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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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中)
댓글 1건 조회 647회 작성일 2004-09-04 00:00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본문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정희성-

댓글목록

(中) 작성일
우리는 모두 저무는 강가에 가서 삽을 씻어야 하지 않을까? 저문 강에 삽을 씻는다는 것은 세속의 때를 씻는 것이니까..삽을 씻는 일은 하루의 고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농부들의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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