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책꽃이]63시티 <font color=blue>정이만(63회)</font> 대표이사 - 세계일보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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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2005-03-09 00:00
[CEO 책꽃이]63시티 <font color=blue>정이만(63회)</font> 대표이사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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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되려면 책 1000권 읽어라"
[CEO 책꽃이]63시티 정이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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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이 직장생활의 최종 목표를 사장이 되는 것으로 잡는다. 그러나 입사할 적 부푼 꿈을 직장 말년까지 그대로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동일선상에서 출발한 이들끼리도 격차가 벌어지고, 때론 너무 뒤처져 선두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샐러리맨의 꿈’을 이룬 63시티 정이만(53) 대표이사는 20년간 매주 한 권씩 책을 읽은 독서광이다. “남들이 사장 되는 법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간단한 방법을 일러줍니다. 20년 동안 책 1000권을 읽으라고요.”
집을 옮기느라 책을 많이 버리고 선물로 주긴 했지만, 그의 집 서가에는 아직도 책이 1000권 정도 꽂혀 있다. “월급의 10%는 자기계발을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매주 한 권씩 책을 읽자고 다짐했죠. 하루 두 시간은 읽어야 일주일에 한 권을 뗄 수 있잖아요. 이게 쌓이면 한 달에 4권, 1년에 50권, 20년에 1000권이 됩니다.
젊은 시절 일주일에 한번씩 책방을 돌며 그 주의 신간을 살펴 보고 책을 사서 읽곤 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쓴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제삼기획), 도올 김용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대담을 정리한 ‘대화’(통나무)는 젊은 직장인의 가슴을 뛰게 했다. “훌륭한 경영 선배들이 남긴 글들이 가슴에 와닿았죠. 나도 저렇게 훌륭한 경영자가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국인의 의식구조’(이규태·신원문화사) 시리즈 10여권도 모두 읽었다. 조선왕조실록, 고려왕조실록,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한길사) 등 역사서와 이문열씨의 소설도 즐겨 읽는다. 최근 읽은 ‘자발적 복종을 부르는 명령의 기술’(프란체스코 알베로니·교양인)은 최고경영자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책이다. 요즘은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머리가 복잡해 틈틈이 ‘먼나라 이웃나라’(이원복·김영사), ‘미스터 초밥왕’(테라사와 다이스케·학산문화사), ‘식객’(허영만·김영사) 같은 만화책을 읽는다.
“젊을 때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마흔 살을 넘으면 시력이 약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든요. 세상을 이해한다는 나름의 건방이 생겨서 책을 읽어도 내용이 쉽게 흡수되지 않고요. 어릴 때는 읽는 대로 팍팍 들어오잖아요. 부모님 잘 모시는 것, 자식과 놀아주는 것, 책을 읽는 것, 이 세 가지는 때가 있는 일이에요. 때를 놓치면 제대로 하기 어렵죠.”
그런데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 “게임은 심성을 파괴하는 거예요.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야 하는데 쉽게 살려고만 해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아이들이 성공합니다.”
정이만 사장은 ‘편지 쓰는 CEO’로 유명하다. 한컴 시절 전 직원에게 매주 한 통씩 이메일을 보내며 직원들과 교감을 시도했다. ‘한두 차례 보내다 말겠지’라며 덤덤하던 직원들도 매주 거르지 않고 편지를 보내는 정 사장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처음 한컴에 부임했을 때 고민이 많았어요. 광고주들은 떨어져 나가고 직원들 사기는 바닥이고. 대표이사로서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뭉쳐서 한마음 한뜻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죠.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시간·공간적 제약 때문에 고심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CEO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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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보낸 편지에는 회사 경영실적, 직원 교육이나 건강검진 같은 공적인 내용을 비롯해 첫 키스의 추억,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시시콜콜한 개인사도 담겨 있다. 글도 형식적이지 않고 맛깔스러워서 친구가 보내는 편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때로는 경영자로서, 때로는 회사 선배로서 아랫사람을 격려하고 다독인다. 조심스러워하던 직원들이 하나둘 답장을 보내기 시작해 요즘에는 답장만 20∼30통을 받는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영상태는 어떤지 정보를 공유하자는 겁니다.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여지껏 공식적으로 얘기해주는 시스템이 없었던 거죠.”
