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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건 조회 526회 작성일 2004-05-17 00:00
돌아온 盧대통령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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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석칼럼];돌아온 盧대통령
i_arrow.gif 발행일 : 2004-05-17 A30 [여론/독자] i_arrow.gif 기자/기고자 : 강천석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왔다. 63일 만이라고 한다. 하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때로부터 셈하면, 틀린 계산은 아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대통령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이건 예삿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63일 전의 정치인 노무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혼란과 정쟁의 후반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와 한가지다. 그건 지치고 고달팠던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통령은 1년 반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던 날의 마음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날 노 당선자는 “선거에서 나를 지지한 국민만이 아니라 나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을 포함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대통령이 돌아가야 할 곳은 바로 그곳이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심리하는 데는 두 달이 걸렸다. 그러나 이 나라가 탄핵을 지지하는 국민과 반대하는 국민으로 갈리고 찢긴 건 훨씬 오래 전의 일이다. 돌아보면 그 출발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다짐이 ‘나를 지지한 국민들만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고집으로 비치기 시작한 무렵부터다. 그걸 겪은 대통령이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대통령의 열광적 지지자들도 이제는 스스로를 돌아볼 때가 됐다. 그들이 대통령을 ‘우리들만의 대통령’이라고 올려 메고, 그를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려 할수록 나머지 국민들은 ‘우리를 지켜줄 대통령은 없다’는 상실감과 좌절감 속에서 적대감을 키워갈 뿐이다. 그건 한 지붕 아래 두 국민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되돌아가려면 먼저 이 나라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유쾌한 진실만을 가까이하고, 불쾌한 진실에서 눈을 돌리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만 해도 대통령에게 반가운 소식은 ‘탄핵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는 주문(主文) 한 줄 정도다. 40페이지의 결정문 대부분은 대통령에게 거북하고 불쾌한 진실로 메워져 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라는 것, 절제와 자제의 자세를 가지라는 것, 특정 시민단체만을 편들어 나라를 분열시켜서는 안된다는 것, 다른 공직자의 모범이 돼야 할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법의 정당성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것,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며 신임투표를 들먹여서는 법치국가의 이념에 어긋난다는 것, 헌법을 가볍게 여기는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파괴하게 된다는 것…. 대통령을 위한 이 모든 경계(警戒)의 말도 마음을 열고 들어야 약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론 노 대통령도 이제는 ‘입으로 하는 정치’에서 ‘귀로 하는 정치’로 한 계단 올라서야 한다는 것이다. 입은 적을 만들고, 귀는 친구를 만든다는 말을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적을 입으로 불러모았다는 말을 듣는 대통령에게 이건 절실한 변화다.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기술이란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은 혁명 시대의 낡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데도 말이다. 문제는 대통령의 열성적 지지자 가운데 이 구시대의 잔재를 무슨 부적이나 되는 양 아직도 몸에 지니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적과 동지 간의 벽을 낮추고 허무는 새 정치의 기술을 익히게 해야 한다. 이걸 해내야 할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 거기에 노무현 시대의 성패가 달렸다. 맹렬한 적개심으로 지지자들을 취(醉)하게 만드는 게 대통령이 되는 지름길의 하나로 여겨지는 시대다. 그러나 시대가 이렇게 바뀌었어도 임기 내내 지지자들을 취한 상태로 내버려두거나 취한 지지자들에게 끌려다녀서는 결코 진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진짜 대통령은 취한 지지자를 깨울 줄도 알아야 한다. 지금은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흔들어 깨워 적개심에서 풀려나게 해야 할 때다. 탄핵 기각은 노 대통령에겐 덤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정말 감사의 마음으로 받들어 모셔야 할 선물은 지난 1년 반 동안 지치고 고달픈 생활이란 비싼 값을 치르면서 국민들이 찾아낸 ‘이런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을 향한 경계의 말들이다.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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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과 불법 지적에 노코멘트인데...쓴약은 몸에 좋은데..정신 차린 것 같지는 않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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