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font color=blue>하태원(79회)</font>]통일부 장관의 근거없는 낙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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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하태원]통일부 장관의 근거없는 낙관 7월 1일 취임 이후 다섯 달 동안 단 한 차례도 정례브리핑에 나서지 않았던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2일 모처럼 기자들과 만나 ‘장밋빛 전망’을 쏟아 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앞으로 한미 우호의 핵심은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이자 통일부 장관으로서 ‘외교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어딘지 공허하게 들렸다. ‘낙관적인 구호’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경색 국면 타개를 위한 ‘로드맵’이 결여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기자가 최근 미국 방문 중 만난 미국 내 주요 관계자들은 정 장관이 ‘한미 우호의 핵심’이라고 평가한 북핵 문제 해결에서 그와 접근법이 전혀 달랐다. 6자회담에 직접 참여하는 한 미국 측 인사는 “이제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열릴 4차 6자회담은 외교적 노력의 ‘입구’”라는 한가한 평가를 내놓았다. 최근까지 미 국무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3차 6자회담 당시 미국의 북핵 문제 해법안을 만들 때 거의 전적으로 한국 측의 주장을 반영했는데도 당시 한국 정부는 오히려 북한을 두둔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정 장관은 2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5년에 정상회담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직후인 2일 오후(현지시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영국에서 “6자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장관 취임 이후 남북관계가 더 경색됐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마당에 무조건 ‘희망 섞인 관측’만을 늘어놓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먼저 냉정한 현실을 인정한 뒤 ‘외교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하는 것이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 장관’의 태도가 아닐까. 하태원 정치부 taewon_h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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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대로 이루어 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