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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74회 작성일 2015-10-15 11:18
문학평론가 <font color=blue>김치수</font> 1주기… 전집 1차분 2권-추모문집 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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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다정한 미소의 ‘프랑스 장갑차’

김지영기자

입력 2015-10-15 03:00:00 수정 2015-10-15 11:01:01


문학평론가 김치수 1주기… 전집 1차분 2권-추모문집 나와

74176942.1.jpg고 김치수 평론가와 추모 문집의 1차분인 ‘문학사회학을 위하여’와 ‘화해와 사랑’. 동아일보 DB 

“지금도 내 앞에 저만큼 성큼성큼 걸어가는 김치수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미소를 짓지 않는다. 평소와 달리 그는 저만큼, 너무 멀리서 가고 있다.”(김화영 평론가)

“오후 녘이면 가끔 우리가 머물던 그 오피스텔 근처의 커피전문점 ‘나무 사이로’까지 나와 앉아서 난데없이 전화를 주고 ‘나와라, 커피 한잔하자’며 나를 불러 주던 자상한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나를 다시 부르는 것 같았다.”(마종기 시인)

지난해 타계한 김치수 평론가의 1주기(10월 14일)를 맞아 ‘김치수 전집’(전 10권 예정) 중 1차분과 추모 문집이 나왔다. 1차분은 ‘문학사회학을 위하여’와 ‘화해와 사랑’ 두 권이다. ‘화해와 사랑’은 고인의 유고 비평집으로 이청준 김승옥 박완서 김주영 소설가에 대한 말년의 비평 모음이다. ‘문학사회학을 위하여’는 1970년대 문학 비평의 새로운 방법으로 모색된 문학사회학의 수용과 실천을 다룬 평론집이다.  

추모 문집 ‘이야기들의 감동’은 지인들의 회고담을 묶었다. 고인의 다정하고 솔선수범하는 성품에 대한 추억이 많다. 김광규 시인은 지난 세기 말 독일에서 열렸던 낭독회 행사를 돌아봤다. 행사 시작 전 첫 번째로 낭독해야 할 소설가가 호텔에 남아 있다는 걸 알고 다들 발만 동동 구를 때 슬며시 길도 잘 모르는 호텔을 찾아가 소설가를 데리고 온 사람이 고인이다. 염무웅 평론가의 사적인 기억은 젊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귀던 여성과 헤어지고 황망한 마음을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그는 고인의 집으로 향한다. “너무도 편안하고 일상적인 얼굴의 치수를 보았을 때 (…) 파멸 직전에야 겨우 ‘생활의 현장’으로 귀환했는지 문득 깨달아졌다”고 했다.  

유종호 평론가는 고인의 애칭인 ‘프랑스 장갑차’를 언급하며 “사람을 사귀고 부지런히 글을 쓰는, 하는 일에 전신 투구” 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제자인 최윤 소설가는 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탈고한 뒤 먼저 선생에게 보여 주고 의견을 구했던 것을 털어놓았다. 문학과지성사의 창립 주역인 ‘문지 4K’(김현 김치수 김병익 김주연) 중 김주연은 벗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적었다. 

“낯선 사람처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구나.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길 아래’ 서 있던 사람들이라는 사실 아래 위로받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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