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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05회 작성일 2014-08-28 16:05
“仁村, 일제강점기 정부역할 대신해 언론-교육사업 수행”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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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村, 일제강점기 정부역할 대신해 언론-교육사업 수행”

서정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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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8 03:00:00 수정 2014-08-28 07:51:06

언론학회 28일 高大서 인촌 김성수 선생 업적 주제로 세미나

66055867.1.jpg인촌은 일제강점기 교육(중앙학교 보성전문학교)과 언론(동아일보) 기관을 동시에 운영하며 국내에서 문화적 독립운동을 해왔다. 보성전문학교의 후신인 고려대 본관 앞에 선 인촌(위 사진 오른쪽)과 1926년에 세워진 동아일보 광화문 사옥. 동아일보DB
“일제강점기 인촌은 독립국가였으면 정부가 수행했음직한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언론학회가 인촌 김성수 선생(1891∼1955)의 언론과 교육사업을 주제로 28일 오후 3시 반 서울 고려대 미디어관에서 세미나를 개최한다. 주제발표는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한균태 경희대 교무부총장의 사회로 박정찬 전 연합뉴스·뉴스와이 대표,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유재천 전 상지대 총장, 유홍식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임상원 고려대 명예교수. 최종후 고려대 응용통계학과 교수, 한정호 연세대 언론영상홍보학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정 교수는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식민통치 아래서 언론과 교육기관을 장기간 동시에 운영한 것은 인촌이 유일하다”며 “임시정부나 항일 무장투쟁 등 해외의 독립운동과는 다른 차원에서 높이 평가받을 업적”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인촌이 언론(동아일보)과 교육기관(보성전문-중앙학교)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민족진영 인사들의 활동무대와 몸을 은신할 둥지를 마련했다는 것. 이를 통해 민족운동과 문화민족주의 구현이라는 국내 항일운동의 본거지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정 교수는 “인촌은 민족정신을 함양하고 실력양성을 기하는 것이 먼 장래를 기약하는 방책이라고 여겨 민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교육을 진흥하는 운동에 힘을 기울인 주역”이라며 “마이클 로빈슨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이를 ‘문화적 민족운동’이라고 불렀고 일제 또한 1934년 발행한 고등경찰요사(要史)에서 ‘문화적 방법에 의한 민족운동’이라고 칭했다”고 밝혔다.

인촌은 1915년 재정난에 시달리던 중앙학교(현 중앙중고교)를, 1932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를 인수해 수많은 민족의 인재를 양성했다.

인촌은 신문 발간을 위해 전국에서 주주 78명을 규합해 1920년 4월 1일자로 동아일보를 창간했다. 창간 보름 만인 4월 15일자가 발매금지를 당했고 1925년까지 200회가 넘게 압수당했다. 정 교수는 “특히 인촌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때 가장 많은 압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그만큼 어려운 시기에 사주인 인촌이 일선에서 책임을 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촌이 사장 재임 중인 1926년 10월 26일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도 최근 밝혀졌다. 당시 동아일보는 간디의 독립운동을 수차례 보도했고 총독부는 외국 식민지의 독립운동을 빙자해 조선의 독립사상을 고취하려는 기사를 싣지 못하도록 했다.

편지를 보낸 시기는 동아일보가 3·1운동 7주년 관련 기사를 게재해 무기정간을 당했다가 속간된 지 6개월이 되는 때로, 주필 송진우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인촌은 편지에서 “당신은 인도뿐 아니라 조선에서도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우리 조선 민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이 편지는 인도의 간디기념재단에 보관돼 있다. 11월 26일 작성된 간디의 답장은 이듬해인 1927년 1월 5일자 동아일보에 실렸다. 간디가 보낸 편지는 ‘조선은 조선의 것이 되길 바란다’는 짧은 내용이었으나 동아일보는 이와 함께 간디의 독립운동을 상세히 소개해 행간의 의미를 전달했다.

정 교수는 “엄혹한 언론 환경에서도 총독부의 지침까지 어겨가며 간디에게 편지를 보내고 답장까지 실은 것은 신문이 어떤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펼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인촌과 동아일보는 1930년대 들어 정면으로 항일운동을 벌이기 힘들어지자 우회적으로 민족정신을 고양하는 사업을 벌였다. 1931년 5월 충남 아산의 이순신 장군 유적 보존운동을 펼쳤고 그해 7월 농촌계몽과 한글보급을 위한 ‘브나로드 운동’도 전개했다.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동아일보는 네 번째 무기정간을 당하고 인촌은 고문역에서 물러났다. 1940년 동아일보는 강제 폐간됐다.

정 교수는 “일제강점기 국내에서 언론, 교육, 산업을 통해 민족의 역량을 기르는 일에 헌신한 업적을 폄훼하고 심지어 친일파로 모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인촌이 운영했던 언론· 교육기관을 통해 수많은 인재가 배출되고 오늘까지도 존립해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거대한 업적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서는 한정호 교수는 “인촌을 언론인 교육자 경영인 민족주의자 혹은 친일파 등 여러 측면으로 쪼개서 보고 있지만 그가 어떤 인물인지 하나의 인촌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홍식 교수는 “인촌에 대한 평가는 민족주의자냐 친일이냐는 일방적 주장이 아닌 사실에 입각해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기획한 최현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전 한국언론학회장)는 “최근 저널리즘의 위기가 증폭되는 시기에 우리나라 언론의 선각자가 저널리즘의 어떤 시각과 태도를 가졌는지 되돌아보며 위기 타개의 시사점을 찾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며 “앞으로 광복 후 좌우 대립 시기의 언론과 1970년대 독재정권하의 언론 등 연속 시리즈로 5회 정도 기획세미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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