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동 골목을 오르내리며. . .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작성자 (中)
댓글 3건 조회 741회 작성일 2003-10-17 00:00
계동 골목을 오르내리며. . .

본문

계동 골목을 그래도 조금은 자주 오르내리는 편입니다.
2주일에 한번은 그 동네에서 모임이 있고,
1년에 두어번은 식구들과 삼청동을 혹은 계동골목을 오르내립니다.
큰 딸은 본관을 보면, 이제 '아빠네 학교'라는 말을 하고는 합니다.
참,
한 때 꿈은 내가 나온 중앙고교 1년생으로 만드는 것이었었는데. . .
 
자주 그곳을 오르내리면서,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들을 합니다.
처음 계동에 발을 디딘 것은 1979년이었습니다.
휘문고등학교를 현대에서 사서, 참 공사를 열심히 하던 그 때였습니다.
승리체육사에서는 학생 버스표와 아이스크림을 바꾸어 먹던 물물 교환 경제의 시절.
대동상고 앞 떡뽁이 집에서 여름이면 100원짜리 팥빙수를 먹던 시절.
보충수업이 없던 그 학교 그 골목에서는 여름이면
푸른 제복 빵떡 모자를 쓰던 물결들이 중학교, 고등학교가 함께 물결치던 그 날들이었습니다.
 
중학교 73회, 고등학교 76회.
그 때 우연히 56회 선배들을 만나면 참 높이 보였고, 존경스러웠었습니다.
우연치 않게 62회 졸업생 모임에 참석해서 보았던 선배들은 참 존경스러웠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 재학생들이 당시의 내 나이이던 생각들을 하였습니다.
후배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학교 선배님이자 선생님이시던 정대성 수학 선생님께서는 참 존경스러웠었는데,
지금 나는 그 때의 내 모습에서 어떻게 비추어질까.
 
나는 자랑스러운 선배일 수 있을까.
그 후배들의 모습에 나는 계동 골목을 떳떳하게 오르내릴 수 있을까.
 
여전히 자주 계동골목을 오르내리면서 자주 내 청춘들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어느덧 나이 먹어버린 이 청춘을 돌아보면서,
나의 꿈을 이루어준 그 계동골목에서 가끔,
나의 모습을 보고는 합니다.
그 때 선배들은 그냥 그렇게 살아있음으로 해서 우리에게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여 주었었는데,
지금 나는. . . .
 

댓글목록

(中) 작성일
좋은 글입니다...성기형님....야구장에서 뵈었지요...재학생들한테 간다고 응언깃발 들고 가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언제나 행복하세요
(中) 작성일
큰 바위 얼굴의 글이 생각나게 하는군요. 훌륭한 선생님인 박성기후배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中) 작성일
채근담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오지요.문장이 극치에 이르면 기이하지도 특별하지도 아니하며, 오직 평범할 뿐이다.박성기 선생은 틀림없이 좋은 후진을 많이 만들어 낼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900 (中) 2003-10-30 683
2899 (中) 2003-10-30 599
2898 (中) 2003-10-28 837
2897 (中) 2003-10-28 713
2896 (中) 2003-10-28 690
2895 (中) 2003-10-27 669
2894 (中) 2003-10-25 769
2893 (中) 2003-10-24 558
2892 (中) 2003-10-24 567
2891 (中) 2003-10-23 603
2890 (中) 2003-10-23 619
2889 (中) 2003-10-23 925
2888 (中) 2003-10-22 864
2887 (中) 2003-10-22 640
2886 (中) 2003-10-20 800
2885 (中) 2003-10-20 770
2884 (中) 2003-10-17 636
열람중 (中) 2003-10-17 742
2882 (中) 2003-10-17 688
2881 (中) 2003-10-17 681

Copyright © www.gyewoo.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