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테러사건이후의 뉴욕,와싱턴 방문기(65회 김의형)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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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00회 작성일 1970-01-01 09:00
연쇄테러사건이후의 뉴욕,와싱턴 방문기(65회 김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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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yber기자9, ,66회 박정관입니다. 다음은 추석연후기간중에 뉴욕과 와싱턴을 다녀온 65회 김의형교우가 보내온 이-메일 내용입니다. 현지 미국인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서신이라서 옮겼습니다. ========================================================= 보낸사람: 65회 김의형 (현대중공업 법무실 이사) 보낸시각: 2001년 10월 8일 월요일 오후 1:33 ------------------------------------------- 오늘 새벽의 탈레반에 대한 공격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공격할 것을 예고했던 것이므로 새로울 것은 없지만 여하튼 그로 인한 휴유증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깊게, 그리고 오래갈 것이라는 음울한 생각이 듭니다. 휴일을 이용, 워싱턴과 뉴욕을 잠시 다녀왔습니다. 매년 한번 씩 다녀와야 하는 연례 행사의 일환으로 다녀왔는데 이번에 느꼈던 것은 예전과 무척 다른 것이었기에 참고로 분위기를 알려 드리고자 몇 자 적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겉보기에는 정상을 되찾은 듯 보였으나 실제 내면적으로는 무척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저는 미국을 갈 때마다 한국인 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고 현지의 미국 친구 집에 머물며 그들과 시간을 같이하다 오는 관계로 한국 교민 사회를 통해 보는 미국의 시각이 아닙니다.) 늘 주말만 되면 부산하기 그지없는 shopping center 들도 예전보다 덜 붐비고 있었고, 평소 관광객 들로 벅적대는 워싱턴 박물관 들의 주말 풍경도 예전의 활력이 없었습니다. 뉴욕에서 친구들과 Off-Broadway musical을 보러 갔었는데 좌석이 30% 정도 밖에는 차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보통 오래전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좋은 좌석을 구할수 없는 뉴욕시티 뮤지컬이었는데 얼마나 관광객들이 줄어 불황을 겪는지 피부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뉴욕타임즈를 읽으니 몇 몇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아예 막을 내리고 production company가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Carnegie Hall의 이번 시즌 opening gala concert는 Claudio Abbado가 지휘하는 Berlin Philhamonic Orchestra로, 지휘자 Claudio Abbado가 동 시즌 연주를 끝으로 은퇴를 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concert 였는데 뉴욕시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 위해 갑자기 연주 프로그램을 바꾸어 연주를 하더군요. 동 콘서트는 일반 관광객 들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 관계로 객석은 black tie 를 한 청중 들로 꽉 찼었지만 예상치 않게 뉴욕 경찰이 단상에 올라 God Bless America를 부르는 것을 필두로 뉴욕 시장 루돌프 줄리아니가 무대에 올라 단합을 요청하고 나아가 consumer spending을 요청할 정도로 분위기는 엄숙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관객들 중 장난기 어린 사람들이 일어나 "Rudy, sing a song! Rudy, sing a song!" 하고 박수를 쳐대어 폭소를 자아내게 하기도 했지만 통상의 카네기 홀 연주회 때 와는 달리 전반적으로 대단히 무거운 분위기의 season open gala concert 였습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후속 파티를 낀 연주회는 뉴욕의 상류층이 모이는 것이므로 줄리아니가 단상에 나와 상류층에게 consumer spending을 요청하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요.) 록펠러 센터 앞에 위치한 St. Patric Cathedral 에서는 아직도 계속 참사 수습 당시 죽은 소방대원 들과 경찰들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고, 워싱턴과 뉴욕시 거리의 거의 모든 window와 아파트, 심지어는 차에도 미국 국기가 달려 있었습니다. 저는 여지껏 미국 시내에서 그렇게 많은 성조기가 걸려 있는 것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디로 눈을 돌려도 "United we stand!"라는 구호가 눈에 띄었습니다. 뉴욕시는 지하철을 China town이 위치한 Canal Street 까지만 운행하고 있었고, 그 이후는 걸어서, 또는 버스를 이용해야 하더군요. 물론 사고 현장 근처는 아직도 접근을 막고 있을 뿐 아니라, 맨하튼 시내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은 bridge나 tunnel 입구에서 일일이 검색을 하기 때문에 엄청난 줄이 늘어서 있더군요. 출, 도착시 워싱턴 외곽, 서북 쪽에 위치한 Dulles 공항을 이용하였는데 공항 검색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지만 샅샅이 검문, 검색하는 통에 출국장에는 긴 행렬이 늘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군요. 반면, Amtrak (미국 철도회사) 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아 금요일 오전 임에도 불구하고 전 좌석이 만원이 되더군요. 대다수가 단거리의 경우 (뉴욕-워싱턴은 울산-서울 간의 거리로 3 시간 반 소요) 가급적 비행기를 피하는 것 같더군요. 제가 만나고 온 미국인 친구들 모두가 lawyer들이거나 미 연방 정부 고위직 공무원, 그리고 대학 교수들인 관계로 비교적 자유로운 발상을 하는 liberal 한 사람들이지만 심리적으로 동 사태로 인해 많이 위축되어 있었고, 또 conservative한 opinion들을 내놓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제가 느꼈던 것은 "Will America be the same as before?" 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두의 가슴에 미국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드리워져 있었고, 이번 공격이 장기화 될 경우, 세계 경제는 결국 1929년의 대공황 사태와 같은 공황기로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팽배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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