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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사로서 참 자질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요즘 일제 강점기 시대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3.1 운동을 이야기하고, 6.10만세 운동을 이야기합니다.
1979년 중앙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3.1독립운동비를 보고 등교했습니다.
제 사진 앨범의 상당부분은 그 비석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6년을 보냈습니다.
중학교 이희옥 선생님께 중앙의 3.1운동을 그렇게 귀가 아프도록 들었습니다.
1983년 6월 10일은 6.10만세 운동 기념비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박용주 선배님. 이동환 선배님.
6.10만세 운동의 주역들을 가까이서 뵈면서 그 단아한 한복의 선배님들을 뵈면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선배님들을 뵈었었고,
그렇게 중앙을 사랑했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어느 눈이 함박스레 내린 어느 날은
그 동상들 앞에서 알몸뚱이가 되어 추억의 사진을 찍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역사와 함께 뒹굴면서 역사를 배웠고,
자연스럽게 중앙인이 되어가고는 했었습니다.
모교 교사를 꿈꾸었던 제가 모교로 가지 못하고
한동안 도서관 자율학습 감독을 하면서
해마다 6월 10일에 즈음하여
도서관에 있던 동아일보에서 1926년 6월의 기사를 후배들과 함께 읽으면서
중앙을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레 역사를 접하고,살아있는 역사 속에서 치열하게 세상을 사신 선배들을 배웠습니다.
참.
행복하게 학교를 다녔었다는 생각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후배들과도 함께 하는 시간들 역시 가질 수 있었던 저는
참 행복한 중앙인이었습니다....
참
좋은 학교를 다닌 것 같습니다.
학생들과 그 부분 수업을 하면서
파워포인트로 3.1운동기념비를 보여주고
6.10만세 운동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는 꼭 '중앙고등학교'라고 써 있는 부분을 보여줍니다......
자기의 과거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역사 교사.
역사 교사로서는 자격이 많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고등학교는 좋은 학교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 것은 같습니다...
비록,
우리들만의 행복이라고 해도,
우리끼리이기에 그 행복을 넋두리 삼아도 보기에 아름답지 않지는 않겠지요.....
참.
좋은 학교를 다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