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IMF의 내부고발, <font color=blue>이승철(66회)</font><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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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IMF의 내부고발
이승철 논설위원
입력 : 2012-07-23 21:04:32ㅣ수정 : 2012-07-23 21:04:32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을 놓고 선진국들과 신흥공업국들이 대립하고 있던 지난해 5월, ‘IMF 총재직과 유럽의 탐욕’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칼럼은 ‘총재-유럽, 수석 부총재 미국’이라는 오랜 관행에 따라 성추문으로 물러난 스트로스 칸 총재 후임으로 미국과 유럽이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던 크리스틴 리가르드를 후보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한 것이다. 특히 글은 유럽의 채무위기가 가시화한 상태에서 또다시 유럽 출신을 총재 자리에 앉힌다면 ‘국제사회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완강했다. 그들은 유럽의 채무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유럽 출신 총재가 꼭 필요하다면서 결국 구질서를 지키려는 자신들의 뜻을 관철했다. 대신 선진국들이 내놓은 선물은 유럽의 경기침체와 신흥공업국들의 경제력 신장을 반영해 유럽의 지분율을 줄이고 이사국 수를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1999년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에도 국제사회에서 ‘미스터 엔’으로 불리던 사카기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상이 총재선거에 나섰다가 이러한 구질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한 바 있다.
IMF는 1945년 설립 이후 세계개발은행(WB)과 더불어 국제금융체제의 양대 축으로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IMF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를 경고조차 못했을 뿐 아니라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도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당연히 국제사회에서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를 얘기하면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목소리에는 IMF 폐지와 같은 초강경론부터 IMF의 근본적 개혁까지 다양한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 유럽 등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목소리들을 끝내 외면하다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왔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완강했다. 그들은 유럽의 채무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유럽 출신 총재가 꼭 필요하다면서 결국 구질서를 지키려는 자신들의 뜻을 관철했다. 대신 선진국들이 내놓은 선물은 유럽의 경기침체와 신흥공업국들의 경제력 신장을 반영해 유럽의 지분율을 줄이고 이사국 수를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1999년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에도 국제사회에서 ‘미스터 엔’으로 불리던 사카기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상이 총재선거에 나섰다가 이러한 구질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한 바 있다.
IMF는 1945년 설립 이후 세계개발은행(WB)과 더불어 국제금융체제의 양대 축으로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IMF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를 경고조차 못했을 뿐 아니라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도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당연히 국제사회에서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를 얘기하면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목소리에는 IMF 폐지와 같은 초강경론부터 IMF의 근본적 개혁까지 다양한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 유럽 등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목소리들을 끝내 외면하다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왔다.
IMF에서 20여년간 근무한 피터 도일 유럽국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사직서를 내면서 유로존 위기가 “(IMF에 의해) 이미 오래전에 감지됐으나 오히려 은폐됐다”고 폭로했다. 일종의 내부고발이자 자기고백이다. 그는 “IMF가 세계 경제의 감시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은 유럽 편향적이기 때문”이라며 그 단초를 총재직 선출 과정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도일은 “지난 10년간 이 과정은 명백히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그의 고발이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