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잣거리 풍경] 선거철의 이미지 장사 - 중앙일보, <font color=blue>양봉진</font>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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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68회 작성일 2004-03-03 00:00
[저잣거리 풍경] 선거철의 이미지 장사 - 중앙일보, <font color=blue>양봉진</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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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 풍경] 선거철의 이미지 장사



선거철이다. 그래서 그런지 저잣거리엔 '이미지 장사'가 넘쳐난다. TV 카메라가 비추는 곳이면 장소를 불문하고 노란색 파카가 등장한다. 봄내음으로 날씨가 더워져도 (겨울용) 노란색 파카가 계속 등장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TV의 파괴력을 잘 아는 사람들의 성공적(?) '정치 마케팅'임에는 틀림없다. "노란색은 원래 우리 거"라는 외마디가 한쪽에서 들리지만 색깔까지 특허낸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으니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장사에 이미지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소비자들은 상품 자체보다도 그 이미지를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포도주와 화장품을 사는 경우 프랑스라는 품격과 그 이미지를 산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를 사는 경우 '독일 엔지니어링(German engineering)'이라는 이미지를 사는 것이다. '잉글랜드=왕실, 스코틀랜드=골프와 위스키'라는 등식은 역사와 문화가 만들어낸 소비자 뇌리 속의 이미지다. 그래서 사람들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움직이는 광고탑'이라고 부른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최고의 'CF 모델'인 것이다.

세계인들 머릿속에 있는 대한민국 이미지는 무엇일까. 북핵.화^^, 붉은 머리띠, 폭력과 파업이 전부인지 모른다. 88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이 남긴 '강하고 붉은' 이미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한철 장사'로 그치고 그 관성(momentum)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절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새 우리에겐 '세계 제1'을 말할 수 있는 기업과 상품들이 하나 둘씩 늘었다. 휴대전화, 액정화면.배.반도체.철강, 그리고 배터리. 특히 지구촌 소비자들 손바닥 속의 삼성 애니콜(Anycall)은 섬세함과 깨끗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일본 소니(Sony)를 슬그머니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와 이미지의 중요성은 아파트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소비자들은 '이미지를 구입'하지만 '이미지 속'에서 살기도 한다. 타워 팰리스, I-타워, e-편한세장, 브라운 스톤, 래미안 등은 새로운 소비자의 '이미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공기업인 주택공사까지 로고를 바꿀 정도다. 종래 주공 로고야말로 가장 단순하면서도 안정된 모습의 잘 만들어진 로고였다. 그렇지만 '주공=임대아파트'라는 이미지를 꺼려하는 소비자 마음을 헤아린 것인지 모른다.

한국에서 건설하면 현대라는 등식이 성립돼 있었다. 정삼각형 두개를 겹쳐 놓은 현대건설의 로고는 국가 경제 개발과 역동의 상징이었다. 한때 현대그룹 임원들이 그 로고를 바꾸자는 제의를 한 적이 있다. 정주영 회장의 답은 단연 노(No)였다.

동양인들은 삼(三)자를 좋아한다. 우주는 천지인(天地人) 3요소로 구성돼 있다. 피라미드의 정삼각형과 비행기의 바퀴가 세 개인 것은 3이라는 숫자가 지니고 있는 안정된 모습과 무관치 않다. 일본 미쓰비시 그룹의 단아한 빨간색 로고 또한 3각형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의 극치라는 게 브랜드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 또한 3자를 그 모태로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왕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은 변덕스럽고 까다롭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끊임없는 혁신은 이 같은 '소비자 변덕'에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지 모른다. 선거철이 왔다. 이제 "누가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유권자 변화에 잘 맞추는가"를 겨루는 게임을 지켜보고 그 우열에 대한 판정을 내리는 시기가 온 것이다.

양봉진 세종대 경영대학원장 <bjyang@sejo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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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2 18:07 입력 / 2004.03.03 09: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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