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시장 출마...본인 결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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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내에서 내년 지방선거 최대 관심사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상대로 정몽준 의원이 연일 거론되고 있다.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정 의원 출마설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결국 정 의원의 ‘결심’만 남은 상황이다.
정몽준 "검토하고 있지 않아" 애매한 입장…당내 "출마하면 승리"
지난달 18일 한 일간지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정 의원이 만나 서울시장 출마를 타진했다고 보도, 정 의원 출마설에 불을 지폈다. 정 의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최근 황 대표와 만나 서울시장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 내년 서울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밝힌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정확하게 밝힌 게 아니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출마설 부인’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은 사그라졌다.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이인제 의원이다. 이 의원은 같은 달 2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면 박 시장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의 차출설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결심만 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 의원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어떤 결정을 할지 당으로서는 직·간접적으로 교감하면서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면 새누리당으로선 최상의 후보를 내세우는 격이 된다. 그는 현역 최다선인 7선이며, 지역구도 서울 동작을이다. 대중적 인기도나 정치적 무게를 따져 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 윗선에서는 사실상 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목표' 대권? '새로운 목표' 시장? 깊어지는 '정몽준의 고민'
문제는 정 의원 입장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몇 차례 나왔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지난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의 맞상대로 당시 무소속이었던 정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0년에도 결론적으로는 ‘오세훈 대 한명숙’의 대결 구도였지만, 한 의원이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될 경우, 한나라당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 내부에서 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 의원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과거보다 더욱 복잡하다. 우선 이미 대권주자로 두 번이나 출마했던 그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추대가 아니라 당내 경선 과정을 거친다면 정 의원 입장에서는 심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출마 권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본인이 먼저 나서는 것이 아니라 당의 부탁이 있다면 마지못해 나서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생각을 하고 있단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대권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 의원으로서는 여당이 불리한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에 굳이 나설 이유가 없다. 패할 경우에는 정치적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차기 대선 도전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굳이 가시밭길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승리할 경우에는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나이다. 임기 중 차기 대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시장직을 중도 사퇴해야 한다. 본인은 물론 당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차차기를 노릴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정 의원의 나이는 71세가 된다. 대권을 노리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끝으로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의 백지신탁 문제다.
백지신탁 제도는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경우, 공무 수행 과정에서의 공·사적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주식을 백지신탁하게 함으로써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공직윤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됐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 의원은 정치인 중에 재산이 가장 많다. 그는 올해 3월 1조9249억 원을 신고했다.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주식을 전부 백지신탁 해야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전히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고민을 해봐야 한다. 자칫하면 정치 생명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
정몽준 "검토하고 있지 않아" 애매한 입장…당내 "출마하면 승리"
지난달 18일 한 일간지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정 의원이 만나 서울시장 출마를 타진했다고 보도, 정 의원 출마설에 불을 지폈다. 정 의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최근 황 대표와 만나 서울시장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 내년 서울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밝힌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는다’고 정확하게 밝힌 게 아니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출마설 부인’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은 사그라졌다.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이인제 의원이다. 이 의원은 같은 달 2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면 박 시장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의 차출설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결심만 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 의원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어떤 결정을 할지 당으로서는 직·간접적으로 교감하면서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면 새누리당으로선 최상의 후보를 내세우는 격이 된다. 그는 현역 최다선인 7선이며, 지역구도 서울 동작을이다. 대중적 인기도나 정치적 무게를 따져 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 윗선에서는 사실상 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오랜 목표' 대권? '새로운 목표' 시장? 깊어지는 '정몽준의 고민'
문제는 정 의원 입장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몇 차례 나왔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지난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의 맞상대로 당시 무소속이었던 정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0년에도 결론적으로는 ‘오세훈 대 한명숙’의 대결 구도였지만, 한 의원이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될 경우, 한나라당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 내부에서 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 의원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과거보다 더욱 복잡하다. 우선 이미 대권주자로 두 번이나 출마했던 그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추대가 아니라 당내 경선 과정을 거친다면 정 의원 입장에서는 심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출마 권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본인이 먼저 나서는 것이 아니라 당의 부탁이 있다면 마지못해 나서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생각을 하고 있단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대권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 의원으로서는 여당이 불리한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에 굳이 나설 이유가 없다. 패할 경우에는 정치적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차기 대선 도전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굳이 가시밭길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승리할 경우에는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나이다. 임기 중 차기 대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시장직을 중도 사퇴해야 한다. 본인은 물론 당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차차기를 노릴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정 의원의 나이는 71세가 된다. 대권을 노리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끝으로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의 백지신탁 문제다.
백지신탁 제도는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경우, 공무 수행 과정에서의 공·사적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주식을 백지신탁하게 함으로써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공직윤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됐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 의원은 정치인 중에 재산이 가장 많다. 그는 올해 3월 1조9249억 원을 신고했다.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주식을 전부 백지신탁 해야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전히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고민을 해봐야 한다. 자칫하면 정치 생명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