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외고·자사고 폐지, 고교학점제…文정부 대표 교육정책도 흔들
입력 2022.03.10 15:00
제20대 대통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새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실해진 공교육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 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였지만 사회적 논란이 컸던 고교학점제, 외고·자사고 페지 등도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공교육 정상화 '전수 학력평가' 실시
교육 분야에서 새 정부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공교육 정상화’가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교육이 부실해지고, 이로 인해 학생들의 기초학력도 저하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교육의 양극화가 더 심화됐다는 분석도 많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10대 핵심 공약 중 하나로 ‘학교교육 정상화와 미래 인재 육성’을 내걸고, 저하된 기초학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전수 학력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바꾼 것과 방향이 달라지는 셈이다. 윤 당선인 측은 “기초학력을 보장해 미래 세대가 세상을 자신있게 살아가도록 최소한의 준비를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정시 확대, 수시 축소…"고교학점제 유명무실"
해마다 이슈가 되는 대입제도 변경도 차기 정부의 숙제다. 윤 당선인 측은 정시모집인원 비율을 확대해 대입 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시 확대의 구체적 비율을 내놓진 않았지만, 2022학년도 서울권 대학 정시 모집 비율이었던 40%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과 단일화를 이룬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는 수시 전면 폐지와 정시 100% 선발을 주장하기도 했다.
대입제도 변경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고교 교육 과정도 다시 손볼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에서 빠른 속도로 추진했던 고교학점제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취지에는 공감하나, 대입제도와 연계해 고민해봐야 하고 지역별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전 후보는 아예 고교학점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바 있다.
강남의 한 학원 강사는 “사실상 고교학점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확대와 연결되는데, 정시 확대를 할 경우 결국 학생들이 수능 과목에 쏠리면서 유명무실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고·자사고 폐지도 차기 정부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외고, 자사고 등 고교 유형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히며 문재인 정부의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대해 왔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국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2025년 3월 1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했으나, 차기 정부에서 국회를 거치지 않고 시행령을 철회할 수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측은 “자사고와 외고는 설립취지에 맞는 운영을 지원해야 하며, 특정학교 폐지를 통한 교육 평준화가 아니라 일반고의 교육역량 강화를 대폭 지원하는 방향이 맞다”며 “또 고교체제를 시행령으로 쉽게 바꿀 수 없도록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감 직선제 바뀔까…尹 "광역단체장과 러닝메이트"
1995년부터 논의했지만 답보 상태인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 통합)’도 숙제다. 윤 당선인은 유보통합 추진단을 설립해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감 직선제 개선’도 윤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다. 윤 당선인 측은 “교육현장이 정치와 이념에 흔들리는 문제를 바로잡을 계획”이라며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교육감 중심의 관료적 학교 행정을 학교 자율적 운영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교육공약 발표 자리에서도 윤 당선인은 “광역단체장과의 러닝메이트 개념이 좋지 않겠나”라며 “교육감이 주민에 의해 선출되더라도 과도한 선거운동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