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송 교수 처벌 촉구 | 재독사회학자 송두율 교수가 사회원로들의 입장지지 기자회견장에서 독일국적포기와 노동당탈당 의사를 밝힌 14일 오후 프레스센터 앞에서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송교수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진성철/사회/ 2003.10.14 (서울=연합뉴스) zjin@yna.co.kr |
| ■ 송두율씨 발표문 전문
37년만의 귀향에서 저는 참으로 많이 변한 조국을 돌아보며 감개 무량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의 기쁨이며, 저에게는 놀라움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여러분들께서 베풀어주신 관심과 배려에 무어라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몇 가지 다짐을 할까 합니다. 그간 귀국을 전후하여 본의 아니게 저로 말미암아 생긴 혼동에 관해 어떤 해명이나 사과보다도 다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다짐은 미래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 땅에 살기 위해서 왔습니다. 이 땅에서 함께 미래를 고민하고 부대끼고 실천하고자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우선 저는 균형감 있는 경계인으로 살기 위해 노동당에서 탈당하고자 합니다. 제가 의도했든 안 했든, 더는 구구한 이야기를 하지않겠습니다. 아울러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준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며 살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또한 고향에 돌아온 사람으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살고자, 이 땅에 책임을 지고자 독일국적을 포기하겠습니다. 여기에 따르는 어떤 불편이나 처벌과 고통도 감내할 것을 여러분 앞에 약속드립니다. 이 땅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숱한사람들이 고난을 겪어 왔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 길을 결코 피하지 않겠습니다. 이 선택은 제 가슴에 남아 있었던 오랜 빚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는 기회라고 믿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동료 후학들과 같이 학문을 연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와서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은 학문은 역시 생생한 현장에서 익히고 깨우쳐야 하며, 민족을 위한 쟁기와 보습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습니다. 제 학문의 출발점이자 미래인 이 땅이야말로 제가 있어야할 곳입니다. 우리 민족이면 누구나 그렇듯 저 또한 독일에서 달을 바라보며 고향을 향한 그리움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평양에 갔을 적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울에 와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달빛이 온 나라에 밝듯, 그리움이 다를 수 없듯, 분단과 경계를 넘어서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면 합니다. 아무쪼록 나라의 민주화와 남북한의 화해 협력의 길에 저도 계속 동참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2003년 10월 14일 송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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