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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008-07-10 13:25
[광화문에서/홍권희]자영업 몰락 구경만 할 건가 -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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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홍권희]자영업 몰락 구경만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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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지하철역을 오가는 길에 70여 점포를 지나치는데 이따금 새 간판을 보게 된다. 지난주에도 점포 한 곳에서 공사를 하더니 새 식당이 들어섰다. 생각해 보면 길 양편에서 점포 단장 공사가 끊이질 않는 것 같다. 업주가 성공해서 떠난 경우라면 좋겠지만, 불경기를 견디다 못해 주인이 바뀐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손님이 줄을 서는 식당도 있지만 ‘문을 열면 손해’일 정도로 매출이 저조한 곳이 더 많다. 두 달째 이어진 도심 촛불집회로 직간접 타격을 받은 업소도 많다. 휴폐업 업소도 늘었다. “광우병으로 죽기에 앞서 소상공인 가족이 먼저 굶어죽겠다”는 절규가 허풍이 아닐 것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4월까지는 고물가에도 민간소비가 살아 있었지만 그 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하기에 앞서 많은 업주가 불황을 몸으로 느꼈다. 한은은 “하반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2.7%까지 떨어지면 자영업의 폐업 증가 등 뼈아픈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완만한 회복이 시작될 때까지 1년은 걸린다니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 자영업주의 나라다. 소상공인(제조업은 1∼9명, 서비스업은 1∼4명을 고용한 자영업주) 사업체는 270만 개, 종업원 없이 사업하는 자영업자를 포함한 자영업주는 605만 명이나 된다. 2006년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이 26.5%로 선진국의 두 배에 육박한다. 국민소득 수준을 감안할 때 그리스를 제외하고는 우리처럼 높았던 나라가 없다.

한 집 건너 식당이고, 미용실이고, 빵집이다. 당연히 과잉 공급 문제가 따른다. 대형 점포에 매출을 빼앗겼다고 하소연하는 일부 유통점 외에는 대부분 자기들끼리의 경쟁 때문에 힘들어 한다. 전인우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수준과 선진국의 경험을 토대로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소상공인은 3분의 1로 줄어야 적정하다”고 했다.

경쟁을 줄여보자고 자영업 창업을 막을 수도 없다. 작년과 2006년에 새 일자리가 29만 개씩 만들어졌는데 올해는 19만 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니 갈 곳을 찾지 못한 젊은이와 50, 60대 퇴직자 중 일부는 생계를 위해 또는 도전정신으로 자영업 창업에 나설 것이다.

창업을 할 바엔 시장을 알아야 하는데 마구잡이식으로 급하게 뛰어들다 보니 ‘생존확률 10%’의 무시무시한 전장에 홀로 서게 된다. 전 연구위원의 분석으로는 업종에 따라 1∼2년 준비를 거친 뒤 창업해야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준비된 창업’은 귀하기만 하다. 준비 기간이 1년도 안 돼 창업한 경우가 4곳 중 3곳(74%)이나 되고, 전체의 절반 가까이(46%)는 3개월 이내에 창업한 경우다. 소상공인진흥원의 ‘5단계 패키지 창업지원’ 외에도 예비창업자에게 교육을 더 제공해야 한다.

농업문제는 농업인구가 점차 줄어들어 앞으로 덜 심각해질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 자영업주 문제는 호경기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점포의 조직화나 협업화를 추진 중이다. 작은 점포들을 통합해 한 사람이 점주()가 되고 나머지는 종업원으로 일하는 성공사례도 나온다고 한다.
 
오늘에야 문을 여는 ‘위법() 지각 국회’가 국민에게 반성하는 뜻에서 10%의 의원이라도 임기 동안 ‘국민과제()’인 소상공인 경쟁력 키우기에 몰두한다면 의미가 있겠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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