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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정치시평]“멍청하긴, 독일식이 답이야”
손호철 | 서강대 교수·정치학답답하다. 일단 해결은 됐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협상 중단 때문이다. 일차적 책임은 문 후보에게 있다. 그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당의 혁신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손 놓고 있음으로써 안 후보의 공격을 자초했다. 자기 자신을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안 후보 측과 마주앉아 아무리 거창한 정치개혁을 합의한들 누가 믿겠는가? 답답하긴 안 후보도 마찬가지다. 안 후보 측은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안 후보 양보론 등과 상관없이 민주통합당의 자기개혁을 훨씬 이전부터 공개적이며 적극적인 방식으로 요구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다가, 문 후보 측에서 안 후보 양보론을 유포했다는 등을 이유로 협상을 중단했다니 답답하다. 안 후보는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그 정도는 당연히 각오했어야 한다. 따라서 이를 웃어넘기든가, 항의를 해서 시정을 요구할 일이지 협상을 중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한마디로, 온실에서 자란 부잣집 외동아들의 투정을 보는 것 같다. 또 문재인 진영에 시한을 정해 민주통합당의 혁신을 요구하되 협상은 진행하는 양면전술을 쓸 수 있음에도 협상을 중단하고 벼랑 끝 전술을 쓰는 것을 보니, 안 후보가 정치입문 한 달 만에 배운 것이 기껏해야 이 같은 낡은 구태 정치인가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온다. 안 후보가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대범한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줄 때 더욱 인기를 얻을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해 답답하다.
사실 두 진영의 후보 단일화 과정을 보면 전체적으로 안 후보의 지지가 필요한 문재인 진영이 안 후보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정치개혁 협상의 경우도 이번 소동으로 그 논의가 중단됐지만 문 후보 측이 안 후보의 요구를 수용해 국회의원 수를 축소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큰일이다. 많은 정치학자들이 한국의 국회의원 수는 오히려 적으며 국회의원 수 축소가 국회개혁의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민주통합당까지 국민들의 반정치 정서에 기대는 안 후보의 나쁜 포퓰리즘에 굴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동으로 양측의 협상이 중단되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이상, 이 같은 합의가 사실이라면 이를 재고해야 한다. 관건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고 시민통제를 강화하는 것이지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대해서도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양측은 비례대표 확대에 합의하고 확대의 폭에 대해 조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례대표 확대는 사표를 줄이고 표의 등가성을 높이는 중요한 개혁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쳐 환영할 일이지만 이를 넘어서 비례대표 방식 그 자체를 바꿔야 한다. 비례대표 방식에는 독일식과 일본식이 있는데 우리는 일본식을 택하고 있다. 일본식은 비례대표 의석을 득표율대로 나누는 방식으로 여전히 사표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A당이 지역구에서 전패하고 10%를 얻었다고 할 때 비례대표 의석이 전체의 3분의 1인 경우 득표율의 3분의 1 수준인 3.3%의 의석을 갖게 되어 6.7%의 표가 여전히 사표가 된다.
반면에 독일식은 비례대표 의석만이 아니라 전체 의석을 득표율대로 나누어 해당 정당의 의석수를 정해줌으로써 의석수와 득표율이 일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사표가 안 생긴다. 결국 독일식을 도입하면 A당이 10%를 얻었다면 의석수는 10%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배정 방식 때문에 경우에 따라 할당한 의석이 전체 의석을 넘어서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만 이는 그 장점에 비해 극히 지엽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얼마 전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이의 도입을 주장한 바 있고,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교수노조 등 대표적인교수학술단체들도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독일식 선거제도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클린턴의 유명한 선거구호를 변형시킨다면, “멍청하긴, 독일식이 답이야”이다.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대해서도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양측은 비례대표 확대에 합의하고 확대의 폭에 대해 조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례대표 확대는 사표를 줄이고 표의 등가성을 높이는 중요한 개혁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쳐 환영할 일이지만 이를 넘어서 비례대표 방식 그 자체를 바꿔야 한다. 비례대표 방식에는 독일식과 일본식이 있는데 우리는 일본식을 택하고 있다. 일본식은 비례대표 의석을 득표율대로 나누는 방식으로 여전히 사표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A당이 지역구에서 전패하고 10%를 얻었다고 할 때 비례대표 의석이 전체의 3분의 1인 경우 득표율의 3분의 1 수준인 3.3%의 의석을 갖게 되어 6.7%의 표가 여전히 사표가 된다.
반면에 독일식은 비례대표 의석만이 아니라 전체 의석을 득표율대로 나누어 해당 정당의 의석수를 정해줌으로써 의석수와 득표율이 일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사표가 안 생긴다. 결국 독일식을 도입하면 A당이 10%를 얻었다면 의석수는 10%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배정 방식 때문에 경우에 따라 할당한 의석이 전체 의석을 넘어서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만 이는 그 장점에 비해 극히 지엽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얼마 전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이의 도입을 주장한 바 있고,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교수노조 등 대표적인교수학술단체들도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독일식 선거제도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클린턴의 유명한 선거구호를 변형시킨다면, “멍청하긴, 독일식이 답이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