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가 양식채운 밥통, 노대통령이 태웠다" 유석춘(65회)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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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27회 작성일 2005-09-01 00:00
"박정희가 양식채운 밥통, 노대통령이 태웠다" 유석춘(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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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2일 정치토론사이트 프리존에 '밥통으로 본 한국현대사'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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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사회학과 유석춘 교수.

역대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밥통에 비유해 풀어낸 것이다. 유 교수는 글 서두에 "최근 오랜만에 참석한 지인 모임에서 들은 얘기다. 우스개 소리이긴 해도 촌철살인 정곡을 찌르는 내용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어 이 자리를 빌어 독자들께 전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유 교수는 이 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밥통에 국민들을 배불리 먹일 양식을 마련한' 대통령으로 평가한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전기밥솥 코드를 잘못 꽂아 '밥솥을 태워먹은' 대통령으로 묘사했다.

역대 대통령 중 박정희 전 대통령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뿐, 나머지 대통령들은 모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의 원조를 통해 근근이 밥통 하나를 마련한 대통령으로 묘사된다.

"우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다. 이승만 대통령이 독립투쟁 끝에 권력을 잡고 보니 국민들을 먹여 살릴 밥통이 없더란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제가 남기고 간 황무지에 전쟁까지 치렀으니 무언들 남아 있었겠는가. 그러니 국민들 먹여 살릴 밥통이 없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궁리 끝에 이 대통령은 미국의 원조를 얻어 국민들 밥 해 줄 밥통을 하나 근근이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 지은 과오가 많아 제대로 밥 한 번 해 보지도 못하고 표표히 망명길에 오르게 되었단다. "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마련한 밥통에 국민들을 배불리 먹일 양식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들을 설득했고, 이후 부하 하나가 쏜 총에 '애석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평가했다.

"다음 박정희 대통령 부분이다. 박정희 장군이 군사혁명을 통해 권력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밥통은 있는데 아무리 찾아 봐도 국민들 밥해 먹일 양식이 없더란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국민을 설득해 밥통에 밥을 지어 먹기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 매고 경제개발계획도 짜고 또 새마을 운동도 해서 밥해 먹을 양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근 20년의 노력 끝에 이제는 국민들 배불리 먹일 양식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고 흐뭇해 할 즈음, 애석하게도 부하 하나가 총을 쏴 그만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박 대통령이 어렵게 마련한 양식을 부하들과 배불리 나눠 먹었고, 국민들 역시 경제적으로 풍요한 시기를 누린 것으로 묘사됐다.

"그리곤 전두환 대통령이 등장한다. 전두환 대통령이 우여곡절 끝에 권력을 잡고 보니 세상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란다. 미제 쇠 밥통이 큼지막한 게 있을뿐더러 거기에 더해 또 양식까지 곳간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전 대통령은 부하들 모두 불러다 잔치를 하며 밥통에 밥을 가득 지어 모두들 배불리 나눠 먹었다고 한다. 국민들 가운데도 이 때 밥 못 얻어먹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전해진다. "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은 밥통의 누룽지를 긁으며 혼자 식사를 할 정도로 어려운 경제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젠 노태우 대통령 차례다. 노태우 대통령이 직선제 선거를 통해 양 김씨의 추격을 따돌리며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라 살림을 챙겨보니 세상에 밥통에 밥은 전혀 없고 대신 누룽지만 동그라니 남아 있더란다. 이를 보고 당황한 노 대통령이 황급히 곳간을 확인해 보니 역시나 곳간엔 잔치하느라 아무런 양식도 남아 있지 않더란다. 낙심 끝에 노 대통령은 별 수 없이 돌아 앉아 밥통의 누룽지를 박박 긁으며 혼자 식사를 해결했다고 한다. 누룽지만 있었기 때문에 부하들에게 나눠 줄 여지도 없었다고 한다. "

김영삼 대통령은 우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밥통을 외국에 팔아 살림을 해결하는 고육지책을 썼다고 평가했다. IMF 외환위기를 비유한 것이다.

"다음은 김영삼 대통령 경우다. 김영삼 대통령이 '문민정부'라는 화려한 구호를 내세우며 대통령이 돼 나라 경제를 확인해 보니 곳간에 양식이 없는 건 물론이고 밥통에 누룽지조차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더란다. 빈 수레가 요란하듯이 민주주의 한다고 떠벌이기는 했는데 막상 국민들 먹여 살릴 방법이 묘연하더란 말이다. 그래서 이리 저리 생각을 굴리다 마침내 묘책을 찾았다고 한다. 나중에야 어떻게 되건 우선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선 밥통이라도 외국에 팔아 살림을 해결해야 한다는 고육지책이었단다. "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을 먹일 밥통마저 없어지자 카드빚을 내어 현대식 전기밥통을 마련했다고 꼬집었다. DJ정권의 카드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물론 이젠 김대중 대통령 차례다. 오랜 역경을 딛고 인동초 같은 생활을 하며 나이 70이 넘어 마침내 권력을 잡고 보니 정말이지 나라 형편이 말씀이 아니더란다. 양식은커녕 아예 국민들 밥 해 먹일 밥통마저 팔아 치웠으니 상황이 오죽 했겠는가. 그래서 궁리 끝에 카드 빚을 내서라도 국민들 밥 해줄 밥통을 하나 마련하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쇠로 된 재래식 밥통 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국민의 정부'는 현대식 전기밥통을 마련하기로 했단다. "

노무현 대통령은 코드 맞는 사람들과 전기밥솥의 성능을 시험하며 220V에 꽂아야 할 코드를 110V에 꽂아 전기밥솥을 태워 지금 국민들이 이렇게 먹고 살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 경우다. 노무현 대통령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대통령이 돼 어렵사리 '참여정부'를 출범시키고 국가의 살림을 점검해 보니 다른 건 몰라도 마침 새로 산 멋진 전기밥통 하나가 그럴싸하게 있더란다. 그래서 참여정부의 코드 맞는 사람들과 함께 밥통의 성능을 시험해 본다고 전기밥솥을 가동했는데, 아 글쎄 운 없게도 220V 에 꽂아야 할 코드를 110V 코드에 꽂아 전기밥통이 순식간에 타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이 이렇게 먹고 살기 어렵게 됐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글 말미에 "다소 과장과 왜곡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봐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이보다 더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며 " '연정'이니 '공소시효 연장'이니 하는 생뚱맞은 제안이 난무하고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제일 중요한 건 경제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센터<digital@joongang.co.kr>

2005.08.23 08:36 입력 / 2005.08.23 18: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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