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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2011-06-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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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암 종합병원 `MD 앤더슨` 의료진 협진 완벽
이병훈 대한의사협회 고문 기고
의료진 협진 완벽…암환자 거액기부로 임상연구
기사입력 2011.06.08 15: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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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고문

 
카우보이 본고장인 텍사스. 미국 51개주 가운데 알래스카 다음으로 큰 텍사스주는 면화, 석유, 에너지, 문화산업 중심지로 미국 남부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인구 2500만명이 살고 있는 텍사스는 요즘 세계 최대 의료산업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텍사스를 찾는 의료인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성지가 됐다. 이곳은 다름아닌 텍사스 메디컬 센터(Texas Medical Center)다. 텍사스 메디컬 센터는 텍사스에서 가장 큰 도시로 멕시코만을 끼고 있는 휴스턴(Houston)에 둥지를 틀고 있다. 휴스턴은 현재 인구가 400만명으로 미국에서 네 번째지만 인구 증가 속도가 빨라 조만간 세 번째 도시가 된다고 한다.

텍사스 메디컬 센터는 80만평(260만㎡) 규모인 의료단지와 지상낙원이라는 허만 공원(50만평)이 어우러져 가만히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쾌적한 곳이다. 이곳에는 MD 앤더슨(Anderson) 암센터를 포함해 13개 종합병원과 3개 의과대학, 간호대학, 보건대학, 약학대학, 치대, 각종 연구소 등 50여 개 보건의료기관들이 모여 고층빌딩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메디컬 센터는 주립과 사립 의과대학 병원들이 서로 협조를 하면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고 의사 7000여 명이 일하며 1만5000여 병상을 두고 있다. 광활한 땅을 가진 텍사스 스타일답게 암센터, 응급센터, 재활센터, 어린이병원, 심장병원과 실내 체육관은 세계 최대 규모다.

허만공원에는 동물원, 자연과학박물관, 수목원, 극장, 나비공원, 골프코스 등 각종 운동시설들이 있어서 의료단지와 어울려 환자, 환자 보호자, 주민들에게 휴식처로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메디컬 센터는 3명이 `텍사스 도원결의`를 하면서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화무역과 금융업으로 재벌이 된 앤더슨은 친구인 허만 재벌과 친구인 라이스 재벌 등 삼총사가 모여 상의한 후 각자 이 지역을 특징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앤더슨은 암을 정복하는 병원을, 허만은 종합병원과 공원을, 라이스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학자금이 덜 드는 의학대학원을 만들었다. 이들은 결혼을 하면 재산을 모두 탕진한다고 생각하고 총각으로 일생을 마치면서 전 재산을 텍사스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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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바라 본 MD 앤더슨 암센터.

 
먼로 D 앤더슨(Monroe D. Andersonㆍ1873~1939)은 테네시주 멤피스 근처 소도시 잭슨에서 은행장 아버지와 목사 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큰돈을 벌어 재벌이 되었던 그는 1936년 기금 30만달러로 자선단체를 설립했는데 목숨을 거뒀던 1939년 1900만달러로 불어났다. 1942년 텍사스대 암병원과 암연구소를 세웠고 1988년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라고 병원 이름을 바꿨으며 로고도 시대에 따라 여러 번 바꾸었다.

현재 병원 의사 수는 1100여 명, 병실은 700병상 규모로 모두 1인실 독방이다. 병원 건물이 매우 커서 복도에는 골프 카트 전동차가 다니며 환자, 보호자, 근무자들을 운송하고 있다.

`암의 역사를 만들자. 암을 정복하자`라는 사명을 갖고 암 예방과 치료, 연구, 재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매년 50% 성장을 거듭하며 병원, 연구 건물, 사무실 건물, 숙박시설 등을 많이 지었다. 2008년에는 암환자 1만3000명이 임상연구에 참여해 미국 최대 임상연구 프로그램으로 연구기금 4억80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암환자가 방문하면 모든 검사를 마친 후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협진을 하여 원스톱 치료 방침을 세우고 신속하게 치료를 하게 된다.

◆ 암환자들의 거액 기부가 병원 발전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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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사가 말기 암환자들을 위해 지어준 어린이 및 어른용 호스피스 건물.

 
= 병원 복도를 지나다 보면 벽에 `환자 사진을 곁들인 투병기` 액자가 많이 붙어 있고 복도 옆으로 기부금을 많이 낸 인사들 동상을 보게 된다. 휴게실 복도에는 기부금을 낸 수많은 인사들 명단이 붙어 있어 기부문화를 새삼스럽게 느끼게 한다.

새로 지은 교회 건물 입구에는 유방암으로 작고한 40세 부인과 남편 사진이 걸려 있다. 부인은 비록 암에 걸려 작고했지만 너무나 친절하게 잘 치료를 해줘 남편이 감사 표시로 교회를 직접 건축했는데, 두 내외 사진과 작고한 부인을 영원히 기리는 뜻으로 기념관 이름은 부인 이름을 따서 붙였다. 몇 년 전에는 환자가 치료를 받은 후 주치의에게 감사 표시로 500만달러를 기증했다고 한다.

의사, 간호사와 모든 직원들이 지상 최고의 친절과 서비스 정신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이 자선병원의 근본적인 목표다. 이 때문에 암센터 경영은 거의 다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기부금이 많다.

◆ 암은 이제 고혈압ㆍ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 암은 이제 죽을 병이 아니라 만성질환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만성질환 위원회에서 암을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과 같이 만성질환에 포함시켜놨다. 한국도 암을 만성질환 항목에 넣어 관리하고 있어 이제는 친구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만성병 시대가 됐다.

세계 최고 암전문병원이 암을 만성질환으로 `순화`시킨 데는 한국인 역할이 컸다. 앤더슨 병원은 한국 출신 의사, 동포 2세와 3세 50여 명, 연구원 등 우수 인력 3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많은 한국 의사들이 교환교수로 근무를 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 한국 의료진과 의료시설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서울대 암병원을 비롯한 암 전문병원들이 당일검사, 판독 등 통합진료(원스톱 토털케어)를 받으면서 외국과 마찬가지로 `환자 맞춤형 진료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 병원에서 본 암환자 마지막 작별 인상적

= 미국 사람들은 가까운 친인척이 작고하면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만나요`라고 볼에 뽀뽀하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다. 우리처럼 한이 맺혀 통곡을 하거나 애통해하며 정신없이 쓰러지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신앙심이 강해서 그런지 슬픔을 감추고 인간 운명에 따라서 어차피 지금 헤어지지만 먼 훗날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조용히 보낸다.

의료센터 안에는 평화롭고 아늑한 옛날 고향 집과 같이 정원이 넓은 3층짜리 영국 주택풍 호스피스 건물 2개 동이 있다.

성인 환자와 어린이 환자 건물이 따로 있는데 마지막 가는 길에 안심하고 편안하게 요양하며 지내는 휴식장소로 맥도널드 사에서 기증했다. 주로 말기암 환자가 지내는 곳인데 앤더슨병원 의사와 정년퇴직한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같은 민족, 같은 나이, 같은 악성종양, 같은 종류 항암치료를 했지만 한 사람은 2년 살았고 다른 사람은 7년 살았다. 또 다른 사람은 15년을 살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 운명이 서로 다른 것처럼 같은 악성종양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암 진행이 다르기 때문에 인간 수명은 팔자소관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MD앤더슨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많은 도움을 준 김의신 교수께 감사드린다.

[정리 =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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