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올 시즌 독수리 군단의 주전 안방마님은 누가 될까. 하와이 전훈 캠프를 진행 중인 한화 선수단에서 경쟁이 가장 뜨거운 포지션은 바로 포수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구대성을 대신한 주전 마무리 낙점 못지않게 포수의 세대교체가 이번 캠프의 키 포인트”라고 밝혔다. 한화는 다른 때와 달리 이번 캠프에서 불펜 보조를 제외하고 포수를 6명이나 데리고 갔다.
일단 감독은 젊은 포수 육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시즌 막판 가능성을 확인한 정범모(21)가 최우선 순위에 올라 있다. 김 감독은 지난 연말 이경재 사장과 면담을 통해 “정범모를 키워보겠다”고 요청을 한 바 있다.
청주기계공고를 졸업하고 2006년 입단한 정범모는 공수의 밸런스가 한화 포수진 가운데 가장 이상적으로 맞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상무를 제대하고 복귀한 박노민(23)과 올 시즌 신인 이희근(23)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박노민은 지난해 상무에서 40경기를 뛰며 타율 2할1푼5리에 2홈런에 불과했지만 파워가 좋아 타격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중앙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08시즌 2차 2번(계약금 1억원)으로 입단한 이희근은 투수 리드에서 발군의 기량을 갖고 있다. 대학 2년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대학시절 각종 대회에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렇다고 이들 중에서 주전이 보장된 선수는 없다. 수비 리드와 2루 송구 면에서 2004년부터 주전 안방을 맡고 있는 신경현(33)을 따를 수는 없다.
타격에서는 신경현의 백업으로 나섰던 심광호(31)보다 한 수 처진다.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홈런을 때려낸 심광호는 최근 4년간 461타수에서 18홈런을 기록했다.
때문에 김 감독의 젊은 포수 육성론은 기존 선수들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포수 전환에 실패했던 이도형(33)이 FA(프리 에이전트) 선언을 뒤로 미루면서 다시 포스 마스크에 도전했다. 이도형은 “어깨 부상의 여파로 2루 송구에 문제를 드러냈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며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캠프 출발에 앞서 김 감독은 최근 한화 이적설이 있는 두산 포수 홍성흔의 트레이드설에 대해 “이제는 우리가 포수왕국인데 어떻게 데려와?”라고 농담을 했다. 그러나 6명의 면면을 살핀다면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정회훈 기자 [hoony@ilga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