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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62회 작성일 2008-01-21 09:22
[서경이 만난 사람] 이기섭(64회)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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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이기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대담:이용웅 부국장대우 경제부장 yyong@sed.co.kr
"기업, 미래투자 차원 기후협상 대응해야"
'에너지경영 시대' 앞두고 온실가스 감축 불가피
선진국보다 배출증가세 빨라 국제적 압력 커질듯
바이오에너지·수소전지·태양광분야 적극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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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경영ㆍ환경경영을 지나 에너지경영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은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기후변화대책은 국가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기후변화대책과 관련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이기섭(64회) 이사장은 기업들에 대해 “우리보다 태양광발전 여건이 좋지 않은 유럽은 많은 투자를 통해 태양광산업을 발전시켜 유망한 수출산업으로 자리잡게 했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비용개념으로 접근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이 기후변화 협상에서 대립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에는 동일하다며 지난 1990년 대비 온실가스 사용량이 2배 이상 늘어난 우리나라로서는 정부와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열린 발리 기후변화 회의 결과 한국도 앞으로 2년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습니다.

▦발리 로드맵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교토체제’가 끝나는 오는 2012년 이후의 선진국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과 포스트 교토체제 논의 시한을 2009년까지로 정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협상에 참여해야 합니다. 우선 우리의 감축 잠재량을 파악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우리에게 적합한 최적의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예를 볼 때 교토의정서 합의 당시 타결에만 급급해 무리한 감축에 동의했고, 그 결과 자신들이 제대로 감축하지 못하고 중국 등에서 배출권을 사오는 형태가 됐습니다. 이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배출권 거래 등 기후변화 대응은 유럽연합(EU)이 주도하고 있고 미국 등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까요.

▦방법론의 차이일 뿐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는 일치합니다. 호주도 정부가 바뀌면서 바로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습니다. 미국도 주요 17개국의 회의를 주도하며 감축논의를 이끌어가면서 시카고기후거래소(CCXㆍChicago Climate Exchange)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관련 배출권시장 형성이 활성화돼 있고 협상에서는 기준 연도를 언제로 삼을 것인가, 개발도상국의 감축은 어떻게 하느냐 등을 놓고 다툼이 벌어지지만 감축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과 EU의 자발적 감축과 절대 감축 사이에서 우리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국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한국에 대한 참여 압력은 갈수록 고조될 것입니다. 관련 국제회의들이 올해부터 잇따라 열립니다. 미국 주도의 주요국 회의도 1월부터 시작해 7월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우선 판단하기에는 우리도 미국 쪽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유리해보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에 대한 역효과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은 기업경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사안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나 준비상태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5배 늘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2배 늘었습니다. 강제 감축을 하게 되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지만 당장 눈앞의 문제가 아니다 보니 솔직히 준비상태가 떨어집니다. 일부에서는 제2의 우루과이라운드처럼 세계 산업질서를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경영시스템(EMS)부터 도입해야 합니다. 공단에서도 이와 관련한 KS규격 도입 제정, 고효율시설 투자촉진자금지원 확대 등의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의 에너지 효율성이 상당히 높아 온실가스 감축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우리나라의 제조업 에너지 효율을 일본과 함께 북미ㆍ유럽을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온실가스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산업구조가 철강ㆍ정유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으로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에너지뿐 아니라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4차 기후변화종합대책이 잘 추진되면 2012년까지 4,700만CO2톤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출권 거래시장이 형성 중인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탄소시장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자발적 초기시장을 형성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가 감축목표의 설정 및 인식 제고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발적 시장은 처음 수요자가 부족하다는 취약성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정부에서 사줘야 합니다. 또 신재생에너지공급협약(RPA)이나 산업 부문의 자발적협약(VA)을 강화한 NA(Negotiated Agreement)등을 도입함으로써 수요를 창출해야 합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로 47억원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그 규모가 90억원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태양광ㆍ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한데 우리 현실에 비춰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EU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도 2017년까지 휘발유 소비를 20% 감축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태양광발전 보급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만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2011년까지 비중을 5%로 끌어올리려 하지만 지난해 기준 2.4%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더욱 과감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바이오에너지ㆍ조력발전 등 새로운 분야를 적극 개척해야 할 때입니다.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발달한 유럽과 우리를 비교할 때 어떤 점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유럽의 경우 문명국적인 선진 책임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돈이 더 들더라도 태양광 등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합니다. 사실 유럽은 태양광발전 여건이 썩 좋은 편이 아닌데도요. 그결과 태양광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우리도 태양광발전을 위해 독일이나 일본에서 기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태양광ㆍ수소전지ㆍ풍력 등의 세계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충분히 수출산업으로 키워낼 수도 있습니다.

-기후변화대책의 실무를 담당하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텐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전문인력의 양성이 시급합니다. 온실가스 감축등록 업무만 하더라도 전문가가 아니면 못합니다. 에너지 전문기관인 공단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기후변화대책이 본격화되면서 정부기관 등에서 인력파견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문가가 없다는 반증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기후변화와 배출권 확보를 에너지전략과 연계할 수 있도록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작정입니다. 기업에 관련 전문가를 한 사람씩은 둘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약력

▦1955년 인천 ▦중앙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미 밴더빌트대 경제학석사 ▦1977년 행정고시 21회 합격 ▦1979년 경제기획원 사무관 ▦1995년 통상산업부 주독일대사관 참사관 ▦2002년 국무조정실 농수산건설심의관 ▦2003년 산업자원부 공보관 ▦2005년 정보통신부 전파방송정책국장 ▦2006년 산자부 무역위 상임위원 ▦2006년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온실가스 감축실적 등록대상은
공단, 연간 감축량 500톤 넘으면 승인…올 인센티브 작년 두배 90억 달할듯

에너지관리공단은 기후변화대책에 대한 실무기능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

공단은 이와 관련해 ▦국가기후변화대응 정책발굴 및 기술개발 ▦온실가스 저배출형 인프라 구축(탄소펀드 조성, 온실가스 감축실적 등록사업) ▦온실가스 감축실적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후변화대응 국제협력업무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실적 등록사업은 기업과 직접 연계돼 있어 주목된다. 이 사업은 지난 2003년 시범사업이 시작됐고 지난해 처음으로 온실가스 감축실적에 대한 인센티브(정부구매) 47억원이 지급됐다.

교토의정서상 의무부담 국가의 경우 국가 등기소를 마련해 자국 내 감축실적, 청정개발체제(CDM)와 공동이행을 통한 실적, 국제 배출권 거래에 의한 실적의 이동 등을 의무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 세계 10위, 에너지소비량 세계 10위 등을 감안할 때 오는 2012년 이후 의무부담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실적은 배출권 거래의 기본단위이자 목표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온실가스 감축실적 등록대상은 ▦에너지 효율 개선 설비투자 ▦생산공정 개선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등으로 분류되며 연간 온실가스 감축량이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500톤 이상이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포스코ㆍLG화학ㆍ한화석유화학 등의 223개 사업이 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에, 남동발전ㆍ한국중부발전 등 16개 사업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한일시멘트 등 18개 사업이 연료대체 등 기타에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103개 사업이 등록승인을 받았고 나머지는 평가처리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등록된 사업은 검증기관의 검증,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인증받게 되고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 현재까지 37개 사업 94만톤이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인증됐다. 인센티브 규모는 지난해 47억원에서 올해 9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기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은 "현재는 자발적 시장의 초기단계 형태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시카고기후거래소(CCX) 등 해외 자발적 탄소시장과 연계해 국내 감축실적의 해외판매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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