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술만큼 중요해진 원자재, <font color=blue>조환익(60회)</font> -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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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술만큼 중요해진 원자재
요즘 우리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음을 느낀다.
원화 환율 강세와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새로운 장애물의 등장이 그 이유가 아닌가 한다.
기업 입장에서 환율 문제는 그나마 마른 행주를 짜듯이 절약할 수도 있고 실제로 치열한 원가절감 노력을 하고 있으나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는 절약을 할 수도 없으니 참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인들에게 원자재 확보는 '전쟁 '이라 할 만큼 절박한 과제인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세계경제 활황, 저금리, 중동 정세 등 복합적 인 요인이 있겠으나 '블랙홀'처럼 세계의 원자재를 소비하고 있는 중국의 존재가 주요인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세계 철강 소비 1위인 중국의 소비량이 2~4위 국가의 소비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보니 원자재 가격 급등은 물론 필요 물량 확보마저 어려운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올해에도 앞에서 지적한 원자재 시장의 불안 요소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 히 철광석은 71.5%, 유연탄은 119%라는 초유의 가격 인상률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세계 산업경쟁력의 요체는 기존의 기술력에 더해 원료와 소재를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게 바로 전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현재 세계 각국은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각국 정상들의 외국 활동을 보면 원자재 확보와 자원개발에 대한 동선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브라질 등 주요 자원국을 순방하면서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앞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집트 알제리 등 아프리카를 찾아 차관 제공 등 갖가지 지원을 약속한 것은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원자재 확보에 국가적 사활을 걸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공업국을 일컫는 브릭스 국가 들도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필수라고 보고 이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원자재를 구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 오지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고 있다.
이처럼 신흥공업국들이 원자재 싹쓸이에 나서면서 앞으로 원자재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업계와 정부가 합심해서 원자재 확보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정상 외국 순방시에도 자원 확보를 최우선 의제로 삼아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베트남 11-2 가스전 생산 일정을 가시화했다.
러시아에서는 국영 석유사의 동시베리아 및 카스피해 유전 개발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눈부신 자원외교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월 초 인도 상무장관이 방한했을 때 포스코의 인도 오릿사주 철광산 개 발과 제철소 건설에 대한 인도 정부의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포스코가 브라질 CVRD사와 철광석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원자재 확보가 기업 차원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은 만큼 정부는 기업과 보조를 맞춰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같은 지원 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정부는 각종 원자재 수급안정대책을 시행했다.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실시하고 알루미늄괴 등 정부 비축 원자재 방출량을 확대했다.
중소기업에는 원자재 구매자금을 지원하고 특례보증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인상에 남는 정책은 중국의 '묻지마'식 고철 수입 움직임에 대해 취해진 '철스크랩 수출 모니터링' 조치였다.
지난해 9월 30일에 만료된 이번 조치로 천정부지로 뛰던 철스크랩 가격이 안정을 찾아 국내 전기로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제까지 원자재를 공급하는 주요 기간산업에 대해 구조조정 시각에서 접근해 왔다.
그러나 원자재 부족 현상이 한국 경제의 주요한 현실적 과제로 다가온 지금 국내에서 우리의 공급 능력을 확충하는 정책 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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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음을 느낀다.
원화 환율 강세와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새로운 장애물의 등장이 그 이유가 아닌가 한다.
기업 입장에서 환율 문제는 그나마 마른 행주를 짜듯이 절약할 수도 있고 실제로 치열한 원가절감 노력을 하고 있으나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는 절약을 할 수도 없으니 참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인들에게 원자재 확보는 '전쟁 '이라 할 만큼 절박한 과제인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세계경제 활황, 저금리, 중동 정세 등 복합적 인 요인이 있겠으나 '블랙홀'처럼 세계의 원자재를 소비하고 있는 중국의 존재가 주요인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세계 철강 소비 1위인 중국의 소비량이 2~4위 국가의 소비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보니 원자재 가격 급등은 물론 필요 물량 확보마저 어려운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올해에도 앞에서 지적한 원자재 시장의 불안 요소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 히 철광석은 71.5%, 유연탄은 119%라는 초유의 가격 인상률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세계 산업경쟁력의 요체는 기존의 기술력에 더해 원료와 소재를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게 바로 전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현재 세계 각국은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각국 정상들의 외국 활동을 보면 원자재 확보와 자원개발에 대한 동선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브라질 등 주요 자원국을 순방하면서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앞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집트 알제리 등 아프리카를 찾아 차관 제공 등 갖가지 지원을 약속한 것은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원자재 확보에 국가적 사활을 걸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공업국을 일컫는 브릭스 국가 들도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필수라고 보고 이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원자재를 구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 오지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고 있다.
이처럼 신흥공업국들이 원자재 싹쓸이에 나서면서 앞으로 원자재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업계와 정부가 합심해서 원자재 확보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정상 외국 순방시에도 자원 확보를 최우선 의제로 삼아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베트남 11-2 가스전 생산 일정을 가시화했다.
러시아에서는 국영 석유사의 동시베리아 및 카스피해 유전 개발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눈부신 자원외교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월 초 인도 상무장관이 방한했을 때 포스코의 인도 오릿사주 철광산 개 발과 제철소 건설에 대한 인도 정부의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포스코가 브라질 CVRD사와 철광석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원자재 확보가 기업 차원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은 만큼 정부는 기업과 보조를 맞춰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같은 지원 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정부는 각종 원자재 수급안정대책을 시행했다.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실시하고 알루미늄괴 등 정부 비축 원자재 방출량을 확대했다.
중소기업에는 원자재 구매자금을 지원하고 특례보증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인상에 남는 정책은 중국의 '묻지마'식 고철 수입 움직임에 대해 취해진 '철스크랩 수출 모니터링' 조치였다.
지난해 9월 30일에 만료된 이번 조치로 천정부지로 뛰던 철스크랩 가격이 안정을 찾아 국내 전기로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제까지 원자재를 공급하는 주요 기간산업에 대해 구조조정 시각에서 접근해 왔다.
그러나 원자재 부족 현상이 한국 경제의 주요한 현실적 과제로 다가온 지금 국내에서 우리의 공급 능력을 확충하는 정책 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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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부 중요 정책 결정자가 이런 폭넓은 인식과 비젼을 갖고 있으니 참으로 믿음직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