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보육원과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은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복지시설을 찾던 개인이나 기업체 관계자들의 기부는 오래전 자취를 감췄고, 그나마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후원금조차도 현저히 줄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시흥동 혜명보육원 이무성(52.여) 원장은 "후원금이 예년에 비해 60%나 줄었다"며 "전에 계속적으로 후원해주던 분들의 온정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 원장은 "후원금이 줄어드니 시설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과외교육을 시킬 수 없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혜명보육원은 원생 70여명에게 태권도, 피아노 등 특기교육을 실시해왔지만 요즘은 교육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중단한 상태며, 반액만을 내고 학습지 구독을 해주던 모 학습지 업체도 `어렵다'는 뜻을 전해와 이마저 그만둔 상황이다.
이 원장은 "혜명보육원의 경우 주변 여건이 다른 지역보다 좋지 못해 경기불황의 여파가 깊숙이 자리잡은 것 같다"며 "어려운 때일 수록 복지시설에 관심과 배려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각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은 후원금이 감소하고 위로의 발길이 줄어든 이유로경기불황을 꼽았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잊지 말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그렇게 어렵다던 외환위기 때는 오히려 도움의 손길이 늘었던 게 사실"이라며 "경기불황 속에서 어려움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함께 나눌 수 있는 `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