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핵우산 요구한 북한, <font color=blue>하태원(79회)</font> <동아닷컴>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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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2012-06-26 12:24
미국에 핵우산 요구한 북한, <font color=blue>하태원(79회)</font>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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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하태원]미국에 핵우산 요구한 북한

기사입력 2012-06-26 03:00:00 기사수정 2012-06-26 03:00:00



하태원 논설위원

올 3월 8일 미국 뉴욕 밀레니엄 유엔플라자에 모인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시러큐스대 맥스웰스쿨 등이 주최한 이른바 ‘트랙투’ 세미나에 참석한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 겸 6자회담 수석대표는 “전임 정부와 달리 미국과의 다툼을 원하지 않으며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직함으로 토론자로 참석한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 발언을 분명히 들었다.

하지만 진짜 놀랄 말은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등장한 다음에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의 입에서 나왔다. 케리 위원장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할 경우 북-미관계 정상화를 포함해 모든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자 최 부국장은 “우리는 문서로 보장하는 관계정상화 이상을 원한다. 미국이 한국에 보장하는 것과 같은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핵실험 유예를 대가로 24만 t의 영양지원을 약속한 2월 29일의 ‘윤달 합의(Leap Day Deal)’로 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파격적 제안이었다. 북측 참가자들은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6·25전쟁 기간에 전사한 미군 유해 발굴과 문화외교의 지속 같은 구체적 방안을 내놓았다.


미국은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 날 더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어제 한 말을 믿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용호 부상은 단호한 어조로 “고위 지도부(senior leadership)와 긴밀한 상의를 한 결과”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2011년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협의했다”는 말도 했다. “김 위원장이 보장한(endorse) 것”이라는 말은 미국 사람들의 귀에 꽂혔다. 사실이라면 북한의 평화의지와 대미협상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채 열흘이 지나지 않은 3월 16일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 15일)을 맞아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질겁했다. 현재까지도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여전히 북한과의 사이에 벌어진 ‘놀라운 일’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었다. 미국 협상대표였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협상 과정에서 ‘인공위성 발사도 안 된다’는 점을 명문화하지 못한 순진함이 북한에 빌미를 줬다는 해석이 많다. 데이비스-이용호의 협의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평양의 군부와 강경파의 의도적 판 깨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협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던 한국 정부의 해석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북한으로서는 2·29합의를 통해 미국이 큰 위협으로 여기는 UEP 중단 약속을 해줬기 때문에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해도 미국이 합의 자체를 파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기대’를 했을 것이라고 정부는 보고 있다. 답답한 대목은 워싱턴과 서울의 판단이 상당부분 ‘추측’에 근거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카운터파트인 이용호는 말이 없고 북한 군부의 뜻은 확인할 길도 없으며 북-미 대화의 채널도 막혔으니 로버트 갈루치, 크리스토퍼 힐에 이어 데이비스 특별대표도 ‘실패한 협상가’라는 멍에를 쓰게 됐다. 북한이 배신한 이유를 알 방법도 없이.

20년 넘게 진행 중인 ‘북핵 게임’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키워온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소한 워싱턴에서 느낀 대북(對北) 감정은 많은 북핵정책 담당자들이 한 세대 동안 켜켜이 쌓아온 혐오의 감정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워싱턴에서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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