첫 계단부터 하나하나 올라온 때문인지 정 사장은 직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경영자다. 그는 한컴 직원 120명의 이름을 모두 외워서 불렀다. 차곡차곡 쌓인 이메일과 상하간의 소통은 벽을 허물었고 실적을 향상시켰다. 그가 63시티로 옮길 때 한컴 직원들은 그간의 CEO메일과 직원들이 보낸 답신을 묶어 ‘정이만 꾸뻑’이란 책을 만들어 선물했다.
여의도 63빌딩을 관리하는 63시티는 직원 수가 한컴보다 10배 많은 조직이라 직원들의 이름 외우기는 포기했지만 CEO메일은 유지하고 있다. 혹시라도 편지를 쓰는 데 소재가 부족하진 않을까. “회사를 맡다 보면 경영을 이루는 요소는 무궁무진해요. 경영 요소별로 대표이사가 생각해야 할 것, 그것을 통해 직원에게 얘기해줘야 할 것이 끊임없이 생겨나죠.”
일단 소재를 찾고 나면 글을 쓰는 데는 30분 남짓이면 충분하다. 그의 필력은 한화그룹 홍보팀장 시절부터 발휘됐다. 매달 사보에 ‘하나만’이란 가명으로 신입사원 시절 콩트를 담은 칼럼 ‘내일을 연다’를 연재했다. 4년4개월 동안 모인 글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정이만 사장의 감성경영은 독서 장려로도 나타난다. 한컴 시절 매월 책을 한 권씩 선정해 직원들에게 나눠 줬다. 스스로 재미있게 읽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박민규·한겨레신문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켄 블랜차드 외·21세기북스) 등을 나눠 주고 감상문을 쓰게 했다. 결국 시행을 못 하고 나왔지만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도 실시하려고 했다. “직원에게 책을 10권쯤 사주고 일주일 휴가를 주는 겁니다. 옛날 임금이 신하에게 책을 읽으라고 휴가를 주는 제도처럼요.”
지금의 그를 만든 절대적인 책은 성경과 ‘나폴레옹 전기’다. “성경은 내 인격 형성에 빼놓을 수 없는 책입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반듯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성경 때문이었죠.” 불우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영웅의 삶을 산 나폴레옹은 정 사장이 힘든 시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정 사장은 후배 직장인들에게 조언을 던진다. “회사에 처음 들어오면 사람들이 ‘나는 회사의 작은 점 같은 존재다’, ‘내가 뭐 중요하겠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나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내가 조직의 힘을 활용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요. 조직, 사람, 돈, 영향력을 활용해서 꿈을 이뤄갈 수 있는 겁니다. 말단 사원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영향력은 커집니다. 사장이 되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젊은이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시간입니다. 시간을 자기계발을 위해 써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워야죠. 나이가 들면 시간이란 것이 의미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돈 안 들고 쉽게 할 수 있는 자기계발은 독서입니다.”
글 이보연, 사진 이종덕 기자
byable@segye.com

63시티 정이만 대표이사
그는 누구인가

63시티 정이만 대표이사는 평범한 직장인에게 꿈을 주는 최고경영자(CEO)다. 1979년 한국화약에 입사해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팀장, 홍보팀장을 거쳤다.
2003년 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한컴의 대표이사에 임명된 후 지난해 10월 63시티로 자리를 옮겼다.
정이만 사장은 감성경영을 시도한다. 그는 ‘편지 쓰는 CEO’다. 편지를 통한 직원들과 교감 덕분에 바닥을 헤매던 회사는 굵직한 광고주를 유치하며 실적이 두배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새로 자리를 잡은 63시티는 사업영역도 다양하고 직원 규모가 한컴보다 크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 그렇지만 ‘잘해낼 수 있으니 지켜보라’고 말한다. ‘절대 다수의 절대 행복’을 추구하는 그는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 참이다. 조직원이 행복함으로써 회사와, 가정이 행복할 수 있고, 나아가 조직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사회와 국가까지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05.03.08 (화)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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