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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1970-01-01 09:00
[우리말]金도끼와 金또끼의 차이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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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도끼 하면 나무꾼이 깊은 숲 속 연못 근처에서 나무를 하다가 실수로 도끼를 연못에 빠뜨리면서 연못이 산신령님과 만남의 장소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아시는 대로 산신령님은 정직한 나무꾼에게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를 모두 건네주었고 나무꾼은 부자가 되었지요. 후일담에 욕심 많은 나무꾼이 마음씨 착한 나무꾼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도 금도끼를 받아 오겠다며 쇠도끼를 연못에 던지는 모험을 감행하지요. 일설에는 이 쇠도끼에 산신령님이 그만 잘못 맞아 돌아가시는 바람에 욕심 많은 나무꾼이 금도끼는커녕 쇠도끼마저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정설에는 욕심 많은 나무꾼이 금도끼를 연못에 빠뜨렸다고 넋두리를 하자 산신령님이 쇠도끼를 들고 나타나 문답을 주고받는다고 하면서 이야기가 계속되지요. "이 도끼가 네 도끼냐?” "아니에요, 제 도끼는 금또끼예요.” 저의 글에서는 "정직(正直)이야말로 최선(最善)의 정책(政策)."이라는 덕목을 평소에 생활화하고 있는지 면접하시는 산신령님의 방법론을 감히 이러쿵저러쿵하자는 것이 아니고 욕심 많은 나무꾼의 '금도끼' 발음론을 한번 왈가왈부해보겠습니다. '금도끼'는 아시다시피 '금(金)으로 만든 도끼'입니다. 도끼가 온통 금이어서 꽤 값나가는 보물입니다(금도끼가 산신령님이 살고 계실 정도의 신비한 연못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금도끼는 실제로는 연못에서 발견했을 사금(砂金)일 가능성이 있음). '금도끼'는 마음씨 착한 나무꾼처럼 그냥 '금도끼'로 자연스럽게 발음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욕심 많은 나무꾼이 '금도끼'를 강조한 나머지 얼떨결에 그만 '금-또-끼'로 한 자씩 또박또박 힘주어 발음했다고 칩시다. '금또끼'는 사이시옷을 넣어서 적어본다면 '금ㅅ도끼'에 다름아니며 '금으로 만든 도끼'가 아닌 '금을 캐는 도끼' 정도로 뜻이 달라지고 맙니다. 나무꾼은 나무로 된 집인 '나무집'에서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나무꾼은 장에 직접 나무를 내다팔 수도 있고 나무를 파는 곳인 '나뭇집'에 나무를 넘길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에 조선일보의 월요 섹션 NK 리포트(http://nk.chosun.com)에 북한은 '사이시옷'을 안 쓴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김미영 기자님의 글로서 그 기사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nk.chosun.com/news/news.html?ACT=detail&cat=-1&res_id=8311 북한에서는 '나뭇집'을 '나무집'으로 적는다는 이야기이지요. 물론 표기만 다를 뿐이고 소리내어 읽을 때의 발음은 우리 남한과 똑같이 '나무찝'(또는 '나묻찝')이 됩니다. 한편 나무꾼이 산에서 나무하다가 공으로 듣는 새[조(鳥)] 노래의 주인공 '산(山)새'는 흔히(보통) [산쌔]로 읽고 있습니다. 잘못 읽는 바가 아닌 담에야 [산새]로 읽는 일이 없겠지요. 굳이 [산새]로 읽는다면, 山이 거대한 새가 되어 날아오르는 판타지 이야기가 엮어지겠군요. 장자(莊子)의 엄청나게 거대한 새, 붕새를 머리 속에 떠올릴 분도 계시겠습니다. 다음에는 단어의 짜임새가 '나무집', '나뭇집'과 같은 외국말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터키말이 그렇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비단'을 터키말로는 '이펙 쿠마슈'라고 한다는군요. '이펙'(ipek)은 '깁실'(비단실)이고, '쿠마슈'는 '베'[포(布)]입니다. '나무집'과 같습니다. 제사공장(製絲工場 : 비단실을 뽑아내는 공장)을 '이펙 파브리카스'라고 한답니다. '이펙'(ipek)은 '깁실'(비단실)이고, '공장'은 '파브리카'(fabrika)인데 '파브리카'에 무엇이 덧붙여 있는 것이 눈에 뜨이지요. '나뭇집'을 생각나게 하지 않는가요? * <세계 언어 개설>(도쿄 겐큐사 발행) 참고.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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