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지금쯤 계산 산등성이에는
아름다운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었을 겁니다.
어느 날...
100주년 기념관이 들어서서 이제는 그 산에서 놀던 기억들도
여름 아카시아 꽃에 취해서 흐드러지던 하얀 꽃들의 기억들도 함께 공유할 후배들도 없지만...
거기 솟은 우리 집에서 지냈던 우리의 추억만은 아련할 것입니다...
아직도 귓가에 아려한 푸른제복 빵떡 모자의 추억
매년 6월 1일 이면
一石 이희승 선배님의 '중앙 만세 삼창'
머리 허이연 선배님들의 겅중겅중 걸음걸이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렇게 우리 청춘은 계산 1번지와 함께 했었습니다...
다시 사회에 나와서 많은 세월들....
다시 푸른 제복 빵떡 모자를 볼 수는 없지만....
그 후배들을 보면서
동쪽 먼 섬 독도를 보는 것 같은 아련함만이 자리하지만....
그래도, 애련의 상념이 가득한 것은.....
영원히 중앙은 우리의 고향이라는 겁니다....
해마다 6월 1일이 옵니다...
무더운 여름과 함께 나의 중앙은 다시 시작되고는 합니다....
휘문고가 사라진 1979년 계동 골목 승리체육사에서 먹던 아이스크림에서
이제는 사라진 동대문 구장의 '푸른 제복 빵떡 모자'의 응원가에서
계동 골목을 가득 매웠던 푸르른 청춘들의 모습들에서
1983년 고등학교 2학년 개교기념식을 앞두고 수술을 한 상황에서 기념식에 참석하였던 기억에서도
이제는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후배들과의 인연과 내 모습에서
여전히 중앙의 모습들은 살아있습니다.
오늘 개교기념일입니다.....
아름다운 중앙입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청춘들이 있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