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배부른 사자와 헝그리정신, <font color=blue>한정화</font>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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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배부른 사자와 헝그리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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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4.17 17:31:12 | 최종수정 2013.04.17 17:3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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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인 피터 드러커가 1996년 세계에서 기업가정신이 가장 왕성한 나라로 어디를 꼽았을까? 바로 우리나라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불과 40년 만에 전자ㆍ반도체ㆍ철강 등 20여 개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은 바로 강력한 기업가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산업화 시대에 강한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우리 경제는 일명 `벤처 1세대`로 불리는 벤처 기업가들에 의해 PC, 반도체장비,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어났다. 특히 우수한 이공계 인력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벤처창업의 중심이 됐다.
PC 제조업체 큐닉스를 창업한 이범천 카이스트 교수, 전공을 살려 대학생 때 창업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 많은 벤처인들이 창업 대열에 동참했다. 벤처붐이 꺼지고 몇몇 기업이 무너지는 등 부침도 겪었지만 매출액 1000억원이 넘는 벤처기업은 381개까지 증가했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아닌 `작지만 강한 기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모델을 잘 보여 준 사례다.
최근 기업가정신이 위축되고 있다. 세계 54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가 정신 연구보고서(GEM)에 따르면 한국은 창의성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술창업 분야 활동지수가 36%로 미국(59%) 독일(55%)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진다. 기업가정신 위축은 특히 젊은 청년층에서 두드러진다.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등 안정적 직장만을 선호하고 아이디어와 열정, 끼를 바탕으로 한 창업 도전에는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 지향형`인 젊은 세대 태도를 단순히 나약함으로만 탓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가 창업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적 생태계인지를 먼저 자문할 필요가 있다. 17세기 미국에서 간통죄를 범한 사람 가슴에 평생 주홍글씨를 낙인찍었던 것과 같이 한 번 사업에 실패하면 영원히 실패자로 낙인찍히고, 연대보증을 선 가족까지도 불행해지는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가 더 근본적인 문제다.
세계 벤처창업 메카인 미국은 우리와는 다른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융자 중심이 아닌 투자 중심인 창업지원 구조,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중간 회수가 가능한 시장 발달, 실패자의 경험을 자산으로 재창업할 수 있는 선순환 기업 생태계는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하고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토양이다.
우리나라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방향은 기업가정신을 확산하고 선순환적인 기업 생태계를 구축해 창조경제를 달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국민의 참여와 대중의 지혜가 결합된 크라우드 소싱 방식인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학생과 주부 등 일반 국민의 생활 속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대중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벤처캐피털의 보육ㆍ투자와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이 연계되는 `이스라엘식 창업보육ㆍ투자시스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소액 자금을 모집하여 창업 기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드`를 도입하고, 중소ㆍ벤처 M&A 거래시장 활성화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졸업 이후 금융ㆍ세제 등 지원이 단계적으로 축소되도록 조정하고, 중소기업 범위도 달라진 경제 규모에 맞춰 개선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들이 잘 진행되면 창업 기업이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해 중견기업이 적극 육성되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세기 최고 기업가로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연설 중 마지막 구절이 "Stay Hungry, Stay Foolish"다. 배부른 사자는 더 이상 먹잇감을 향해 죽도록 뛰지 않는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창조경제 구현을 통한 성장동력 복원을 위해서는 기업가정신 확산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산업화 시대에 강한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우리 경제는 일명 `벤처 1세대`로 불리는 벤처 기업가들에 의해 PC, 반도체장비,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어났다. 특히 우수한 이공계 인력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벤처창업의 중심이 됐다.
PC 제조업체 큐닉스를 창업한 이범천 카이스트 교수, 전공을 살려 대학생 때 창업한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 많은 벤처인들이 창업 대열에 동참했다. 벤처붐이 꺼지고 몇몇 기업이 무너지는 등 부침도 겪었지만 매출액 1000억원이 넘는 벤처기업은 381개까지 증가했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아닌 `작지만 강한 기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모델을 잘 보여 준 사례다.
최근 기업가정신이 위축되고 있다. 세계 54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가 정신 연구보고서(GEM)에 따르면 한국은 창의성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술창업 분야 활동지수가 36%로 미국(59%) 독일(55%)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진다. 기업가정신 위축은 특히 젊은 청년층에서 두드러진다.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등 안정적 직장만을 선호하고 아이디어와 열정, 끼를 바탕으로 한 창업 도전에는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 지향형`인 젊은 세대 태도를 단순히 나약함으로만 탓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가 창업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적 생태계인지를 먼저 자문할 필요가 있다. 17세기 미국에서 간통죄를 범한 사람 가슴에 평생 주홍글씨를 낙인찍었던 것과 같이 한 번 사업에 실패하면 영원히 실패자로 낙인찍히고, 연대보증을 선 가족까지도 불행해지는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가 더 근본적인 문제다.
세계 벤처창업 메카인 미국은 우리와는 다른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융자 중심이 아닌 투자 중심인 창업지원 구조,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중간 회수가 가능한 시장 발달, 실패자의 경험을 자산으로 재창업할 수 있는 선순환 기업 생태계는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하고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토양이다.
우리나라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 방향은 기업가정신을 확산하고 선순환적인 기업 생태계를 구축해 창조경제를 달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국민의 참여와 대중의 지혜가 결합된 크라우드 소싱 방식인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학생과 주부 등 일반 국민의 생활 속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대중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벤처캐피털의 보육ㆍ투자와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이 연계되는 `이스라엘식 창업보육ㆍ투자시스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소액 자금을 모집하여 창업 기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드`를 도입하고, 중소ㆍ벤처 M&A 거래시장 활성화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졸업 이후 금융ㆍ세제 등 지원이 단계적으로 축소되도록 조정하고, 중소기업 범위도 달라진 경제 규모에 맞춰 개선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들이 잘 진행되면 창업 기업이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해 중견기업이 적극 육성되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세기 최고 기업가로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연설 중 마지막 구절이 "Stay Hungry, Stay Foolish"다. 배부른 사자는 더 이상 먹잇감을 향해 죽도록 뛰지 않는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창조경제 구현을 통한 성장동력 복원을 위해서는 기업가정신 확산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