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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54회 작성일 2004-03-04 00:00
'경제발전은 정책으로만 되는게 아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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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발전은 정책으로만 되는게 아니다' (2)
  [이병혜의 집중탐구]-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
차세대 성장동력,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여건조성에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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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33193142_110000000000.jpg한국인 개개인은 정말 똑똑하고 재주가 많은데 전체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왜이리 안타까운 일들이 많은지, 경제전문가라고 질문을 던지는데 원칙적인 답변만 하는 것 같이 느껴지겠지만 바로 그부분이 우리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많은 기본적인 부분들이 바로 세어져야 한다며 차분히 답변을 이어갔다.

기업활동 자유 최대로 보장하되 기업은 사회에 책임지는 경영할 것

- 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데,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점은 해결되고 있다고 보나.

에스케이 사태에서 보듯 아직 해결할 문제가 많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회계기준이나 지배구조 면에서 국제기준을 많이 도입한 게 사실이다. 그런 제도를 법적으로 더욱 분명히 해야한다. 분식회계하면 과감히 처벌해야 한다. 미국 월드컴이나 엔론사태를 보면 철저히 처벌한다. 우리도 불법으로 경영하면 봐주지 말고 과감히 처벌해야만, 지배구조가 개선된다.

-우리나라엔 반기업정서가 뿌리깊다. 그 원인과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리콴유 자서전을 보니까 그가 64년 싱가포르 대통령이 됐을 때 경제가 무척 어려웠다고 했다. 재정적자는 많고 일자리는 없고 공산당은 준동하고. 그런 상황에서 경제발전계획을 세우고 실행해나갔다. 그런데 그때 싱가포르 사람들 중 95%가 중국인들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 사람들이 사농공상 의식에 젖어 있었다. 장사하는 걸 나쁘다고 생각했다. 그걸 깨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약 30년이 걸렸다한다. 우리나라도 사농공상 의식이 있어서 그런지 지식인들은 기업인을 무시한다. 사실 우리 나라 돈많은 졸부들은 또 그렇게 무시당할 행동을 해온 면도 있다. 또 기업인들이 보기엔 자기네 노조들이 파업만 하고 형편없이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노조는 또 불법비자금 등 기업인들이 저지른 경영상 잘못을 다 알고 있다. 그러니 기업인들도 할 말이 없다는 거다.

서로 다 불신감이 있고 반기업정서의 책임이 있다. 반기업정서는 없어져야한다. 한국에서 교수나 관료들은 기업인들을 폄하하는 문화가 있는데, 미국은 그 반대다. 기업인들이 존경을 받는다. 미국 정부를 봐도 부시 대통령, 체니 부통령 ,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 등 다 경영인 출신들이다. 미국에서 돈많이 벌었으니 돈은 그만 벌고, 이제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거다. 루빈 전 재무부 장관은 골드만삭스 회장을 하다가 클린턴 정부때 입각했는데, 회장때 받던 월급의 1/100을 받게 되었다. 그만큼 기업인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게 행동한다.

-한국에선 산업화가 초고속 과정이어서 기업들이 정부특혜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이제는 사회를 위해 기업들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기업인들이 기부를 많이 한다. 한국 기업인들은 그렇게 안한다. 한국사회는 워낙 한치 앞을 알 수 없게끔 빨리 변하고 있어서 기업들도 쉽게 망하고 오래 가질 못간다. 그러니 기업들은 돈을 갖고 있다면 거의 다 독식하고 자식들한테 물려주려고 한다. 국가가 안정이 되면 기업도 자식들한테 재산 물려주고 하지 않을 거다.

단기펀드보다 장기투자하는 외국자본들이 들어오도록 유도

-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 인기영합적인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총선과 관련해 우리경제를 어떻게 바라보나?

그게 다 연결되는 문제인데, 정치인들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는 것 자체가 우리 민도가 낮아서 그런 거다. 선심성 정책이 나온다고 거기에 국민들이 표를 던지는 국민들의 민도가 낮고, 또 그걸 이용하는 지도층도 나쁘다. 양쪽 다 문제가 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과반석을 얻기를 원한다는데 이런 상태에선 안된다. 선심성 정책 얘기해봤자 소용없다. 민생을 생각하는 경제 정책들을 얘기한다면 야당도 협조할 거다.

-한국경제가 일본과 유사한 위기에 봉착했다는 시각도 있는데.

