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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91회 작성일 2012-02-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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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준 칼럼] 한국정치, K-POP서 배워라
기사입력 2012.02.22 17:55:52 | 최종수정 2012.02.22 18: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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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사랑을 받고 있는 K-POP 가수들이 국내에서만 경쟁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도 지금 같은 수준은 어림없을 것이고 그룹들 간 선의의 경쟁보다는 서로 비방하고 각종 스캔들로 낙마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았을까. 결국 세계를 상대하다 보니 작은 틀 속에서 있었을 법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K-POP 공연은 가슴 뿌듯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문화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파리에 유럽 전역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K-POP에 열광하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전 세계에 전해졌다.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그들을 보면서 언어와 인종이 달라도 음악과 율동을 통해 느껴지는 감동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강조하는 이른바 `버추얼 네이션(Virtual Nationㆍ가상국가)`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국적이 있지만 문화적 동질감이라는 면에서는 가상국가 `한류`의 일원이라는 의미다.

K-POP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막막한 한국 정치도 뭔가 변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한류를 통해 한껏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정치 쪽만 바라보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무력감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상국가 `한류`가 한국 정치에 던져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우선 엘리트 충원 과정의 치열함이다. 이수만 회장의 말을 빌리면 "1000명을 오디션하더라도 맘에 드는 사람이 없으면 포기했다"고 단언할 정도다. 그만큼 사(私)적인 개입 없이 실력으로만 미래의 K-POP 유망주들을 선발했다는 이야기다. 세계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자칫 사람을 잘못 선택한다면 기획사로서는 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도 선거를 앞두고 젊은 피 수혈이 한창이다. 하지만 과거의 졸속 선택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적인 안목보다는 그저 감각적인 반짝 스타들을 일회용으로 써먹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물론 K-POP과는 달리 괜찮은 인재들이 정치를 기피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우리 정치가 정치인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60여 개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다. 그런 저변이 있기 때문에 제2, 제3의 `소녀시대`나 `샤이니`를 언제나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인물들이 정치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팬을 향한 서비스 정신도 K-POP 특징 중 하나다. K-POP 공연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연습에 열중했고 자기관리에 철저한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일사불란한 율동과 몸관리 상태를 보면 그들의 인기가 그저 일회성 거품이 아님을 간파할 수 있다.

한국 정치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팬 서비스 실종이다. 누구를 위하여 정치를 하고 있는가를 망각하고 있다. 선거 때만 감언이설로 국민에게 아첨할 뿐 유권자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 최근의 복지논쟁, 저축은행특별법 사태도 그렇다. 서로 퍼주기 경쟁만 하는 것이 팬 서비스는 결코 아니다. 공연 펑크 났다고 단순히 환불만 능사인 것처럼 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 우리 정치는 돔구장 하나 없는 프로야구와 다를 게 없다.

K-POP의 진정한 강점은 소통이다. `오빠 부대`에서 시작해 `이모 부대` `삼촌 부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K-POP이 세대를 넘어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 아시아 소국에서 잉태한 POP 문화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도 K-POP이 인종적, 문화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한국 정치는 이념과 증오의 틀에 갇혀 대화는커녕 `서로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신바람보다는 답답함과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K-POP이 한국 제품, 음식 및 한글 세계화에 기여하듯 정치에도 변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병준 국차장 겸 지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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