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시원하고 담백한 함경도의 손맛 -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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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시원하고 담백한 함경도의 손맛 | ||||||||||||||||||||||||||||||||||||
동해서만 잡힌다는 털게…짜지않는 간장양념 별미 통째로 쪄낸 코다리찜도 매콤한 양념에 군침돌아 | ||||||||||||||||||||||||||||||||||||
그런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함흥음식전문점 반룡산에 가면 웬만한 함흥 음식은 다 맛볼 수 있다. 우선 식당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반룡산은 함흥의 주산인 반룡산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어릴 때부터 함경도 음식을 먹고 자라온 정상혁 사장이 어머니 임춘재 씨(77)의 손맛을 고스란히 살려 함흥음식의 진수를 맛보이기 위해 낸 식당답게 함흥의 상징을 상호로 내세운 것이다.
일반 가정식은 물론이고 혼례음식까지 고향 할머니들께 직접 전수해 젊은 시절 폐백음식 전문점을 냈을 정도로 알아주는 솜씨를 지닌 어머니 임춘재 씨로부터 요리법을 전수해 정 사장이 새로 선보인 메뉴는 털게장과 코다리통찜. 털게장은 전 세계에서 동해안에서만 난다는 털게로 만든 게장이다. 털게 자체가 국내에서는 희귀해서 가을, 겨울에 잡힌 소량을 특별히 주문해서 만들기 때문에 흔히 맛볼 수 없는 음식이다. 일단 한입 넣어보니 짜지 않고 담백한 데다 여느 게장에 비해 게 껍데기가 딱딱하지 않아 이가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먹기에 좋을 것 같다. 털게장과 함께 새 메뉴로 내놓은 새우전복장은 함경도 사람들이 집에서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 게장과 같이 간장양념에 담가 숙성시켜 먹는 것은 같지만 주재료를 새우와 전복으로 만든 고급요리다. 대표적인 함경도 음식인 코다리찜은 명태를 반건조시킨 후 꾸덕꾸덕해지면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 쪄낸 음식이다. 코다리찜을 하는 식당은 제법 눈에 띄지만 이 집은 다른 집들과 달리 코다리를 반으로 갈라내지 않고 통째로 쪄낸 것이 특징이다. 정 사장은 "함흥에서는 예부터 코다리를 많이 먹으면 코다리처럼 등뼈가 꼿꼿해진다고 해서 정월 대보름에 코다리찜을 집집마다 수북이 쌓아 놓고 온가족이 먹곤 했다"며 코다리통찜을 찾는 손님이 많아 새로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 집의 특징은 함흥음식의 특징이 그렇듯 모든 음식이 대체로 조미료맛이 강하지 않고 짠맛은 짠 대로, 매운맛은 매운 대로 고유의 미각을 담백하고 깔끔하게 살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같이 화학조미료는 기피하고 일반조미료도 많이 쓰지 않는 웰빙 추세에 딱 맞는 맛집이다. 푸짐한 음식 양과 넉넉한 인심도 이 집의 장점이다. 특히 함경도 출신 손님에게는 동태를 넣어 담근 함경도김치도 서비스로 내놓는다.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이북 출신 손님들이 특히 명절에 많이 찾기 때문에 일년 중 설날과 추석 당일에만 쉰다. (02)3446-8966 ■ 다른 함경도 음식은? …가자미 식해에 밥 한그릇 뚝딱
가자미로 만든 함경도 향토음식인 가자미식해도 가자미를 손질해 양념한 후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3~4일간 삭히고 숙성시킨 후 약간 물이 생긴 다음 먹어야 한다. 함흥음식은 게다가 천연조미료를 넘치지 않게 넣어 담백하면서도 추운 날씨에도 몸에 열이 날 정도로 칼칼하게 매운 맛이 특징이다. 요약하자면 함흥음식은 대표적인 웰빙형 슬로푸드인 셈. 다소 생소하지만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인 함흥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표적인 요리를 정리해봤다. ▶가자미식해=가자미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섞어 만든 양념을 버무려 삭힌 독특한 젓갈 반찬. 그 맛이 짭조름하면서도 달고 깊은 맛이 있다. 함흥에서는 가자미 외에도 명태나 도루묵으로도 식해를 담기도 한다. ▶함흥온면=함경도에서는 집안 행사 때마다 온면을 즐겨먹는다. 주로 '녹말국수' 또는 '삯국수'라고 부르는데 양지를 푹 고은 육수와 냉면보다 굵은 면발에 양지, 불고기, 숙주나물, 오이, 무채, 양지 등 각종 고명을 얹어낸다. 숙주나물이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국물맛이 해장에도 그만이다. ▶가릿국밥=함흥지방 고유의 가정식 국밥으로 설렁탕만큼 대중적인 음식이다. 육수에 선지, 두부, 양지, 야채 등이 들어간 국밥인데 함흥지방 사람들이 이 국밥을 즐기는 방식이 독특하다. 먼저 시원한 국물을 마시고 나서 자작한 국밥에 매콤한 다진 양념을 얹어 먹은 후 다시 육수를 부어 이번에는 매콤한 국물맛을 즐긴다. ▶문어숙회=어른 키만큼 크고 싱싱한 대형 문어를 살짝 데친 후 냉장 숙성한 요리. 갈비찜이나 돌판수육 등 고기 요리를 먹기 전에 전채요리로 입맛을 살리는 데 먹기에 딱이다.
이북지역에서는 고기를 구워먹을 때에도 불판에 자작하게 육수를 붓고 끓이면서 먹는다. 돌판수육은 돌판에 양지, 도가니, 우설 등을 버섯, 부추, 양파 등과 함께 넣어 끓이면서 먹기 때문에 마른 수육을 먹을 때 같은 퍽퍽함이 없다. [김주영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댓글목록
정상혁 교우는 70회입니다. 계속 번성하기를 바랍니다.
교우사이트에 올려졌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들어서 알았습니다.
관심 갖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관심 갖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