한국의 경제발전모형은 일본을 많이 따라했다. 국내시장을 막고 해외에 수출만 하는 중상주의 정책, 관료 주도주의,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집권당 자민당이 해외에서 쌀 못들어오게 하는 농업보호 정책 등. 그중 제일 나쁜 걸 배운 게 개혁 못하게 하는 거다. 관료들도 개혁못하게 하고, 의약계, 교육계, 언론 등 다 개혁안하려고 한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자본 중 소버린을 보면 에스케이에 대주주로 처음엔 경영간섭 안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경영에도 개입하려 한다. 외국자본이 국내 산업자본을 장악하는 걸 어떻게 보나?

소버린을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소버린은 자기돈 내고 투자를 한 거다. 처음부터 경영에 참여하려 한 건 아니다. 그런데 최태원 회장이나 손길승 회장 등 경영진들이 감옥에 끌려가고, 분식회계 한 거 다 탄로나고하면서, 소버린이 보기에 기업이 너무 엉망이란 거다. 그래서 투자한 사람이라도 나서서 경영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외국자본의 한국투자는 찬성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자본의 성격은 문제가 있다. 한국엔 외국계 단기 사모펀드들이 많이 들어온다. 외국의 은행 자본이 우리나라 은행을 접수하고 운영을 하는 게 아니라, 단기 펀드들이 외환은행이나, 제일은행을 접수했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자본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이익만을 내고 떠나는 투기성 자본들이 들어온다는 거다.

이제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한 전문 회사들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은행을 민영화하겠다고 하면, 시티뱅크나 홍콩상하이은행 등 외국은행들한테 팔아야 한다. 우리나라 전력회사를 민영화하겠다면 외국전력회사가 들어 와야 한다. 현재는 투기성자본한테 내주고 있다. 소버린, 칼라일 이런 펀드들은 돈놓고 돈먹기 장사하려고 투자하는 회사다. 우리 정부는 공적자금이 들어간 은행들과 기업들을 팔 때, 언론이나 여론을 의식해서 조금이라도 돈 많이 준다고 하면 투기성 펀드한테도 가릴 것 없이 팔았다. 제일은행을 결국 뉴브리지 캐피탈에 팔았는데, 사실 그때 홍콩상하이은행도 사려했다. 그런 은행들한테 팔아야 했다. 뉴브릿지캐피탈한테는 사후손실보전(풋백옵션)으로 나중에 추가부실여신을 다 정부가 부담하기로 약속하고 팔았다. 결국 부실이 계속 나오면서 정부가 손해를 봤다. 그런 식으로 해외투기성 자본한테 팔면 안된다. 그렇게 되니 국민들이 해외자본에 대한 인상도 나빠지는 거다. 그러나 투기자본과 구별해서 외국자본투자 자체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환영해야 한다.

차세대 성장동력,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여건만 조성해야

200433193142_110000000000_1.jpg- 우리 기업이 세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BCG 컨설팅 조사에서 보듯이, 우리나라가 2만 불 시대로 가려면 삼성전자같은 기업이 7개는 나와야 한다. 그러한 세계적 기업들이 나오려면 첫째, 기업규제를 풀어야 한다. 삼성전자가 수원에 공장을 짓는다고 할 때, 중국같으면 두 손들고 환영하는 일을 우린 몇년동안 규제때문에 질질 끌었다. 둘째 선진적 노사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처럼 회사가 전임 노조원들한테 사무실, 자동차, 비서, 월급주고 하는 나라없다. 세계에도 없는 친노조적 제도다. 나같아도 한국에서 기업안한다. 아는 사람이 한국에서 3000명 정도 직원들을 모아 기업을 했는데 하도 노조랑 싸우다 보니 공장을 폐쇄하고, 공장부지를 주택용지로 팔아 캐나다에서 쇼핑센터 사서 임대료받고 편하게 살고 있다. 기업인들이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고 사업을 하는 수고가 다 간접적인 사회봉사다. 당장 사회에 기부를 안해도, 사업하는 자체가 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거다.

따라서 정부가 기업인들한테 사업을 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거다. 물론 기업이 분식회계 등 불법을 하면 당연히 간섭하고 규제해야 한다. 그래도 규제철페하고, 친노조정책들 폐지해야 한다. 그럼 우리 기업들도 능력이 있으니까 잘된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한 7개 정도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

-21세기 기업가 정신은 어떤 것인가.

국제감각이 중요하다. 한국기업이라고 한국 땅에서만 물건팔 생각하면 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

- 그럼 국제감각은 어떻게 키우나.

기업인은 알아서 잘하는 편이다. 영어못해도 자기가 필요하니까 다 배우고 필요한 사람채용하고 자기도 공부하면서 한다. 문제는 정부가 국제화를 위해 억지로 시장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 우리 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산업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부가 작년에 회담을 개최해서 10개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지정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정부 주도식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부가 차세대 산업을 지정해서 잘된 나라가 없다. 일본만 해도 정부가 혼다회사보고 모토사이클로 시작했으니까 자동차 분야는 뛰어들지 말고 계속 모토사이클만 하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혼다는 오히려 세계 최고품질의 자동차를 수출하며 잘나가고 있다.

