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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393회 작성일 2004-09-23 00:00
'암흑기' 들어선 한국 언론, <font color=blue>양봉진</font>(62회)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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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암흑기' 들어선 한국 언론

양봉진 세종대 경영대학원장 bjyang@sejong.ac.kr


입력 : 2004.09.21 18:34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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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봉진 세종대 경영대학원장
한국엔 언론자유가 있는가. 표면적으로는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쿠데타가 났으면 좋겠다”는 글이 인터넷에 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자유의 질(質)’을 들여다보면 한국 언론은 ‘중세 암흑기’로 돌아가고 있다.
정부의 한 공기업이 사장을 뽑는다.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널리 알려야(광보·廣報) 한다. 그러려면 조·중·동에 모집공고를 내는 것이 수순이다. 이들이 신문시장의 큰 부분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노무현 정부엔 “70%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큰 ‘죄목(罪目)’이다. 공정거래(?)를 해친 조·중·동은 모집공고 수혜대상에서 철저히 제외되고, 대신 좌파 신문, 친정부 신문, 그리고 석간만이 광고를 받을 수 있었다.
왜냐고 물으니 “다 알면서 뭘 묻느냐”고 오히려 핀잔이다. “유신(維新) 시절 ‘동아일보 백지(白紙)광고’보다는 그래도 덜하지 않으냐”고 둘러댈지 모른다. 하지만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지능적’ 언론탄압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더 골병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만난 한 청와대 최고위 보좌관은 “요즘 조·중·동엔 읽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기실 우리나라 신문에는 스트레이트 뉴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일간지 1면이 기획기사로 채워지는 이른바 ‘신문의 주간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료의 ‘읽을거리 찾기’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발언이다.
혹여 들킬까 모든 정보를 움켜쥐고 마음에 드는 쪽으로만 흘려주면서 그런 조·중·동에 읽을 게 없다고 탓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움켜쥐면 쥘수록 국민의 의심은 커지고 사회비용만 늘어난다.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중국의 인민일보와 다를 바 없는 신문을 읽고 싶은 국민은 없을 것이다.
기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공무(公務)영역을 찾아다니며 취재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나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워싱턴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던 시절, 기자 신분으로 공무원을 만나는 것은 일반인이 공무원을 만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몸소 느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시스템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또 책임지는 공보관’이라는 존재를 전제로 하는 시스템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 바우처가 기자실을 찾을 때는 지구촌 전반에 걸친 문제에 세세하게 답할 수 있는 철저한 사전준비와 내부 조율을 마친다.
그렇기 때문에 바우처 대변인의 말은 곧 파월 국무장관의 말이나 마찬가지다.
되도록이면 언론을 소외시키려는 현 정부의 언론정책은 스스로의 발등에 총을 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약 ‘한국이 0.2㎎의 농축 우라늄을 분리해 냈다’는 사실을 한국 신문이 먼저 폭로하고 혹독한 비판 자세를 취했더라면 외교부는 지금 같은 생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을지 모른다.
비판적 기사가 오히려 정부를 도와줄 수 있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투명성이 곧 힘’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KBS에선 적기가(赤旗歌)가 울려 퍼진다. MBC는 엉뚱한 사람 목소리를 야당대변인이라며 우겨댄다. 정부가 대주주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KBS와 MBC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게 현 정부인 모양이다. 유일한 민영방송인 SBS까지도 길들이려 달려든다. ‘말 안 들으면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식이다.
유신시절, 언론인들은 힘들게 인내했다. “손톱은 뽑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손톱은 죽지 않고 또 자란다”며 저항했다. 그런 유신시대를 단죄(斷罪)하려 드는 현 정부가 똑같은 우(愚)를 범해서야 될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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