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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조회 405회 작성일 2005-01-11 00:00
도둑이 된 한 아버지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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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된 한 아버지의 사연
불황의 벽 넘지 못하고 범죄에 나서는 우리 시대의 '장발장'들

지난 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할인마트점.
번잡한 통로를 따라 어깨를 움츠린 한 사내가 바짝 긴장한 채 주변을 살피며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내 보안요원들은 대번에 그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준비해 간 가방에 무언가를 주섬주섬 넣은 그는 계산대를 피해 매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보안요원들이 다가와 가방을 보자 하니 그는 체념한 듯 '미안하다'는 말만 되뇌일 뿐이었다.

결국 경찰에 넘겨진 이모씨(41). 이씨의 가방에서는 분유 3통과 카메라용 건전지가 발견됐고 이씨는 순순히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가방에는 분유 3통, 순순히 범행 시인

대학원까지 나와 직장생활을 하던 이씨도 경제 불황의 높은 파고를 빗겨가지 못했다.

다니던 직장을 퇴직한 이씨는 사진기술을 이용해 생계를 도모해보려 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신용불량 상태인 이씨를 반기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이씨에게는 절망이라는 말조차 사치였다. 좁은 반지하 사글세방에서 이씨만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한 끼가 더 급했기 때문이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내와 각각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 그리고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어린 아들까지 이렇게 네 가족의 가장인 이씨에게는 처지를 비관해 눈물을 흘리거나 좌절할 틈마저 허락되지 않았다.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잊어가는 이씨를 위안해주는 건 몇 봉지의 우울증 치료제 뿐이었다.

결국 그는 '선량한 아버지'의 자리 대신 물건을 훔친 도둑이라는 멍에를 택했다.

배고파 보채는 어린 자식에게 자기 살이라도 떼어주고 싶은, 아니 떼어줘야만 하는 약한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선량한 아버지' 대신 '도둑'이라는 멍에 선택

경제 불황이라는 말이 식상하게만 들리는 요즘 여기저기서 살기 어렵다는 말이 통곡처럼 들려오고 있다.

누군가는 추운 겨울밤 거리를 배회하며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고, 누군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한다. 또 이씨처럼 평범한 한 가정의 아버지가 도둑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범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 받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우리 시대 '장발장'들의 모습에 답답하기만 하다.

댓글목록

(中) 작성일
작가 이문열이 이런 얘기를 했지요,罪란 지혜없는 善이요,惡이란 善없는 지혜에 다름아니다라고...
(中) 작성일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자식을 키우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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