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동골목에 대한 추억 하나.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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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中)
댓글 1건 조회 640회 작성일 2004-02-28 00:00
계동골목에 대한 추억 하나.

본문

 
언젠가 선배님들과 한자리 하면서 6년근이라는 말을 들었다.
즉은,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이면 6년근이라는 것이다.
혼자 가벼야운 웃음을 지었었다.
난, 6년근인데 무엇을 했지.
교동국민학교를 81회로 졸업한 1979년.
당시 우리 동기들은 중동 아니면 중앙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중앙중학교 좋아!'라고 하였을 때,
사실 그 때 까지 아무 것도 몰랐었다.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를 가는데
왜 그렇게도 운동장이 멀었던지. . .
 
고등학교 3학년 때 1984년 11월 22일 옆 대동상업고등학교에서 학력고사를 보았다.
기억에 내가 보았던 그 시험장에서 제일 먼저 시험을 마치고 나왔었다.
오죽했으면 수위실에서 '아저씨 문 열어주세요!'하면서 나왔을까.
교문을 열고 나왔을 때, 교문 밖에 계시던 학부모님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나왔었다.
그 때 그 해방감!!!!!
 
같은 골목에 있던 중앙고등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시험보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
그 해방감에 그 젊은 혈기에
그 계동 골목을,
'아, 여학생 없나!'하면서 가방을 삐딱하게 들고 나오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나에게 나타나셨던 고 3 담임 선생님
박 충 기 선생님.
 
하시던 말씀.
 
'야 임마. 이리와. 이게 어디에서 큰소리야. 얌마. 너 임마, 이 계동 골목이 어떤 데 인줄 알아!'
하시면서 내리시던 엄청나게 큰 꿀밤 하나.
 
당신께서는 중앙 3년근도 아니셨다.
정년 퇴임식에서는 경동고등학교 동창분이 오셔서 정년을 함께 하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때 보다도 훨씬 좁게 보이던 그 계동 골목을 오르내릴 때면,
여지없이 당시의 그 선생님의 그 말씀이 생각이 난다.
당신의 청춘과 함께 하셨던 그 골목에서
그 어린 핏덩이리가 하던 행동을 그냥 그렇게 짧게 정의하시던 그 말씀.
 
이후로 어디에서든
흘러흘러 흘러서, 솟아솟아 솟아서 . . .
건아야 모였도가 열세길로서 이름으로 가는 배 . . .
거름거름 덕성을, 가지가지 슬기를 . . .
높거라 너의 희망, 굳거라 의지. . .
를 생각하면서 항상 힘이 되었었고, 가벼야운 미소들을 지을 수 있었다.
 
다시 많은 시간들이 지나서 그 길을 오르면서 선생님을 생각한다.
 
지금 우리 후배들을 그 계동 골목에 대해서
어떤 추억들을 가지면서 오르내릴까!!!!!!
 
그리고, 그 후배들과 함께 야구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노래를 부를까. . . . 
 
 
 

댓글목록

(中) 작성일
정말 좋은 추억거리를 기억나게해주어서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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