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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2007-10-26 11:39
[여성동아] 아이와 함께 가을에 걷기 좋은 서울길 - 중앙고등학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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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아이와 함께 가을에 걷기 좋은 서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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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자락 굽이굽이 살아 있는 낭만의 향기,‘창덕궁 돈화문에서 동십자각까지’
창덕궁 돈화문 매표소 앞에서 궁궐 담장을 따라 북촌

 

 

방향으로 걸어보자. 왼쪽으로 작은 공원이 하나 보이고, 공원을 지나 더 걸으면 현대 사옥에 맞붙어 있는 또 다른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탁 트인 시야 속으로 창덕궁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어진 길을 따라 원서동 골목까지 걸어가면 이내 한옥의 아름다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궁중음식연구원처럼 전통 양식에 현대미가 더해진 조화로운 한옥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원서동 골목 서쪽으로 난 계동 언덕을 넘으면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으로 등장한 중앙고등학교를 볼 수 있다. 이곳은 학교 앞 문구점에서 ‘겨울연가’ 관련 기념품을 팔 정도로 일본인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한류 관광 코스 가운데 하나.

 

계속해서 서쪽으로 5분쯤 걷다 보면 소나무 가로수가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는 가회로 너머 가회동 31번지 한옥보존지구에 이른다. 이곳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이 촬영된 곳으로, 종로 일대와 남산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기가 막힌다. 북촌길은 걷는 내내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그래서 처음엔 다소 걷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걷는 재미가 있다. 특히 애써 올라간 오르막 위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풍경은 힘겨움을 잊게 할 만큼 아름답다. 가회동 31번지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골목의 끝이 높다란 담벼락이 쳐진 막다른 길에 이르게 되면 서쪽 방향으로 꺾어 내려오자.
5분 정도 걸으면 언덕이 끝나는 지점에서 삼청동을 조망할 수 있도록 개방된 건물의 옥상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ㅁ자 또는 ㄴ자 모양으로 지붕을 얹은 한옥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건물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내려가면 탁 트인 길 맞은편으로 삼청동사무소가 보인다. 삼청동으로 내려오는 길은 외길이기 때문에 주변에 잔골목이 있어도 헷갈릴 염려가 없다. 삼청동사무소에서 개성 있는 삼청동 거리를 따라 남쪽으로 10~15분 정도 걸으면 사간동과 경복궁 담장을 지나 동십자각이 나온다.
걸리는 시간 2시간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창덕궁 방향으로 도보 5분 답사 포인트 창덕궁 돈화문, 원서동 골목, 중앙고등학교, 가회동 31번지, 삼청동 문화지구


청계천 흘러가는 옛이야기 따라 걷는~ ‘일민미술관 앞 청계광장에서 동묘앞역까지’
청계천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산책로다. 일민미술관 앞 청계광장에서부터 청계천에 흐르는 옛이야기를 따라 걸어보자. 청계천에는 모두 22개의 다리가 있는데, 각각의 다리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계광장에서 출발하면 두 번째로 만나는 광통교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부인이던 신덕왕후 강씨의 삶이 담겨 있다. 신덕왕후는 조선 건국과 함께 왕비가 된 여인으로 자신의 아들 방석이 세자로 책봉되며 권세를 누렸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배다른 아들인 태종 이방원은 ‘왕자의 난’을 일으켜 방석을 죽였고, 왕위에 오른 뒤엔 신덕왕후의 묘를 파헤친 뒤 그곳에서 뜯은 석물을 갖고 만인이 밟고 지나다니도록 이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지난 1410년 건축된 광통교는 당시 도성에서 가장 넓은 다리로, 어가와 사신 행렬이 지나가는 중요한 교통로였고 정월 대보름에는 다리 밟기와 연날리기 장소로도 쓰였다. 길을 따라 마저 걷다가 광교와 삼일교 사이에 이르면 도자타일 벽화로 제작된 정조반차도를 볼 수 있다. 조선 22대 왕 정조가 어머니의 회갑을 기념하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으로 가던 당시의 행렬을 재현한 것인데, 원작은 단원 김홍도 등 당대의 화가들이 그렸다. 자세히 보면 악대를 구성하는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이 하나도 같은 것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그려진 명작임을 눈치 챌 수 있다. 삼일교를 지나면 이번엔 다른 다리와는 좀 다르게 생긴 수표교가 나온다. 세종 23년인 1441년 이 다리 옆에 개천의 수위를 측정하기 위한 수표석(水標石)을 세운 이후 수표교라고 불리게 됐는데, 원래의 수표교는 지난 59년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졌고 지금은 원형을 본뜬 새 다리가 놓여 있다. 수표교를 지난 뒤부터는 천변으로 올라와 북적거리는 도심의 재미를 느끼는 것도 좋다. 청계천을 따라 공구상가와 조명상가가 늘어서 있어 나들이 재미가 난다. 길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므로 경로를 잃을 염려 없이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천변의 광장시장, 전태일 거리를 둘러보면 된다. 특히 오간수교가 있는 지점에서는 꼭 거리 위로 올라오자. 남단으로 올라오면 바로 황학동 만물시장 골목이 나오기 때문. 천변으로는 헌책방과 비디오 가게가 많고,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자제품과 카메라, 구제 소품을 파는 가게가 늘어서 있다. 시장 끝으로 나와 영도교를 통해 청계천을 건너면 바로 지하철 6호선 동묘앞역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거리는 온통 좌판을 늘어놓은 벼룩시장 천지. 흥정만 잘하면 보물을 건지게 될지도 모르니 눈을 크게 뜨고 걸어가자.
걸리는 시간 3시간 찾아가는 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 또는 2호선 시청역 4번 출구 답사 포인트 광통교, 수표교, 오간수교, 전태일거리, 세운상가, 광장시장, 황학동 만물시장, 동묘앞 벼룩시장