정부는 산업자체에 간섭하지 말고 토양만 길러주면 된다. 시장은 계속 빠르게 변하는데, 어떻게 관료가 책상에 앉아서 그걸 다 통제할 수 있겠나. 차세대 성장산업도 기업에 맡겨야 한다. 지금 미국에서 제일 큰 월마트나 MS를 봐라. 30년-40년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기업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업계 1위가 됐다. 이게 워싱턴 정부에서 미리 예견해서, 앞으로 마케팅이나 컴퓨터 산업이 클테니까 차세대산업으로 월마트 식이나 MS 식 회사를 키워야한다는 식으로 된 건가. 그렇게 하면 될 것도 안된다. 그대로 놔두고 정부는 토양만 마련해주면 된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중국화 차별화해야

200433193142_110000000000_2.jpg- 중국은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만약 기회라면 우린 어떻게 그 기회를 활용해야 하나.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중국에 비하면 우리가 불리한 게 많다. 중국은 임금도 우리의 1/10에 노조도 없고 불법파업도 안한다. 한국은 땅값과 임금이 비싸고, 규제와 파업도 많다. 불리한 게 더 많으니까, 그래서 중국활용하려면, 중국보다 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중국이 세금을 30%로 정하면 우린 과감히 20%로 해야한다. 중국이 신기술 도입하면 우리도 도입하도록 지원해야한다. 중국도 약점이 있다. 상해에 가 보면 건물이나 공장 등 겉으로 보이는 하드웨어는 세계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는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사람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중국에 비해 훨씬 잘 되어 있다. 중국보다 미리 개방을 해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구축한 강점이 있는 것이다. 그 점을 노려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중국의 빈약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와 차별화해서,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국회사들이 우리 나라에 거점을 두도록 유인해야 한다.

그 모델이 바로 싱가포르이다. 리콴유 자서전을 보니, 그 나라도 정부가 리더쉽를 갖고 끌고 가니 30년만에 성공을 거두게 됐다.

- 박용성 회장같은 분은 우리나라 경제교육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 책들을 보면 재벌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경제에 대한 올바른 교육은 어떻게 해야하나

교과서를 갖고 따져선 안된다. 신문을 보니 전경련이 선생님한테도 경제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던데 사실 그것도 지엽적인 문제다. 더 중요한 문제가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후진적 요소들이 문제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

위에서부터 대통령, 관료들, 언론, 학자들이 다 개혁에 나서야 한다. 여기서 대통령을 개인으로서 보지 말고, 리더로서 인정해주고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

신용불량자 해결 통해 내수회복, 올해 경제 좋아질 것

-올해 경제전망은? 지금 말한거 들어보니 좋게 보나

2002년에 한국에 가보니 아시아에서 중국과 베트만 다음으로 경제 성장률이 6%대로 좋았다. 그때는 2003년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던 분위기였다. 그러나 난 한국엔 아직 난관이 많고 기업들 투자 분위기가 위축될테니 절대 그렇게 쉽게는 안될 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나보고 비관적으로만 본다고 하더라.

2003년엔 결국 경제가 안좋았다. 올해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그런데 이번엔 언론에서도 그렇고 기업들도 그렇고 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거다. 내 생각엔 작년 경우를 반복하진 않을 거라 본다. 신용 불량 문제를 해결하면서 민간소비도 나아 질 거고, 세계경제도 회복세니까 수출은 계속 더 좋아질 것이다. 문제는 국내투자인데, 투자는 올해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지적할 점은 한국에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60%란 점이다. 민간소비 비중이 크니까 소비가 살아 나고 수출도 계속 잘 된다면 금년 경제는 약 4% 정도 성장률로 분명 작년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윤식교수는 하버드대에서 국제경영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으시고 콜롬비아대 국제경영학교수를 거처 현재는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그곳 경영행정대학원에서는 국제경영을 강의 하고 있다.

2남1녀를 잘 길러낸 뿌듯함인 듯 책상 위 사진들에서 진한 가족애가 느껴진다. 21세기를살아가는 우리의 자신감 넘치는 젊은이들에게 특별히 하실 말씀 없냐고 묻자 '겸손함'을 주문하신다.

인터뷰가 끝나고 워싱턴 D.C G street까지 내려와 지하철 타는 방향까지 알려 주시는 꼼꼼함을 보이신다. 멀리서나마 “우리나라, 잘 되야 할텐데...”라는 주문이 절로 나온다

인터뷰=이병혜 수석편집기획위원
정리=이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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