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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2007-12-10 10:22
[문화일보] 99세까지 팔팔하게 99팔팔 - 김형석(중앙중교사 1947년)

본문

 

<99세까지 팔팔하게 99팔팔>


“20여년동안 하루도 안거르고 수영”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8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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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의 연세대 알렌관 앞에 차를 막 주차하고 있을 때였다. 헌팅캡에 겨울코트를 멋지게 차려 입은 작은 체구의 한 노인이 알렌관으로막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김형석(87)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였다. 한낮인데도 겨울바람이 매서운 날이었다. 그럼에도 김 교수의 걸음걸이는 전혀 움츠러들어 보이지 않았다.

마침 이날 약속장소였던 알렌관에서는 단체 행사가 있었다. 그래서 인터뷰는 바로 옆 상남경영관 로비로 옮아가 이뤄졌다. 김 교수는 인터뷰 주제에 맞게 ‘건강’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4, 5년 전부터 차를 놓고 다닙니다. 걷기가 건강에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건강’에 대한 개념이 여느 노인들과 다릅니다. 보통은 나이를 먹으면 ‘건강 유지’ 그 자체를 목적으로 몸관리를 하죠. 그러나 저는 일을 계속 하기 위해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김 교수는 지난 1985년 대학강단을 떠났다. 그러나 이후에도 그의 강연과 저술활동은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 “자랑 같지만 요즘도 계속 글을 쓰고 있고, 강연에 나가죠. 지난 4년동안 ‘인생이여 행복하라’와 ‘영원과 사랑의 대화’ 재편집본 등 에세이 2권과 기독교 관련 서적 2권을 포함해 모두 4권의 책을 냈어요. 다음 해에도 또 책 한 권을 내기로 얘기가 돼 있습니다. 또 강의도 주 2, 3회 꾸준히 해요. 강연회를 겸한 해외여행도 연 2, 3회 나가죠.”

그 같은 얘기를 전해들으며 김 교수야말로 ‘노익장의 모범답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건강 관리법이 궁금했다.

“수영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연세대에서 정년퇴직하며 ‘짝’이 없어도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죠. 그리고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수영이 참 좋은 점이 많습니다. 유산소 운동으로 폐활량을 좋게 해주고, 관절에도 무리를 안 줘요.” 김 교수는 20여년 동안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영장을 찾았다. 외국에 나갈 때는 수영장이 있는 호텔을 일부러 찾아 투숙한다. 인터뷰를 가진 이날도 김 교수는 남산체육관에서 1시간여 수영을 한 후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인 연세대에 오는 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나이를 들며 건강에 대한 생각도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했다. “보통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죠. 그러나 나이 60을 넘기니까 거꾸로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신체가 따라온다는 것이 실감나더라고요. 나이 들어서 정신적으로 좌절하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어요. 그래서 더욱 강한 정신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제 경우엔 신앙이 큰 도움이 됐죠. 책에도 한번 썼지요. 부산에서 일본 시모노세키까지 헤엄쳐 간다고 한번 상상해봐요. 이때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잇는 밧줄이 놓인 상태에서 헤엄치는 사람과 그런 밧줄이 없이 헤엄치는 사람 중 누가 더 성공가능성이 높겠어요. 그 밧줄이 바로 신앙이에요.” 인터뷰 내내 김 교수의 표정에서는 부드러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처럼 편안한 표정도 김 교수가 건강하다는 증거 중 하나였다.

건강비결 - 하루 세끼 식사·취침 시간은 꼭 지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어려서 몸이 안 좋았다. 집에서는 ‘스물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까지 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건강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조심스럽게 살았을 뿐입니다. 규칙적인 생활이 그중 하나입니다. 하루 세끼 식사시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킵니다. 그리고 오후 11시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나는 취침 습관도 수십년째 변함이 없습니다. 또 절대 무리하지 않아요. 강의건 출판이건, 제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만 일을 맡습니다. 예를 들면 제 능력이 100이라면 90 정도의 일만 맡는 것이죠. 밤샘 작업을 하지 않는 것도 젊어서부터의 제 철칙입니다. 아마 이 같은 조심스러움과 절제있는 생활이 제 건강을 지켜준 것 같아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교수는 평생 담배와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음식은 육식을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선과 채식으로 옮겨가고 있고 식사량도 소식(小食)으로 변했다.

■ 약력

▲1920년 평남 대동 출생 ▲일본 조치대(上智大) 철학과(43년) ▲중앙중교사(47년) ▲연세대 강사·조교수(54년) ▲미 하버드대 연구교수(61년) ▲연세대 철학과 교수(64년) ▲연세대 학생상담소 소장(77년)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소장(79년) ▲연세대 명예교수(85년) ▲상훈 국민훈장 목단장·제1회 인제인성대상·제2회 연문인상·제6회 숭실인상 형남학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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