고즈넉한 궁궐 숲, 시끌벅적 시장길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대학로까지’
광화문에서 왕십리로 이어지는 청계천이 서울의 가로축이라면, 남산부터 북악산 아래 종묘까지 이어지는 길은 세로축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의 세로축을 가로지르는 걷기 여행의 출발점은 남산골 한옥마을. 지난 98년 조성된 이 마을에서는 서울의 팔대가(八大家) 가운데 하나였던 박영효 가옥부터 일반 평민의 집에 이르기까지 전통 한옥 다섯 채를 둘러볼 수 있다. 한옥 안에는 집의 규모와 살았던 사람의 신분에 맞는 생활도구들도 배치돼 있어 우리 조상의 삶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한옥마을에서 오른쪽으로 200m쯤 걸어 대한극장 앞까지 오면 맞은편에 ‘진양상가’라는 이름이 크게 적힌 꽃상가가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세운상가 탐방이 시작된다. 퇴계로에서 을지로, 청계천로를 거쳐 종묘 앞에 이르기까지 1km 길이로 길게 뻗어 있는 세운상가는 진양상가·삼풍상가·대림상가 등을 통칭하는 이름. 지난 67년 완공된 후 40년간 한자리를 지켜오면서 대부분의 어른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준 공간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상가 거리를 걸으며 다양한 물건을 구경하고 옛이야기도 나눠보자. 진양상가 안은 그야말로 꽃 천지. 2층 테라스를 따라 걸으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꽃향기와 함께 도시의 가을 향도 느낄 수 있다. 깨끗하게 리모델링돼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삼풍상가를 지나면 60~70년대 전자·전기·의류·잡화 등 거의 모든 생활용품을 판매하며 번성했던 대림상가가 나온다. 30·40대라면 누구나 학창시절 이곳에서 음반·비디오·헌책 등을 구하던 옛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세운상가를 빠져나오면 길은 종묘로 이어진다. 종묘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신 유교 사당. 종묘 안에 들어서면 세운상가에서 느낀 시끌벅적함이 순식간에 잊힐 만큼 평온하게 우거진 숲을 만날 수 있다. 종묘를 돌아보고 나면 들어온 입구 말고 북쪽으로 난 후문으로 나가자. 후문 밖 육교를 건너면 바로 창경궁이다. 이곳에서는 종묘의 엄숙함과 또 다른 따뜻한 고요함을 만날 수 있다. 지친 걸음 잠시 쉬며 창경궁을 둘러본 뒤 출구로 나오면 길은 대학로로 이어진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두루 살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걷기 여행은 이곳에서 끝난다. 대학로에서 아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2시간 남짓한 여행을 마무리지어도 좋겠다.
걸리는 시간 2시간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3번 출구, 중앙대병원과 매일경제신문사 사잇길로 200m 답사 포인트 남산골 한옥마을, 세운상가, 종묘, 창경궁


