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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내정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제2, 제3의 개성공단 가능성을 묻는 남경필 외통위원장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특히 “한때 남북이 한강 하구를 공동이용하는 것에 심취해 연구했고, 이를 보고서로 낸 적이 있는데 개성공단은 그런 취지에 가깝다”면서 “지금도 그 연구를 폐기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남북이 한강 하구에서 공동 노력하는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일부가 앞서 국회의원의 개성공단 방문을 불허한 데 대해 “여야 합의로 요건을 갖춰 요청해 오면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되는 쪽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류 내정자는 대북기조에 대해 “전체적인 기조는 유지할 생각이지만 남북간 소통이 되지 않고 여러 오해가 겹쳐 서로가 우기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화채널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최소한 남북 간에 오해가 없을 만큼 통화는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단둥(丹東) 연락사무소 개설 의향을 묻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질의에 대해 “연락사무소를 만드는 일은 대사관 한쪽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중국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단둥이 아닌 다롄(大連)에 우리측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류 내정자는 이와 함께 5만t 미만의 소규모 대북 식량지원 검토 가능성을 묻는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질의에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재산세·과태료 5차례 체납
아파트·자동차 압류件 사과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인사청문회에서
현인택 장관이 물러나고 자신이 새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남북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장관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대북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추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방법론적인 유연성을 찾아보겠다"고도 했다. 어떤 형식으로든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 여권 안팎에선 류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북한과 정상회담을 비롯한 적극적 대화를 모색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류 후보자 내정을 전후해 통일부는 이미 작년 3월 천안함 폭침(爆沈) 이후 처음으로 조계종의 방북을 허용한 데 이어 지휘자 정명훈씨의 평양 방문도 승인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간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선 북한의 작년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선(先)사과가 필요하다고 해온 것에 대해 이 문제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 또는 정상회담장에서 다뤄질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북의 사과를 받아내려면 김정일의 결단이 필요한데 김에게 그것을 요구할 수 있는 자리는 정상회담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현 정부가 추진해온 남북 정상회담 계획은 지난 5월의 베이징 비밀 접촉을 포함해서 번번이 실패했다. 류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임기 말 권력 누수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원칙 있는 대북정책하에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 후보자는 또 "이산가족 상봉은 전향적으로 추진하고 개성공단사업, 종교·예술인 방북 등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5만t 이하 대북 옥수수 지원에 대해서도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류 후보자는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신변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으면 재개가 어렵다"면서도 "북과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류 후보자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이 베이징(北京)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집단 이탈사태에 대해 묻자 "(주중대사를 지낸 사람으로서) 그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 후보자는 지난 2008~2009년 5차례에 걸쳐 재산세와 과태료 등을 체납해 본인 소유 아파트와 자동차를 압류당한 데 대해 "불찰이었다"고 사과했다.
또 숙명여대 약학부 교수인 류 후보자의 부인이 그가 주중대사로 재임할 때 중국에 체류하는 시간이 많아 수업을 40%만 하고 봉급을 모두 타 갔다는 지적에 대해 "교수직을 100% 수행하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공직자의 아내로서 공공 서비스를 위해 한 것으로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