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서정주</font> 시인의 집, 폐가 상태 방치 - 조선닷컴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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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55회 작성일 2008-05-02 16:59
<font color=blue>서정주</font> 시인의 집, 폐가 상태 방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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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시인의 집, 폐가 상태 방치
5년전 서울시 지원으로 관악구가 매입
친일경력 논란 등으로 복원비 마련 못해
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 author_icon.gif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정지섭 기자 xanadu@chosun.com author_icon.gif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이 생전에 30년을 살았던 자택인 봉산산방(蓬蒜山房·서울 관악구 남현동 소재)이 서울시가 복원을 위해 구입한 뒤에도 4년이 넘도록 폐가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가 봉산산방을 구입한 2003년 당시 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종단 대표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친일문제를 거론하며 "미당 서정주 선생의 후손이 매각하려던 생가를 서울시에서 사들여 복원했다"고 한 발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서울시가 미당 고택을 구입하게 된 경위

2003년 빙허 현진건(1900~1943)의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고택과 청록파 시인인 박목월(1916~1978)의 용산구 원효로4가 고택이 잇달아 헐리자 서울시는 예술인들의 자취가 서린 건축물들을 적극적으로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같은 해 11월 미당의 고택마저 건축업자에게 팔려 헐릴 위기에 처하자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관악구에 고택 구입에 필요한 교부금 7억5000만원을 지원했고, 관악구는 이 돈으로 집을 사들였다. 관악구는 현재 이 집에 대해 청소 등 최소한의 관리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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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있는 고(故)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택(古宅). 관리가 되지 않아 처마가 허물어지고 벽에는 낙서가 쓰여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왜 복원이 늦어지는가

관악구는 2004년에 용역 의뢰를 해서 개·보수에 7억원이 든다는 결과가 나온 뒤 서울시에 예산 지원을 수차례 요청했다. 반면 서울시는 "교부금을 주면서 '관리는 구청에서 하라'는 조건을 붙였다"며 "구청이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국가 지정문화재로 등록해 복구비 지원을 받는 것도 현행 규정상 불가능하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건물이 지어진 지 50년이 지나야 문화재 등록요건이 충족되는데 봉산산방은 1969년 지어진 가옥이므로 문화재 지정을 검토조차 한 바 없다"고 말했다.

◆봉산산방 복원을 둘러싼 논란

2층 양옥인 봉산산방은 미당이 1970년부터 2000년 사망할 때까지 살면서 시를 썼던 창작의 산실이자 수많은 선·후배 문인들이 드나들던 한국 문단의 사랑방이었다. 그럼에도 미당 고택의 복원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데에는 그의 친일 전력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정권을 주도한 세력이 미당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것도 한몫 했다.

문단과 서울시는 미당이 사망한 직후 미당 생가가 있는 전북 고창의 미당시문학관처럼 이 집을 '제2 미당문학관'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문화계 인사들이 그의 친일 경력을 문제삼아 반대하는 바람에 흐지부지됐다.

◆복원 전망은?

미당의 모교이자 그가 봉직했던 동국대와 미당의 제자들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높일 뿐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등의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미당의 제자인 문학평론가 윤재웅 동국대 교수는 "복원이 늦어지며 고택의 훼손도 심해지고 있다"며 "완전히 허물고 청소년 관련 문화시설로 만들자는 안까지 나올 만큼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정희 시인은 "헐릴 뻔한 집을 그나마 보존이라도 하게 된 것은 이명박 당시 시장이 미당에 대한 친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와 관악구청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민간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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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02 00:24 / 수정 : 2008.05.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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