서울 도심 곳곳에 있는 근대화 유적답사~ ‘서울역에서 서대문형무소까지’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가면 지난 1925년 건축된 르네상스 양식의 옛 서울역사와 새로 지은 현대식 고속철도역사가 나란히 서 있다. 과거와 현재의 서울역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이곳이 이번 걷기 여행의 출발점. 서울역 광장을 뒤로하고 옛 역사 오른쪽 터널을 통해 뒤로 이어지는 염천교를 건너 내려오면 맞은편이 중림동이다. 중림동을 향해 길을 건너 ‘중림동성당’ 이정표를 따라 언덕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약현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유서 깊은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지난 1892년 건축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 빨간 벽돌 건물이 경건한 느낌을 풍기는 성당 뒤뜰을 돌아 내려와 남대문이 보이는 방향으로 길을 건너면 서소문공원이 나온다. 약현성당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조선시대 신유(1801)·기해(1839)·병인(1866) 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당한 곳으로 한국 최대의 천주교 순교지다. 공원 곳곳에는 순교 기념비를 비롯해 많은 조각작품이 설치돼 있어 역사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넓지는 않지만 분수대를 중심으로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서소문공원 북서쪽 출구로 나와 철길을 건너 독립문 방향으로 걸으면 서소문아파트를 지나 서대문 사거리로 이어진다. 이곳의 강북삼성병원 앞은 서울 성곽의 4대문 가운데 서쪽 큰 문이던 돈의문이 있던 자리. 지난 1915년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됐지만, 아직도 병원 앞에는 터의 표식이 남아 있다. 여기서 꼭 들를 곳은 강북삼성병원 안에 있는 경교장. 지난 1949년 백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곳으로, 당시 상황을 보여주듯 암살 직전 백범이 책을 읽고 있던 나무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는 방 유리창에는 총알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공간은 지난 2005년 재현해 만든 것으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경교장을 나온 뒤 걸어온 방향대로 걸으며 독립문 이정표를 따라가면 지난 1897년 건립된 독립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독립문 왼쪽 독립공원 안에는 일제강점기 때 독립투사가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가 원형대로 남아 있어 우리의 험난했던 역사를 더듬어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서대문형무소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관과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지하감옥 등을 둘러볼 수 있으므로, 걷기 여행을 마치며 아이와 함께 내부 전시실을 살펴보는 게 좋겠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며 입장료는 어른 1천5백원, 어린이 5백원이다.
걸리는 시간 2시간 찾아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서울역 1번 출구 답사 포인트 서울역, 약현성당, 서소문공원, 경교장, 영천시장, 독립문, 서대문형무소


서울에서 느끼는 낯선 문화의 향기~ ‘녹사평역에서 한강진역까지’
이태원 거리 걷기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시작된다. 녹사평역은 돔 형태의 유리지붕을 통해 지하공간까지 햇빛이 쏟아지게 설계돼 있어 여느 역과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역사 벽면도 다양한 미술작품으로 꾸며져 있어 주말에는 종종 결혼식도 열린다고 한다. 녹사평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육교를 건너 이태원로로 향하자. 이곳이 ‘이태원 관광특구’임을 알리는 구름다리 모양의 입구 뒤로 각종 외국어가 즐비한 간판이 ‘서울 속의 외국’이란 느낌을 물씬 풍긴다. 외국인과 한국인이 자유롭게 섞여 거니는 거리에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과 특이한 옷 가게들이 늘어서 있어 아무리 구경해도 지루하지 않다. 거리를 걷다 이태원소방서 삼거리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100m쯤 걷다 보광초등학교에서 왼쪽으로 다시 200m쯤 올라가자. 골목 양쪽으로 이슬람어 간판을 단 가게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고, 끝에 이르면 “하느님 이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예언자 무하마드는 그분의 사도입니다”라고 적힌 푸른색 아치형 문이 서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면 이슬람사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다섯 차례 이슬람 예배가 열리는 곳으로, 기도가 있을 때쯤 방문하면 교인들에게 이슬람교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다. 이슬람사원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그곳에 서면 한강과 다리 건너 강남지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조망을 감상한 뒤 사원을 나와 한강진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만나는 삼성미술관 ‘리움’에도 들르자. 다양한 상설전과 기획전이 열리는 리움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건축가로 꼽히는 장 누벨, 마리오 보타, 램 쿨하스가 설계한 미술관으로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듯하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한강진역은 리움에서 5분 거리다.
걸리는 시간 1시간 찾아가는 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3번 출구 답사 포인트 녹사평역, 이태원로, 이슬람사원, 리움


기획·송화선 기자 / 글·김아영‘사단법인 ‘문화우리’ 연구개발 1팀장’ / 사진·문화우리 제공, 동아일보 사진DB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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