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먹는 밥 대신 먹을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신세대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마 빵일 것이다. 당연히 조금 짬을 주고 생각하라면 햄버거·피자·라면·짜장면 순으로 차츰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구체화돼도 떡이란 답은 거의 마지막 순간에 머리를 쥐어짜야 나올 법하다.
우리 세대보다 한 세대 더 올라가 할아버지·할머니에게 물어보면 가장 먼저 튀어나왔던 답은 떡인데 말이다. 서구화가 진행되며 우리네 전통 떡이 밀가루 빵에 밀려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데 떡으로 훌륭하게 빵이나 피자를 대신 하는 간식을 차려 내는 곳이 서울 화곡동에 자리하고 있다. 화곡동에 위치한 소망떡집은 '떡' 수준의 표현으로 치자면 떡집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떡집이다. 떡 카페란 표현이 적당하다.
이 소망떡집(http://cafe.daum.net/ricecake777)은 고급 베이커리나 케익 판매점 못지 않게 세련된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원한 하늘색과 백색이 어우러진 이른바 동양적 선(禪·Zen)스타일이다. 선보이는 떡도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조각 케이크에 못지 않게 다양하며 앙증맞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곳 소망떡집의 떡들은 맛에 있어서 그야말로 베이커리나 케익 판매점의 빵과 케익을 압도한다. 칠기(漆器)에 이런 저런 떡이 손대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게 담겨 나온다.
제일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케익류. '떡에 웬 생일축하?' 하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자세히 보니 파운드케익 대신 떡위에 열대과일 스터핑을 얹어 놓은 것이다. 쫀득한 떡의 질감이 신선한 열대과일과 만나면서 떡 고유의 맛에 과일의 향이 더해진 것이다.
구름모양을 닮았다는 구름 떡, 헤이즐넛 커피 향이 은은한 커피떡, 전통약식 떡은 전통을 뽑내면서도 그 맛에 있어 현대인의 입맛에 딱 들어맞으니 하나하나 신기하고 새로운 맛이다.
여기에 시루떡과 두텁케익 까지 맛을 보게 되면 여지 없이 혼자 먹은 것이 미안하여 집식구들을 위해 사가지고 갈 생각이 들게 된다. 우리 것에 익숙지 않은 신세대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도 우리 전통의 떡 맛을 보이는 데 제격이다. 주문이 밀려 미리 미리 주문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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