 더 웃기는 일이 어디 있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