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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6회 작성일 2015-10-15 11:25
‘어글리 서울’글 최월천, 서울토종의 서울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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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수도] ‘어글리 서울’ ‘어글리 서울’글 최월천, 서울토종의 서울사랑 이야기
경제풍월 기자  |  teuss@econotalk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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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15  08: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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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수도 
‘어글리 서울’ 
(Ugly Seoul)
 
글 최월천, 서울토종의 서울사랑 이야기
 

  

자랑스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도시행정학 전공자가 ‘어글리 서울’(Ugly Seoul)이라고 썼다. 600년이 넘는 고도(古都) 서울의 도시미학을 잘 알고 있는 작가 최월천 씨가 ‘아름다운 서울’, ‘거룩한 서울’을 꿈꾸며 못마땅한 대목을 추려 출간했노라고 설명한다. 

국보1호 숭례문에 관한 특별감상 

‘어글리 서울’은 숭례문에서부터 남산과 한강을 지나고 종로와 중구를 거닐다가 변두리 북악과 중랑을 더듬은 후 금싸라기땅 명동의 중국 대사관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앞뒷면을 고루 짚어냈다.
서울의 관문, 국보 1호인 숭례문을 바라보며 작가는 특별한 감상이 많다고 적었다. 일제 강점기에 속칭 ‘남대문’이라고 불렸던 숭례문이야말로 수도 서울의 역사성의 상징으로 6.25 전란 때도 무사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08년 어느 정신병자의 방화로 숭례문이 홀랑 타버리는 처절한 모습을 시민들이 TV로 지켜봤다. 
그 뒤 예산을 많이 들여 옛 원형대로 복원했다지만 대목수가 소나무를 훔쳐냈느니 도료가 가짜였느니 뒷말이 많았으니 역사의 변조가 아니냐고 개탄한 것이다.
숭례문이 6.25 적 치하를 겪고 9.28 서울 수복기에도 미군기의 폭격을 피해 말짱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주일 특명전권대사 김용주(金龍周) 씨의 공헌이다. 맥아더 사령부에게 숭례문이 중요 문화재의 하나이니 폭격해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김용주 공사가 바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선친이다. 그는 뒷날 전남방직을 설립한 큰 사업가로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여러 차례 중임했었다. 

대한민국 상징의 거리 ‘유감’ 

작가는 ‘황토마루를 거닐며’ 편에서 옛 조선시대 왕정의 거리인 오늘의 세종로가 왜 이 모양이냐고 개탄한다. 드넓은 대한민국의 상징의 거리로 조경되어 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교보빌딩 발치에 남아 있는 황제의 비전(碑殿)이 초라하다. 이는 순종이 고종황제의 등극 4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효심의 상징이나 오늘의 도시화 뒷켠으로 밀려나 존재감을 아는 이가 별로 없다.
옛 육조(六曹)거리의 위엄은 사라지고 온통 소음, 진동, 먼지에 싸여있는 비전 앞에는 꾸부정한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로이 업하는 모습이다. 작가는 아예 시민의 이름으로 이를 정1품송(松)으로 품계라도 높여 주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광장 입구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큰 칼을 짚고 서서 왜란으로부터 광화문과 청와대를 수호하는 형국이다. 바로 뒷켠에는 성군 세종대왕이 곤룡포 입고 익선관 쓰고 한글자판 위에 책을 펴들고 군림하지만 ‘이슬 맞는 대왕’ 신세다.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세웠겠지만 역사상 최고의 문민대왕이 광장에서 사시사철 비바람을 맞고 계시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다.
그보다도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세월호 천막은 1년 넘게 불법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광화문 앞 태극기 게양기는 광복 70주년 기념 정부사업으로 확정해 놓고 세우지 못하고 있으니 도대체 나라꼴이 말이 되는가. 국가보훈처 박승춘 처장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MOU를 체결하고 8월 15일까지 설치키로 합의했는데도 시민운동가 출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광장위원회가 “시민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불허하고 있다니 우리네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마도 작가도 이를 ‘어글리 서울’의 한 단면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종로, 중구등 ‘서울을 위하여’ 아쉬움 

종로구는 작가가 학교에 다닌 고장으로 조선왕조 5대 궁궐터가 남아 있으니 600년 고도의 심장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지금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냐고 작가가 묻는다. 이곳에 성균관이 있는지 아무나 알고나 있는가, 피맛골의 논쟁은 끝이 났는가. 
세월이 좋아져 관광 스토리텔링도 좋고 사람중심 명품도시도 좋지만 종로통의 자존심·자부심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느냐는 한탄이다. 
다시 서울의 중심 중구는 과연 서울의 중심이 맞느냐고 묻는다. 작가는 중심을 못 잡는 중구에 100층의 마천루는 그만 두고 영화의 거리 충무홀에 추억극장이나 허(許)하라고 당부한다. 또한 남산에는 애국가 광장을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고 문의한다. 
또한 강북구는 서울의 지붕이니 관산정(觀山亭) 하나쯤 필요하지 않느냐고 조언하고 서울의 변방 중랑구는 ‘이성계 마케팅’이 적격이라고 지적하며 아예 구의 명칭을 ‘용마루’로 개칭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도록 권고한다. 
유행의 거리 명동의 중국 대사관은 어릴 적 물만두와 전족의 여인이 추억이지만 어느새 건물지붕이 마치 청병(淸兵)의 모자 형세로 청국냄새가 물신 풍긴다고 보는 것이 작가의 안목이다. 이홍장이 설쳐댄 대원군 시절에는 청나라 공사관, 대한민국 정부수립 직후에는 장개석의 중화민국 대사관이었다가 지금은 모택동의 중화인민공화국 대사관으로 바뀌었으니 세월과 역사의 반역과 반전 아니고 무엇인가.  
요즘 한·중 간에는 양국 지도자가 상호 국빈으로 방문하고 최상의 신뢰와 우호관계로 발전했지만 작가의 눈에는 ‘청병의 모자를 쓰고 나타났네’라고 비쳐진 것이다.

서울 토종의 ‘서울사랑’ 이야기 

작가 월천(月泉)은 필명으로 본명은 최종인(崔鍾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광희초등, 광희중학, 중앙고등을 나온 서울 토종(土種)으로 성균관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남산공원의 개발방향에 관한 고찰’로 석사학위를 받은 전문가이다.
그의 성장기와 학문에 비춰보면 서울에 대한 애증이 겹겹이 쌓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족보학과 향토사에도 연구가 깊고 한국성씨총연합회 사무총장 경력도 쌓았다. 중앙일보사가 발간한 ‘성씨의 고향’, ‘인물의 고향’ 편집에도 참여했다니 남다른 전문가적 안목으로 서울의 사랑이야기를 쓰다가 ‘어글리 서울’이란 표제를 붙였을 것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도서출판 보청, 235쪽, 값 14000원.)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5호 (2015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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