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바로 오늘...중앙교우,마지막 왕손과 함께 후지산에 '한민족정기'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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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식 활빈단장,마지막 왕손 이석과 함께 후지산에 '한민족정기' 심었다 |
[속보, 사회] 2004년 03월 04일 (목) 11:09 |
일본 후지산(富士山)이 놀랐다. 조선조 마지막 왕손 이석씨(62)와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단장(55)이 2일 일본 후지산(해발 3,776m)을 깨웠다. 후지산은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정기가 서려 있다고 받드는 산이다. 이 산에서 두 사람은 일제 때 강제로 끌려와 죽어간 조선인들의 명복을 빈 후 일본의 과거 침략사 반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후지산에서 이같은 시위를 벌인 것은 일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씨는 당초 3·1절에 일본 일왕궁 앞에서만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에서 "우리 국민의 가슴에 상처주는 발언들을 일본의 국가적 지도자 수준에서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서로를 인정하자"고 강력히 받아치자 마음을 바꿨다. 2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었던 이들은 "후지산에서 일본의 과거 만행을 성토하자"고 뜻을 모은 후 도쿄를 출발, 3시간 만에 후지산에 도착했다. 겨울철 후지산은 눈이 덮여 도저히 접근할 수 없지만, 이날만은 날씨가 좋아 올겨울 들어 처음 2,020m까지 차량통행이 허용됐다. 두 사람은 2,020m 지점에서 "과거사 반성이 없는 일본은 후지산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성명서를 낭독한 후 일본 땅에서 죽어간 조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한일병합 무효선언을 외쳤다. 일제 때 일본이 한국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백두산 등 명산에 쇠말뚝을 박았듯이 이들도 후지산 중턱에 항의문을 묻었다. 다음날인 3일 오전 이들은 고이즈미 총리 관저와 일본 도쿄도청 쪽으로 달려가 일본 정치지도자급 인사들의 망언을 규탄했다. 이어 도쿄시내 우체국에서 총리에게 보내는 항의서한과 1일 일왕궁 앞 시위 때 경비대의 거부로 전달하지 못했던 '한일병합 무효서한'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이들의 시위는 공항에서도 이어졌다. 3일 오후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두 사람은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관광객들에게 나눠주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출국 심사 과정에서도 소지하고 있던 물품 때문에 가방을 재검색당하는 등 소란이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도 이들은 멈추지 않았다. 활빈단 홍단장은 가슴에는 고이즈미 총리의 얼굴에 ×자가 박힌 현수막을, 등에는 '한일병합 무효, 일본은 반성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천을 두르고 비행기 안을 오가며 '스카이 시위'를 벌였다.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이 광경을 본 이화진씨(38·서울 마포구 서교동)는 "이들의 행동에 진한 조국애를 느꼈다"면서 "일본은 경제대국답게 과거사에 대해 솔직히 사과해야 한다"고 전적으로 공감했다. 오후 6시에 귀국한 이들이 인천공항 출입국장 입구에서 "일왕궁과 후지산에서 한일병합 무효와 일본의 침략사 사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돌아왔다"고 밝히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반겼다. 한 관광객은 꽃을 사와 건네기도 했다. 왕손인 이씨의 일본 시위는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친일반민족특별법과 맞물려 국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일본)〓정병철 기자 jbc@ho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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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