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계획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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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내년에 국민이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최근 7년 새 2배 이상으로 불어나 사상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전체 나랏빚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적자성 채무는 정부가 보유한 자산을 팔아 갚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국민에게서 거둬들인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나랏빚이다.
기획재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2011∼2015년 국가채무와 국가보증채무 관리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는 448조2000억 원으로 올해 국가채무 422조7000억 원보다 25조5000억 원(6.0%)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가보증채무 잔액은 내년 38조 원으로 올해(36조5000억 원)보다 1조5000억 원 늘어난다.
국가채무는 2013년부터는 증가율이 1∼2%대로 낮아지면서 2013년에는 460조 원, 2014년 466조4000억 원, 2015년에는 471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나랏빚이 빠르게 늘더라도 경제성장률이 더 높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내년 32.8%에 이른 뒤 2014년에는 29.6%로 20%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국민부담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적자성 채무는 2005년 100조9000억 원에서 2012년 222조 원으로 7년 새 2.2배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나랏빚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 40.7%에서 2008년 42.9%, 올해 49.4%에 이어 내년에는 49.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나랏빚 가운데 국민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늘어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막대한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인 적자국채는 2008년 7조4000억 원에서 2009년 35조 원으로 급증했다. 적자국채는 지난해에도 23조3000억 원어치나 발행됐다. 일본이 올해 발행하는 적자국채 규모가 44조3000억 엔(약 618조3500억 원)으로 세수(稅收)를 넘어서는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적자국채 발행규모가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복지지출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국가채무 증가에 따른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을 내년 13조9000억 원에서 2013년 1조8000억 원으로 줄인 뒤 2014년부터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전체 나랏빚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을 2013년 48.5%, 2015년 45.4%로 낮출 계획이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부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상하는 것과 달리 국내외 경제연구소는 3%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만큼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확산되면 정부는 다시 적자국채를 발행해 경기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어 계획대로 국가채무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국가채무 감축 계획은 비현실적"이라며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 재정건전성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현실적인 경제전망을 근거로 재정 건전성 강화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기획재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2011∼2015년 국가채무와 국가보증채무 관리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는 448조2000억 원으로 올해 국가채무 422조7000억 원보다 25조5000억 원(6.0%)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가보증채무 잔액은 내년 38조 원으로 올해(36조5000억 원)보다 1조5000억 원 늘어난다.
국가채무는 2013년부터는 증가율이 1∼2%대로 낮아지면서 2013년에는 460조 원, 2014년 466조4000억 원, 2015년에는 471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나랏빚이 빠르게 늘더라도 경제성장률이 더 높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내년 32.8%에 이른 뒤 2014년에는 29.6%로 20%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국민부담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적자성 채무는 2005년 100조9000억 원에서 2012년 222조 원으로 7년 새 2.2배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나랏빚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 40.7%에서 2008년 42.9%, 올해 49.4%에 이어 내년에는 49.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나랏빚 가운데 국민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늘어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막대한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인 적자국채는 2008년 7조4000억 원에서 2009년 35조 원으로 급증했다. 적자국채는 지난해에도 23조3000억 원어치나 발행됐다. 일본이 올해 발행하는 적자국채 규모가 44조3000억 엔(약 618조3500억 원)으로 세수(稅收)를 넘어서는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적자국채 발행규모가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복지지출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국가채무 증가에 따른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을 내년 13조9000억 원에서 2013년 1조8000억 원으로 줄인 뒤 2014년부터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전체 나랏빚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을 2013년 48.5%, 2015년 45.4%로 낮출 계획이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부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상하는 것과 달리 국내외 경제연구소는 3%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만큼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확산되면 정부는 다시 적자국채를 발행해 경기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어 계획대로 국가채무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국가채무 감축 계획은 비현실적"이라며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 재정건전성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현실적인 경제전망을 근거로 재정 건전성 강화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